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채하나 어느 날 친구의 전화가 왔다. “얼마 전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했는데 본가로 들어가야 해서 못 키울 거 같아. 네가 키워 볼래 ?”강아지를 키워본 경험도 기본적인 지식도 없는 내가 과연 강아지를 잘 키울 수 있을까라는 깊은 고민에 빠진 것도 잠시, 일단 보고 결정하자는 마음으로 친구 집으로 향했다.새하얀 털, 맑은 눈, 동그란 코, 귀여운 발 어쩜 저렇게 사랑스럽지? 너는 마치 내가 올 걸 알았다는 듯 내 품에 편안하게 안겼고, 그 순간 나는 너와 함께 살 것을 결심했다. 그렇게 해피는 가족이 되었다.나는 해피에게 행복
글. 임지은 제 동생, 우리 집 반려견 이름은 ‘행복이’입니다. 행복이와 우리 가족과의 인연은 저의 철없는 행동에서부터 시작됩니다.외동이었던 저의 외로운 삶에 조금이나마 그 외로움을 덜어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솟아났는지 모르겠지만, 중학교 3학년 끝 무렵 저는 조금은 특별한 일탈을 하기로 마음먹습니다. 바로 강아지를 집에 데리고 오는 것! 아버지는 강아지는 손이 많이 가서 싫다고 하셨지만, 저는 혼자 강아지 분양 사이트에 들어가 마음이 가는 강아지를 고르고 5만 원이라는 큰돈을 모아 강아지 입양비까지
글. 홍지유 내가 고양이 집사가 되다니…. 동물은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건만 그렇게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 복돌이를 만났다. 1.5kg 작은 체구에 수정 같이 맑은 눈, 아직 야옹 소리를 못 배웠는지 잉~옹~하는 귀여운 목소리까지. 그뿐인가. 살금살금 걸어가는 ‘캣워크’를 보고 있으면 “앜!! 귀여워!!!”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다.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되는데 이 귀여운 생명체는 가끔은 ‘헉’하는 소리가 나올 만큼 엉뚱한 행동을 한다. 택배 상자에 들어가서 가만히 앉아 있기. 혼자 뛰다가 혼자 넘어지기. 누워있는 내 팔에
글. 정해연 뉴저지교당 아직도 문을 열고 들어서면 꼬리를 흔들며 엄마 왔다고 반겨주던 복실이가 생각납니다. 복실이를 떠나보낸 지도 두 달이 흘렀습니다. 그런데도 복실이가 집안 곳곳에서 툭 뛰어나올 것 같습니다. 복실이는 제 일상의 한 부분이었기에, 복실이를 떠올리면 아직도 눈물이 납니다. 다행인 것은 복실이의 견생은 평탄하게 살다 간 것 같아 마음이 놓입니다.복실이는 출생 후 2개월부터 우리 가족의 일원으로 17년간 함께 했습니다. 아들과 딸인 초롱이, 봄이를 낳고,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살다가 마지막을 맞이했습니다. 떠나는 그
글. 백준석 원광대 원불교학과 4학년 심부름을 마치고 서원관에 왔을 때 처음 보는 강아지 두 마리가 현관문 앞에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제 집에 다른 사람이 온 것을 경계하는 마냥, 현관 앞을 떡하니 가로 막고 나를 향해 짖기 시작했다. 어이없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다. 처음에는 ‘무자비가 자비’라는 교령님의 말씀에 본 듯 만 듯하며 모른 척했다. 미운 사람도 보다보면 정이 든다는데 이 작고 귀여운 생명체를 보고 있자니 정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2주의 시간을 지켜보아도 떠나지 않자 걱정이 됐다. ‘이대로 죽게 되는 것은
글. 황윤찬 여의도교당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동물을 맞이한다. 우리 가족의 경우, 부모님이 동생과 함께 할 수 있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친구를 찾아주기 위해서 고양이(밀키)를 입양하게 되었다. 처음 밀키가 집에 올 때, 부모님 품에 안겨온 이 아이가 가족에게 얼마나 큰 기쁨과 행복을 전해줄지를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다. 고양이는 독립적인 성향을 가진 동물로, 친분을 쌓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밀키와 친해지는 과정을 통해 나는 누군가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인내와 기다림,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밀키
글. 오명도 교무 수성교당첫 주임교무로 대전교당에 갔을 때 다육이 화분이 몇 개 있었다. 키우다 보니 식구가 늘었다. 작품이 될 정도로 잘 키운 다육이들을 법당 앞에 진열 해 놓았다. 교당을 찾는 사람들마다 구경거리가 되었고, 이야기꽃이 피었다. 이곳 대구 수성교당에서는 4축 2재 때 꽃보다 화분으로 불단을 장식했다. 식을 마친 후엔 교도님들에게 선물로 드리니 좋아하셨다. 남은 화분들은 잘 키워 마당과 거실에 놓아 녹색식물과 분홍색 보라색 꽃들이 늘어갔다. 특히 페튜니아는 큰 화분에 포트 하나를 심어 대문 입구에 놓았다. 여름까지
글. 박원현(수진) 원광대학교 대학교당 저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토끼를 키운다고 하면 열이면 열 놀랍니다. 그리고 세 마리를 키운다고 하면 다들 말문이 막힙니다. 어쩌다가 세 마리 토끼를 키우게 되었는지 다들 묻습니다. 반려동물이 처음인 제가 어쩌다가 토끼들을 키우게 되었는지는 이야기가 길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아이들이 저에게 첫 반려동물들이라는 게 행운이라는 것입니다. 20대 중반이었던 2020년은 미래에 대한 부담감과 막막함이 극에 달한 시기였습니다, ‘뭘 해야 하지?’, ‘무엇을 해야 할까?’ 그러다가 아이들을 데려
글. 임민규 안산교당 근육남매를 데리고 교당에 왔다. 향을 피우고 물러나 앉는다. 근육남매를 보면서 미소를 머금는다. 무엇이 날 미소 짓게 하는가? 남매는 교당 잔디밭에서 뒹굴며 좋단다.나는 근육남매들이 하는 소리나 모든 몸짓에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 그리고 해준다. 어떻게 알고 남매들 행동이나 소리를 듣고 보고 맞춤 서비스를 하는지. 어떨 땐 남매들이 하는 행동을 보고 교무님께 번역도 해 준다. 우리 아이들 이름은 복근이 광배라고 한다. 두 놈 다 30kg 가까이 나가는 골든리트리버다. 이웃들은 보통 근육남매, 복광이라 부른다.
글. 이민정 침묵 속에 느껴지는 묵직한 위로가 있다.굳이 언어적인 소통이 오가지 않아도 비언어적인 몸짓이 없어도 보이지 않는 교감에서 느껴지는 진정한 위로가 있다. 십여 년 전, 우연히 작은 화분에 담긴 행운죽과 인연이 되어 키우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친구로부터였다. 그는 집에서 키우던 행운죽이 잘 자라 분양을 하여 내게 선물이라며 건네줬다. 선물을 받으면서도 ‘내가 잘 키울 수 있을까?’를 의심했다. ‘물에 잘 잠겨있도록 하면 되겠지!’ 홀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행운죽을 집에 가져왔다. 지금 그 아이는 천장에 닿도록 잘 자랐
우리 집에는 10년 넘게 함께 살아온 ‘구피’(guppy)들이 있다. 검색을 해보니 몸길이 3~4cm의 기수성 열대어라고 나와 있으며 금붕어를 대체하는 가정 내 수조의 주인공이라고 적혀 있다. 이 아이들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그 세계 안에서 생로병사를 통해 개체수를 조절한다. 어느 날 보면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새끼들이 바글바글하다. 또 어떤 날은 죽어있는 구피를 발견해서 건져내기도 한다. 만약 그 많은 새끼들이 모두 성장만 한다면 그 작은 어항은 포화상태가 되겠지만, 지금까지 그런 일은 없었다. 어항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
글. 이채원 “강아지 키울까?”이 말은 살면서 단 한 번도 제 마음을 움직인 적이 없었습니다. 평소 강아지를 무서워했기에 오히려 반대를 하곤 했죠. 그러던 제가 고3이던 2019년 어느 날, 갑작스레 순돌이를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하얀 포메라니안인 순돌이는 마치 작은 솜뭉치 같았습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 순돌이 없는 저의 일상은 상상도 하기 싫을 정도로 너무나 소중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저는 순돌이를 키우기 전까지는 강아지와 교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순돌이와 함께하는 날이 점점 늘어갈수록 알게 되
글. 김유정 2019년 10월 SNS를 통해 나에게 전해진 한 장의 사진.그렇게 시작된 묘연은 사진 속 고양이와 나의 삶을 바꾸어 놓기에 충분했다. 아주 자그마한 몸집에 노란 털을 가진 그 고양이는 10월 말의 꽤나 쌀쌀했을 날씨에도 불구하고 골목 구석의 차가운 길바닥에 다친 몸을 뉘인 채 오도 가도 못하고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나는 녀석의 다친 몸과 마음을 치료해 주겠다는 무모한 결정을 내렸고,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던져진 묘연의 끈을 꼭 붙잡고 험난한 여정을 함께 시작하였다.당시 알 수 없는 사고로 크게 다쳤던 녀석은 보행이
글. 주효진 2021년 6월. 남편이 회사에서 코로나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14일간 격리 통보를 받고, 나머지 다섯 가족들도 모두 격리조치가 내려졌다. 교육기관에 근무하는 나를 비롯해 고등학생 첫째 딸, 초등학교 다니는 둘째, 셋째, 병설 유치원에 다니는 넷째까지 총 여섯 식구가 집에서 ‘꼼짝 마라’ 신세가 되었다.2주 동안 우리 대식구는 먹고 쉬면서 포동포동 살만 찌고 있었다. 하루는 남편이 “우리 집 근처에 유기동물보호센터가 있네?” 한다. 핸드폰에 올라와 있는 유기동물 사진을 보면서 나중에 이런 강아지를
글. 한가선풋살을 같이 하는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집 앞에서 아기 고양이 한 마리를 구조했는데, 본인은 이미 많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어서 어려우니 임시 보호를 해줄 사람을 찾고 있었다. 친구가 이야기해주길, 집 앞 골목에서 종종 보이던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는데 사람을 무서워하는 기색도 없어 가끔씩 물과 사료를 주곤 했단다. 새끼 고양이답게 가늘고 당찬 울음소리가 마치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삑삑거리는 아가들 신발 같아서 삑삑이라고 불렀다. 하루는 산책을 나가려는데 삑삑이가 애처로운 눈망울로 올려다보며 평소와는 다르게 힘겨
글. 박상현작년 추석을 기점으로 8년 정도 같이 지냈던 녀석을 남양주로 보냈다. 그 녀석의 정체는 ‘토토’라는 말티즈이다. 그 녀석과 완전히 이별한 것은 아니다. 그저 나와 아버지가 살던 곳에서 동생 가족이 사는 남양주로 이동을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원래 토토와 같이 지내기 전에 어미 개를 키우고 있었다. 이름은 구름과 같이 하얗고 몽실몽실해서 ‘구르미’라고 했다. 보통은 ‘르미’라고 불렀다. 유독 이 친구는 마실을 자주 다녔다.어느 날 배가 유독 부풀러 올라 동물병원에 데려갔다. 의사가 임신을 했다고 한다. 르미는 토토를 낳았고,
내가 고양이 집사라니…글. 이덕현이른 새벽, 어둠이 채 가시지도 않은 때. 장대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날이었다. 늘 내려가던 계단 아래 눈에 익지 않은 물체가 보인다. 누가 머플러를 떨어트렸나? 그런데 미세한 움직임이 느껴진다. ‘설마! 고양이?’ 가까이 가보니 새끼고양이였다.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을까. 이 아이를 어떡하지. 순간 머릿속이 바쁘게 돌아간다. 고양이는 어미 고양이랑 떨어진지 오래된 건지 몸은 바싹 말라있고, 눈은 진물로 엉망이었다. 꽤 오랫동안 고양이를 좋아하고 키우고 싶었지만 생명을 감당할 금전적 여유도 삶의 여유도
사랑으로 대동단결 2글. 김도명 둔산교당이별, 슬픈 기억들엄마는 30kg가 넘는 제 큰 덩치와 빠지는 털 때문에 너무너무 힘들어했어요. 가족회의를 여러 번 했고, 누나들이 울었어요. 저 때문인 것 다 알아요. 어느 날 저는 원불교 훈련원으로 보내졌고, 그때부터 저는 그곳에 살아야 했어요. 밤에는 툇마루 밑에서 별을 보았고, 낮에는 자동차 소리가 들리면 뛰어나갔어요. 겨울밤 툇마루 밑은 너무너무 추웠어요. 갑자기 엄마 아빠와 함께 잠자던 따뜻한 침대가 생각나서 방문 앞에서 울기도 했어요. 다시 만남세월이 흘러갔어요. 슬픈 시간이었어요
사랑으로 대동단결 1글. 김도명 둔산교당 우리 집에는 11년 된 견공이 있다. 사람의 나이로는 80세에 가까운 셈이다. 시각장애인의 활동을 돕는 골든 리트리버종이다. 사람을 좋아해서 도둑에게 랜턴을 가져다준다는 그 품종이다. 종교 생활을 한 후로는 동물을 키우지 않았는데, 녀석은 이미 우리와 가족의 연을 맺고 있었다. 아내는 누구에게든 어디서든 사랑받으라고 ‘사랑’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주었다. 일원가족인 우리는 ‘어떤 인연으로 왔을까?’, ‘인연이 된 이상 어떻게 해줘야 하나?’ 늘 생각하게 한다. 새 가족들과 만남안녕하세요? 제 이
‘루이’ 생존기(生存記)글. 박대성 교무 (교정원 문화사회부) 어미 고양이가 원불교대학원대학교 식당 구석에 새끼를 세 마리나 맡겨두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어미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남겨진 새끼들은 예비 교무들의 지극한 사랑과 관심으로 통통하게 살을 찌워갔다. 나 또한 관심 없는척하다가도 틈만 나면 식당 뒤로 가서 밥은 먹었는지 물은 마셨는지 밥그릇을 슬쩍 들춰 보곤 했다. 주먹만한 녀석들이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비비고 매달리는 것을 보니 귀엽기도 했지만 측은한 마음에 자꾸 정을 주게 될 것 같아 하루 이틀은 발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