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성심 편집인 ‘원불교의 매력은 현란한 레토릭(rhetoric) 즉 화려한 문체나 다소 과장되게 꾸민 미사여구에 있지 않고 실천적 소박미에 있다.’ 책에서 도올 김용옥 선생이 한 말이다. 책 내용을 좀 더 인용하고자 한다. 종교 본래심을 일깨우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도올 선생이 원광대 한의대 학생일 때였다. 당시 총장의 요청으로 특별강연을 했다. 제목이 ‘원불교는 상식의 종교다’였다. 그는 ‘상식보다 더 보편적이고 위대한 의식은 없다. 종교는 상식을 깨는 것인 양 생각하는데 원불교는 상식을 궁극적인 가치
글. 이성심 편집인 과거에는 물질이 가난했는데 지금은 정신이 가난(빈곤)한 지경이다. 거기에 더하여 곳곳이 사람 가난이다. 국가의 인구 정책 실패를 증명이라도 하듯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휴원과 폐원이 많아졌다. 서울 소재 초등학교도 통·폐합을 하고, 지방 대학은 문을 닫는 실정이다. 지자체마다 아이가 태어나면 주겠다는 공약금이 점점 높아진다. 빈집도 늘었다. 청·장년이 귀농하면 정착금을 주는 시대다. 여기저기 사람 가난이다. 행사를 하려해도 사람이 모여야 한다. 모이는 곳은 유명 쇼핑몰과 흥미 있는 곳뿐이다. 흥미만 쫓으니 정신 가난
글. 이성심 편집인 올해는 갑진년, 익산 총부 100년이다. 더하여 서울교화와 만덕산 초선회 100년의 해다. 100년은 한 세기이다. 새롭게 출발하는 교단 제4대 제1회이기도 하다. 자료를 찾다가 익산총부 60년 기획기사를 봤다. ‘갑(甲)이라는 글자는 만물이 생동할 때 껍질을 깨고 나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천지가 기존의 껍질을 깨고 새롭게 변화하듯 우리도 마음의 껍질을 깨트려야 진정으로 갑자의 의미를 실현하는 것이다.’(원광 121호, 1984. 9월호) 나상호 교정원장 인터뷰를 하던 중 심도 있게 귀 기울여 들은
글. 이성심 편집인 김승호 회장은 ‘농장에서 배운 교훈’ 10가지를 북콘서트에서 소개했다. 그 중 두 번째, 강(江)은 휘어져 가는 길이 빠른 길이라는 것을 안다는 것에 공감됐다. 직선으로 가면 몇백 년 몇천 년 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 내가 본 자연적으로 발생한 강은 거의 곡선으로 흘렀다. 그 길이 지름길이기에. 대나무도 휘어지는 법을 알기에 세찬 바람에도 곧게 자랄 수 있지 않은가. 우리가 살면서 무턱대고 직진하듯 일을 하거나 도전하는 것이 옳고 빠른 것이 아님을 자연은 말하고 있다. 이해와 포용으로 긴 시
글. 이성심 편집인 월간 잡지를 만드는 사람들은 한두 달 앞서 결산하고 계획한다. 그래서 세월의 변화를 더 빨리 체감한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이보다 훨씬 앞서간다. 물론 사고는 그러할지라도 몸은 현재에 머물며 동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현실 부합한 호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올해도 연말이 다가오니 가 발행됐다. 에서 선정한 키워드 중 하나가 ‘육각형인간’이다. 육각형인간(Aspiring to Be a Hexagonal Human)은 완벽을 꿈꾸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즉
글. 이성심 편집인이 사회의 구성원들은 매일매일 저마다 마음 난리를 겪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급격한 사회 변화로 그 마음 난리는 때론 자기와의 전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그래서 타인을 해하는 일이 빈번해졌고, 삶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어가는 것 같다. 10월 13일 한국의 7대 종단 대표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발생한 전쟁 종식을 기원하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끝이 보이지 않는 무력과 폭력으로 희생되고 있는 무수한 사람들을 위해 깊은 애도와 위로도 보냈다. 또한 살상이 전제된 전쟁에서 승자는 없다.
글. 이성심 편집인 출근길 밀리는 차 안에서 들은 라디오 멘트다. ‘내 앞을 가로막고 있던 그 벽은 사실 벽이 아닌 문이었다.’ 우리가 사는 생활 주변 곳곳에는 벽이 있다. 그 벽은 안전, 단절, 좌절, 주의, 부(富) 등 수많은 의미를 함축한다. 라디오에서 ‘벽’이란 한 단어를 들었을 뿐인데, 생각이 이어졌다. ‘그래, 맞아. 벽이 아닌 문 일수도 있었는데 왜 그것을 밀쳐볼 생각을 못했을까?’ 그러면서 고가(古家) 리모델링을 하는 건축가의 방식이 생각났다. 한 건축가는 환하게 드러내야 한다며 벽을 다 허무는 것이다. 그 허물어진
글. 이성심 편집인 ‘지혜 있는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십분의 육(6/10)만 뜻에 맞으면 그에 만족하고 감사를 느낀다’고 한다.( 인도품 29장) 여기에서 6은 요즘 말로 60으로 해석된다. 학교에서 60점은 C학점으로 보통이다. 보통은 중간, 그냥 그렇게 봐 줄만한 평범함이다. 물론 이 평범함 유지도 쉽지 않다. 정산 종사는 “나 혼자 공부 잘 해서 100점 맞으려 하지 말고 동지와 함께 잘해서 두루 80점을 맞을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원광대 교학과생들에게 법문했다.( 화합교단 30절) 80점은
우리는 현실을 타개할 좋은 아이디어는 있지만 늘 실현가능성에서는 밀리곤 한다. 그 이유는 걸림돌이나 마장이 높기 때문이다. 그 마장은 경제력이다. 경제력이 탄탄하면 전문인도 구할 수 있고, 충분한 인력도 데려와 다이나믹하게 일을 추진 할 수 있다. 반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경제가 풀리는 경우도 있다. 또 하나의 마장은 법이다. 이 법은 어느 단체를 물론하고 잘 운영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다. 그런데 그 가이드라인이 발목을 잡는 상황도 접하게 된다. 발목 잡는 그 법을 어떻게 할 것인가? 개정을 하거나 그 관련 규정을 만들어 통하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우리는 ‘마지막회에서는 무슨 결론이 나겠지’라고 생각하고 궁금해 한다. 심지어 자기만의 결론을 내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결론을 내지 않는 경향이 다수다. 이러한 것을 열린 결말이라고 한다. 즉 창작자가 결말을 명확하게 서술하지 않고 독자나 시청자의 상상에 맡기는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요 줄거리가 된 의문(문제)을 해결해 주지 않았기에 덕후나 팬들 사이에서는 꾸준히 회자되고 토론을 이어간다. 그러한 의견을 토대로 더 아름다운 엔딩을 마련할 수도 있고 풍부한 상상력을 동원, 경우의 수가 다양해 질 수
글. 이성심 편집인 하루하루, 빛이 다르다. 5월은 각종 기념일로 다채롭다. 계절의 여왕답게 지역 축제는 물론 다양한 행사로 야외 활동이 많은 계절이다. 가정의 달인 만큼 가족들에게 ‘화합과 다정다감’의 훈훈한 마음들이 함께하길. 또 하나 5월의 화려한 대자연의 변화를 바라보면 조물주(造物主)는 어디에 계시며 어떻게 저러한 변화무쌍을 주관하는지 궁금해진다. 그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라도 하듯 대종사께서는 일찍이 그 해답을 공개해 주셨다. “조물주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귀하의 조물주는 곧 귀하요, 나의 조물주는 곧 나며, 일체
어린 시절 보았던 자운영,너른 들녘은 온통 분홍빛이었고 꿀벌이 잉잉거리며 꿀을 모으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요즘은 비료 때문에 자운영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며칠 전,일간신문에 20만 제곱미터의 논에 자운영을 심었다는 보도를 보고 한달음에 달려갔습니다.정말 너른 들에 자운영 꽃바다가 펼쳐졌습니다. 그러나 예전과 같지않게 벌들의 노래 소리가 잘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최근 꿀벌의 소중함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하던 터라 더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200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처음으로 꿀벌들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보고가 나온 후 지구촌
삼복더위가 매미소리에 익어갑니다. 지난 일요일 저녁나절,한가하게 산에 들어갔습니다. 숲 속으로 난 작은 길은 양쪽에서 자란 나무들로 터널을 이루었습니다. 소나무 참나무 오리나무의 향기가 코끝을 간질이고,이마에 흐르는 땀을 식혀주는 바람이 상쾌했습니다.팔랑거리는 초록 이파리 위로 부서지는 햇빛,풀벌레 소리. 더불어 이웃하는 숲은 평화로웠습니다.21세기,이 세계를 해석하고자 복잡계이론을 내세웁니다. 그 제목 자체부터 복잡함이 들어있습니다만,복잡계란 단순히 추상적이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렇게 보이는 겉모습 뒤에 숨어 있는 공
글. 이성심 편집인 계절이 한바탕 바뀌는 3월이다. 3월은 삶의 고뇌보다 설렘이 더 크게 자리한다. 그래서 내 심장도 더 힘차게 두근거리는 날이 많다. 계절의 화사함이 공짜로 주는 은혜이기에….2월 마무리를 앞두고 학부형을 대신해 대학을 방문할 일이 있었다. 젊음의 기운이 한가득 고조된 캠퍼스에 서니 덩달아 젊어진 듯. 친절한 어른들도 만났다. 학부형이라 생각했는지 관계자들은 그 어떤 물음에도 친절하게 안내했다. 캠퍼스 내에 머무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하지만 그 좋은 분위기는 오랜 시간 마음에 머문다. 사은께서 늘상 우릴 호념하고
글. 이성심 편집인정산 종사는 ‘과학의 모든 문명이 모두 신통(神通)’이라하셨다. 정말 그랬다. 새로 다운받은 어플에서 말을 걸어온다. ‘지금 기분 어때요? 이 순간의 감정을 기록해 보세요.’ ‘오늘 먹은 점심 잊기 전에 기록해요.’ ‘오늘 한 운동은?’ 디지털 기계들이 우리들의 감정 상태와 활동량을 체크하고 해야 할 일을 알려주는 시대다. 무얼 즐겨 먹느냐에 따라 향후 진행될 병명까지도 추론해 낸다. 하기야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인공지능(AI) 말벗로봇이나 케어로봇도 다양하게 출시, 사용되고 있다. AI 말벗로봇은 어르신들의 식사
글. 이성심 편집인취재 길에 기독교인이면서도 누구보다 원불교에 진심인 행정가를 만났다. 맡아진 행정에 매사 진심으로, 열정을 다하는 자세가 저절로 느껴졌다. 그러면서 지역 내 소태산 대종사의 성적지를 영성 함양과 회복의 터로 스토리텔링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는 종교간 이해타산을 하지 않고 평등한 행정으로 지역에 소재한 크고 작은 향토문화유산을 적절하게 홍보하고 상품화 해 랜드마크로 승화시켜 가고 있었다. 소태산 정신, 시대화의 실제를 보여주려 함에 적잖은 감동의 파동이 울렸다. 최근 ‘공명’에 관한 책 소개를 한 칼럼을 접했다. ‘
사은님의 호념, '감사합니다'글. 이성심 편집인 #1. 안녕함 어두운 밤 9시에 퇴근하는 날도 있다. 신호를 받아 오거리를 건널라치면 신호를 무시한 차량이 달려들곤 한다. ‘어~, 신호 바뀌었는데~. 왜? 저리도 마구 달려오지!’ 일순간 거의 사용하지 않던 경적을 세게 울리며 상향등을 깜박거렸다. 달려오던 차량도 급정거를 한다. 위험 구간을 무사히 빠져 나오면 염불과 심고를 한다. ‘오늘 하루도 안전을 지켜 주신 사은님! 감사합니다.’ #2. 깨어있음 우리 인생에도 깜박이를 켜지 않고 상관없는 경계에 마구 달려드는 인연들이 있다.
심리적 추위는 몇도글. 이성심 편집인다시 난방텐트를 꺼내야 하는 시기다. 외풍을 막으려 창문엔 두꺼운 비닐을 치고, 두꺼운 커튼도 점검한다. 찬 기운이 엄습하는 계절, 살아내기 위한 방안들을 더 추워지기 전에 대비해야 한다. ‘그런 것이 왜 필요하지?’ 묻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집이나 교당에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물을 수도 있다. 교단 내 다수의 교당들은 외풍이 심한 거주환경이다. 과거 15~20년 이상 된 건물은 창호를 바꾸지 않는 이상 겨울이면 외풍 단속을 해야 한다. 귀차니즘에 빠져 살아내기 위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어떤
백인백색 혁신의견글. 이성심 편집인9월 17일까지 ‘교단혁신 과제’ 초안에 대한 출가교화단 각단의 의견이 모아졌다. 그야말로 백인백색(百人百色)이다. 한 법문이 떠오른다. “한 큰 원상이 돌매 천만 작은 원상이 따라 도나니, 마치 원동기가 돌매 모든 작은 기계 바퀴가 따라 도는 것 같나니라.”( 원리편 7장) 교단혁신의 큰 원상을 돌리니 각단의 작은 원상도 힘차게 돌아 다양한 의견이 표출됐다. 그야말로 분야별 생생약동 살아있는 교단이라 느껴진다. 그 내용들은 철이 없거나 근거 없는, 맥락 없는 의견이 아니다. 다 느껴
반려시대, 내 반려사물은?글. 이성심 편집인최근 사회는 ‘반려’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조명하곤 한다. 그야말로 ‘반려시대’인 거다. ‘반려(伴侶)’는 인생을 함께 한다는 의미가 있다. 반려시대에 살며 우리 각자는 무엇을 반려삼아 살아가는지 궁금해진다. 반려의 대상이 있다는 것은 소통을 하는 것이고, 정서적 안정을 얻는 것이며 감정을 순화시킬 수 있기에 자신을 보다 나답게 소중하게 가꿀 수 있다고 본다. 이 시대 반려의 종류도 다양하다. 반려동물, 반려식물, 반려공구, 반려사물 등 애용품이나 애장품이기도 하다. 나와 짝이 되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