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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문형식 목공예가취재. 김아영 기자공방에 들어서자 사람들이 편백나무 향을 깊게 들이 마신다. 공릉동 경춘선숲길 옆, 문일공방은 동네 놀이터이자 문형식 목공예가(문일공방 대표)의 나무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40년 동안 나무를 만지며 나무를 베고, 자르고, 깎는 일을 해왔어요. 이제는 죽은 나무를 살리는 것이 내 도리인 것 같아요.” 나무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옮기는 그의 이야기다.“1979년에 형을 따라 목공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뭘 모르고 시작했지만, 목공을 배운 게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죠. 정
전통과 삶
김아영
2022.03.0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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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아름다움을 만들다김영순 한복 명인 취재. 김아영 기자날카로운 바늘과 부드러운 실이 비단천을 오간다. 붉은 천에 화려하게 수놓아진 옷은 신부의 혼례복이 될 것이고, 하얀 털을 두르고 색실로 바느질한 남바위는 돌쟁이 아가의 머리에 씌여 질 것이다. 누군가는 바느질이 고되고 지루하지 않느냐고 묻지만, 옷을 입을 사람을 상상하며 만든 시간은 언제나 새롭고 즐거웠다. 김영순 한복 명인의 40년은 그렇게 쏜살같이 흘렀다.“사람마다 체형이 다 다르잖아요. 그러니 같은 한복, 같은 바느질이 없어요. 매번 새롭고 재밌죠. 이 일은 질리지가
전통과 삶
김아영
2022.01.2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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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삶
김아영
2022.01.2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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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이야기가글로 조각되다한경옥 서각작가칼이 붓처럼 자유롭다. 조각칼이 지나간 자리에, 글과 그림이 남는다. 나무에 문자를 조각해 의사전달과 기록을 주목적으로 했던 전통서각. 그런 전통서각이 현대와 만나 새롭게 변화되고 있다. 작가의 창의력에, 문자·회화·조각이 합쳐져 종합예술로 확장된 것. 글과 그림은 물론, 나무의 무늬까지 조화롭게 어울려 하나의 그림이 되는, 한경옥 작가의 현대서각이다.“근래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인 달 시리즈예요. 달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이미지를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여 서각으로 표현했죠.” 달이 뜨는 순
전통과 삶
김아영
2021.12.0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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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그림, 민화정현숙 민화작가모란이 하얀 백자에 소담이 담겼다. 나무에 앉은 봉황은 화려하지만 따뜻한 빛을 띤다. 무채색의 벽에 작품을 걸었을 뿐인데, 그 순간 공간의 빛과 공기가 달라진다. “그게 민화의 매력이에요. 화사한 빛이 사람들에게 따뜻함과 행복함을 주죠.” 자신도 한 겹 한 겹 색을 쌓으며 행복을 얻었다는 정현숙 민화작가. “민화는 마음치유와 만족을 준다”며 웃어 보인다.“한국화를 전공했지만 결혼 후 육아에 전념하면서 그림을 그릴 수 없었어요. 한동안 손을 놓으니 오랫동안 하던 작업도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죠.” 화구에
전통과 삶
김아영
2021.10.2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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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또, 천년의 삶을 얻다국가무형문화재 소목장 엄태조취재. 김아영 기자자연을 담은 나무가 그의 손에서 가구로 만들어져, 삶을 담아낸다. 베어졌지만 나무는 다시 천년의 삶을 얻는다. 우리나라 최초로 ‘명장, 전통기능전승자, 국가무형문화재’ 세 분야의 명칭을 모두 얻은 엄태조 소목장. 그는 한평생 나무와 숨 쉬어 온 최고의 장인이다. “우리나라 전통가구는 못을 가급적 쓰지 않고 짜맞춤 기법으로 만들기 때문에 자손대대로 쓸 수 있어요. 백년이 지나 풀어서 다듬으면 다시 천년을 쓸 수 있지요.” 전국에 세 명뿐인 소목장 국가무형문화재 등
전통과 삶
김아영
2021.10.1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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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의 정신을 담다김한섭 등채 명인취재. 김아영 기자굵은 등나무로 만든 긴 막대기 형태에 백동장식을 하고 사슴가죽이나 색이 있는 비단 끈, 매듭 등을 달았다. 어찌 보면 단순한 형태이지만, 이것이 지니는 의미는 단순하지 않다. 왕이 국가행사나 외부에 행차할 때 왕권을 상징하는 지휘봉이었던 등채. 무관 중에서도 부대의 수장이 되어야만 지닐 수 있는 최고의 명예였다. 김한섭 명인은 그런 등채를 복원해 현대에 다시 불러들인 사람이다.“등채는 조선시대 무관이 융복(조선시대 군복)이나 구군복(조선시대 무관들이 갖추어 입던 군복)을 입고 궁
전통과 삶
김아영
2021.09.0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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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과 바람이만드는 빛깔오운자 감물염색 기능이수자제주도의 뜨거운 햇빛과 바람이 빚는 여름 옷, 갈옷. 감물염색을 한 천이 시원한 바람과 뜨거운 햇빛에, 갈색으로 물든다. 장인의 얼굴에서는 굵은 땀방울이 떨어지지만, 그만큼 시원하고 아름다운 색의 갈옷이 완성된다. 점점 선명해지는 색처럼, 오운자 감물염색 기능이수자의 얼굴에도 웃음이 번진다.“감물염색은 제주도 전통문화예요. 제가 어렸을 때는 7, 8월이 되면 할머니와 이웃 어른들이 모여 풋감을 찧어 감물염색을 들였지요. 그 옆에 앉아서 말랑말랑한 감씨를 먹었던 추억이 있어요.” 무더위
전통과 삶
김아영
2021.08.0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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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가구를만들다조기종 화류소목장취재. 김아영 기자예로부터 왕실에만 들어가는 최고의 목재였던 화류목. 500년 이상 된 자단나무와 모과나무 중에서도, 가장 으뜸을 화류라 부르는데…. 귀하디 귀한 만큼이나 다루기 어려운 목재로도 유명하다. 조기종 화류소목장(광주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3호)은 이런 최고의 재료를, 최고의 전통 짜맞춤 기법으로 화류장을 만든다. 소목장 앞에 ‘화류’란 이름이 붙은 한국 유일의 장인이다.“화류목은 아주 단단하고 치밀한 목재입니다. 웬만한 연장으로는 깎을 수가 없을 정도로 단단하고 탄탄하죠. 그만큼 무거워서
전통과 삶
김아영
2021.08.0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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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담는가장 큰 캔버스헬레나 김 주 에그아트(Egg Art) 작가“알은 부활, 탄생을 의미하잖아요. 에그 아트를 처음 봤을 때, 생명을 부활시키는 예술이라고 생각했어요.” 생명을 품었던 알 껍질을 채색하고 조각해 예술작품으로 다시 부활시키는 에그 아트(알공예, Egg Art). 약하고 보잘 것 없는 알 껍질은 그의 손에서 ‘투란도트’의 열정으로,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도 표현된다. 세계에 한국의 에그 아트를 알린 세계알예술가협회장 헬레나 김 주(본명 김혜란)이다.‘외국인 처음으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 처치 대성당에서 에그 아트 전시
전통과 삶
김아영
2021.07.0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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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의 마음을 조각하다임병시 문화재 복원·복제 장인취재. 김아영 기자그의 작업장 앞. 우선 건물 크기의 대형 불상과 석탑에 압도된다. 전시실에도 크고 작은 불상조각품을 비롯해 수만 여의 섬세한 전통공예품이 가득하다. 임병시 대표(전흥공예)는 대한민국 문화재 복원·복제의 일인자로, 그가 참여한 문화재만도 셀 수 없을 정도. 전국 유명 사찰의 불상과 장엄물을 제작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현재 그의 작업은 명품 브랜드의 광고용 대형조형물까지 폭넓게 이루어지는데…. “하나에 멈추지 않고, 다양한 재료와 새로운 기술개발에 겁내지 않고 도
전통과 삶
김아영
2021.05.2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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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올린 머리, 한국여인의 아름다움을 알리다변옥자 대수머리 가체 명인취재. 김아영 기자“이제 우리나라의 전통머리(가체)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게 되어버렸죠.” 그의 말처럼, 조선시대 왕비가 대례복을 입을 때 하던 대수머리나 왕족 여인들이 하던 어여머리 등을 실물로 보기는 처음. 사실 조선시대 여인들의 화려한 가체는 사극을 보는 즐거움 중에 하나였지, 계승해야 할 전통문화로 깊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전통머리는 전통복식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역사이자 전승되어야 할 문화인데…. 변옥자 씨는 그런 전통머리를 재
전통과 삶
김아영
2020.10.2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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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빛이담긴 한복이채휴 복식연구가취재. 김아영 기자색색의 비단이 공간을 수놓는다. 신부와 어머니가 붉은 치마에 분홍꽃이 수놓인 저고리를 입고 곱게 웃는다. 세상의 모든 색과 아름다움이 모여 있는 듯한 이곳. 무채색의 세상이 천연색으로 바뀌는 이채휴 복식연구가의 공방이다.“지난 30년 간 쉬지 않고 일했어요. 일이 재밌고 행복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자신이 만든 한복을 입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보는 게 좋다는 그. 아이들 방에 재봉틀을 놓고 한복을 짓기 시작해 30년간 한길을 걸어온 것만으로도 한복에 대한 그의 신념이 보이는데
전통과 삶
김아영
2020.09.29 1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