좌선의 방법③

글. 이정근

3. 호흡은 고르게 하되, 들이쉬는 숨은 조금 길고 강하게 하며, 내쉬는 숨은 조금 짧고 약하게 하라.

먼저 호흡을 고르게 해야 한다. 호흡은 기(氣)를 움직이는 매개체이다. 기는 몸과 마음의 사다리 역할을 한다. 호흡이 얼마만큼 규칙적이고 고르냐에 따라 육체적, 정서적, 정신적 건강이 좌우된다. 몸과 마음에 슬픔이나 기쁨, 노여움이나 분노 등이 있다면 몸은 긴장하고 호흡이 반드시 고르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호흡을 고르게 하려면 몸과 마음의 긴장을 내려놓아야 한다. 선(禪)을 처음 시작할 때, 호흡이 고르지 않다면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고를 서너 차례 반복하면 고르게 호흡할 수 있다.

‘들이쉬는 숨은 조금 길고 강하게 하며, 내쉬는 숨은 조금 짧고 약하게 하라.’는 말씀대로 실행을 해보니 숨이 차고 가빠져서 도저히 호흡을 할 수가 없었다. 몇 번을 시도하고 실패 하면서 ‘원인이 뭘까?’를 고민하며 나를 관찰해보니 ‘들이쉬는 숨은 조금 길고 강하게, 내쉬는 숨은 조금 짧고 약하게’라는 말에 맞추려고 억지(부자연스러움)가 들어가 오히려 호흡의 조화를 깨뜨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뒤로는 호흡을 자연스럽게 하면서 관찰해보니, <정전>의 ‘들이쉬는 숨은 조금 길고 강하게 하며, 내쉬는 숨은 조금 짧고 약하게 하라.’는 말씀대로 호흡이 되었다. 이후 많은 교도님과 문답을 통해서 억지로 하려고 하면 오히려 호흡이 거칠게 되고 조화가 깨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호흡을 시작할 때에 먼저 길게 들이쉬고 길게 내쉬고를 몇 차례 반복하고 자연스럽게 하면 저절로 숨이 고르게 되면서 <정전>의 말씀처럼 호흡이 된다. 우리가 단전호흡을 하겠다고 억지로 호흡을 길게 하거나 억지로 아랫배까지 호흡을 밀어내리면, 상기증(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기체도 이 병의 일종)1)이라는 병을 얻어 가슴이 답답하거나 심한 두통 등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초보자는 가능한 선지자에게 지도를 받아 가면서 선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혹여 혼자 하다가 몸에 이상 증상을 느끼면 반드시 상담을 받아서 바르게 선을 해야 병을 키우지 않는다.
그래서 선을 할 때 호흡을 수직호흡2)이 아닌 수평호흡(아랫배 전체로 하는 호흡)3)이 필요하다. 호흡을 할 때 숨이 들고 나는 것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숨이 한쪽으로 들어오고 한쪽으로 나가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들어오는 숨과 나가는 숨의 온도 차이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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