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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되고 싶은 아이정리. 장성문 객원기자바람 끝이 싸한 초봄, 유치원 아이들이 그늘에 앉아 소꿉놀이를 하고 있었다.“나는 경찰이다!” “나는 엄마 해야지~” “엄마가 뭐야 엄마가~ 하하!”저마다 배역을 정하는데 한 아이가 말없이 앉아있었다.“야! 넌 뭐할거야? 빨리 정해봐~”친구들이 재촉하자 그 아이는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햇볕이 잘 드는 벽으로 뛰어가 말했다. “난 햇볕이야 너희들 모두 이리 와봐.”뜻밖의 대답에 깜짝 놀라고 있는데, 아이들이 쪼르르 그 아이 옆으로 달려가선 벽에 몸을 기댔다. “와~ 따뜻하다!”그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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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문
2022.04.2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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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함께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면 나는 으레 한 가지 제품에 시선이 머문다. 가전제품도 자동차물품도 아닌 빨간 고무장갑. 아내는 그 모습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만 나는 할 수만 있다면 진열대의 고무장갑을 다 사고 싶다.어린 시절, 물에 살짝 살얼음이 끼는 순간부터 어머니의 손은 검붉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겨울이 깊어갈수록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졌다.그 시절 우리 집은 채소가게를 했는데, 그 중 가장 잘 팔리는 것이 두부였다. 두부를 얼지 않게 진열하려면 큰 통에 물을 가득 붓고 그 속에 넣어둬야 했다. 윗물은 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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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문 객원기자
2022.04.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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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 지옥사이정리. 장성문 객원기자그는 이제 막 길눈을 떠가는 택시기사다. 사업에 실패하고 빚더미에 앉은 후 아내까지 잃은 지독히 불행한 사내. 그가 절망 속에서도 일을 하는 건 아직 어린 아이들 때문이다. 그는 매일이 고단했지만 한 푼 두 푼 모아 빚 갚는 재미로 비번도 없이 매일을 누볐다.그러던 어느 날. “어, 아주머니 아주머니!” 승객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아니 이게….” 승객이 두고 내린 봉투에는 얼마인지도 모를 돈다발이 가득 들어있었다.그는 약해졌다. 치료 한번 변변히 못 받고 저 세상으로 간 아내. 어깨를 짓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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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문
2022.03.0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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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읽고글. 임선영 약대교당약대교당에 새로 부임하신 정상덕 교무님이 라는 책을 선물해주셨다. 책을 좋아하는 나는 반가운 마음에 바로 읽어 내려갔다.조심하되 두려워 마라‘싸우고 편 가를 시간이 이제 없다’는 첫 글이 가슴을 때린다. ‘뿌리라고 뽐내지도 말고, 줄기라고 자랑하지도 말고, 꽃이 주인공이니 최고라고 오만하지도 마라’는 글은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명심하고 갈 법문이다.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떻게 마음먹어야 하는지, 어떻게 실천하며 살아야 하는지 등을 교전에서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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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영
2022.03.0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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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콩나물국그해 겨울, 교실에 처음 난로를 피우던 날 점심시간이었습니다. 친구들과 난로 위에 도시락을 올려놓고 호들갑을 떠는데 선생님이 들어오셨습니다.선생님은 큼직한 냄비와 국자를 들고 계셨습니다. 그리고는 난로에 냄비를 올려놓더니 준비하신 재료로 콩나물국을 끓이기 시작하셨습니다. “와 콩나물국이다~.” 친구들이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국이 펄펄 끓자 선생님은 “자 이만하면 됐겠지?”라며 도시락을 꺼내 냄비 뚜껑에 밥을 반 정도 덜고 그 자리에 콩나물국을 채우셨습니다. 우리도 선생님을 따라 도시락 한 귀퉁이에서 밥을 퍼서 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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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원광
2022.01.2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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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친구정리. 장성문 객원기자한 겨울, 한 여자 아이가 어린 아이 둘과 음식점에 들어왔다. “뭘로 줄까요, 꼬마 손님들?” 사장님이 묻자 맏이로 보이는 여자 아이가 고민하다 말한다. “자장면 두 개 주세요.”막내로 보이는 남자 아이가 짜증을 내며 말했다. “왜 두 그릇만 시켜!” 막내의 말에 맏이는 “난 배가 아파서….” 라고 대답했다. 철없는 막내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자장면 먹을 생각에 노래를 흥얼거렸다.오늘은 막내의 생일을 맞이해 특별히 마련한 외식. 둘째도 내색은 안하지만 속으로 잔뜩 기대하는 눈치다. 음식을 기다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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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문
2021.12.0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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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의사정리. 장성문 객원기자작은 섬마을에 한 의사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마을의 모든 아이들이 그의 손을 거쳐 세상에 태어났을 정도로 그는 오랜 세월 이 섬에 머물며 주민들의 건강을 돌봐왔습니다.그는 실제로 쉬는 날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태풍이 몰아쳐도 이웃섬까지 왕진을 가곤 했습니다. “아이고, 이거 밤 중에 미안하네요.” “그러게 이 늙은 의사 귀찮게 안하려면 얼른 털고 일어나세요.” 환자들은 그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병의 절반이 낫는다고 했습니다.그는 섬에 올 때부터 혼자였습니다. 사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아내가 있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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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문
2021.10.1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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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가는 길정리. 장성문 객원기자저는 말 그대로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식당일을 하는 엄마와 둘이서 6평 정도 되는 반지하방에서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운이 좋게 서울대학교 면접을 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수시 응시료가 비싸 국립대 두 군데에 원서를 넣었는데 그중 한 곳이 된 것입니다. 엄마는 눈물을 흘리며 좋아하셨고 차비 5만 원을 마련해주셨습니다.버스표를 왕복으로 끊고, 남은 돈 만오천 원으로 찜질방비와 식비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서울에 도착했는데 돈이 없어졌습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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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문
2021.09.0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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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실수가 넘치는 식당정리. 장성문 객원기자토마토 파스타를 시켰는데 피자가 나왔다. 함박스테이크를 시켰는데 해산물 리조또가 나왔다. 그러나 정작 손님들의 얼굴은 웃음꽃 만발.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기대감에 젖고, 잘못된 메뉴가 나오면 서로 웃으며 놀리기 바쁘다. 테이블 내에서 음식의 주인을 찾아주며 또 다시 웃음이 터진다.이곳은 독일의 한 식당. 식당 이름은 ‘주문 실수 넘치는 식당’이다. 이름 그대로 이곳에서는 자신이 주문한 음식을 받지 못할 확률이 매우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있다.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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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문
2021.08.1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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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수 없는 천도재글. 송숙정 교무따르릉 전화벨이 울린다. 우리 교당에서 가장 외롭게 사는 한 교도님의 집 주인이다. 원불교를 다니는 것 같아 연락했다며, 아래층에 사는 J씨가 돌아가셨다고 한다.가슴이 철렁, ‘이 일을 어찌 해야 하나?’ 걱정이 된다. 열흘 전쯤 통화를 했는데 건강은 어떤지 안부를 묻자 웃으면서 괜찮다고 했던 목소리가 내 귀에 생생히 맴돈다. 발인식도 할 수 없었다. 코로나19가 가장 심할 때였고, 고독사라 영안실도 마련하지 못한 채 일생이 마무리된 것이다.결국 회장님과 공의에 부쳐 교당에서 영정사진을 만들고 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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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숙정
2021.08.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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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다 할 수 있는 아빠정리. 장성문 객원기자중고거래 채팅 알람이 울렸다. “혹시 캐릭터 의상 판매되었나요?”새벽 세 시에 중고거래 연락이라니…. A씨는 비몽사몽간에 답을 보냈다. “의상, 가발, 모자, 신발, 칼, 방패 다 있어요.”상대방의 답장이 화살처럼 빠르게 왔다. “괜찮으시면 바로 가지러 갈 수 있습니다.” A씨는 황당해하며 답장을 보냈다. “여기 강원도예요. 지금 시간도 그렇고….” 이어서 택배 거래를 권하려는 찰나, 메시지가 왔다. “지금 출발하면 7시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A씨는 구매자의 확고한 답변에 당황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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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문
2021.07.0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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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감동과 큰 경책을 주는 스위티정리. 이현경 기자박주명 교무가 프랑스 노르망디 선방에서 전해온 이야기입니다.손뼉을 얼마나 세게 쳤는지 지금까지 얼얼하다. 점심을 먹고 있는데 고양이가 창틀 위로 튀어 올라왔다. 제일 앞집 샤사네 고양이 스위티(Sweety)다. 회색 바탕에 약한 검은 줄무늬 간격이 고르게 원을 그리며 빙빙 둘러 있다. 본디 밖에서 키우던 스위티는 집에서 주는 먹이만으로 부족한지 포획 반경이 장난 아니다. 거의 하루 두세 번은 선방 텃밭이나 잔디밭에 와서 고요 선(禪)을 하고 있다. 수십 분 동안 한자리에서 먹이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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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경
2021.05.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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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천사의 감동 댓글정리. 김지윤 기자페이스북에서 화제가 된 이야기다.A씨는 경기도 하남으로 이사 온 지 이제 막 두 달 된 아이의 엄마다.남편과 사별을 하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잦은 따돌림을 당하는 작은 아이를 보호하고자 남편의 고향으로 이사를 왔다고 했다. 어느날 A씨는 페이스북에 “작은아들에게 먹을 것을 사주신 여학생분을 찾는다”라는 글을 올렸다. 사연은 이러했다.작은아들이 편의점에서 여러 물건을 사려다가 잔액이 부족해 물건들을 빼고 있던 상황에 한 여학생이 대신 계산을 해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여학생은 여러 먹을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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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2021.05.0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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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스승님 은혜정리. 이현경 객원기자이활선 교도(경주교당)가 박정혜 교무님의 은혜에 고마움을 전하는 편지입니다.스승이신 서타원 박정혜 교무님과의 인연은 30년 전 부산 당감교당에서 시작됐습니다. 16년이란 세월을 함께 하시면서 저를 교화하기 위해 수 없는 인내를 보여주셨죠. 교당 초창기에 철없고 배움 없는 몇 안 되는 교도들을 가르치신 교무님. 친환경 비누를 만들기 위해 온 동네 치킨집 폐유를 수집하느라 머리띠 두르고 궂은일을 하셨습니다. 법회 후 교도들이 남겨 놓은 음식과 식은 밥을 일주일 내내 드시고, 추운 겨울에는 난방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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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경
2021.04.30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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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무님, 눈은 제가 치울게요.”글. 박화영 교무좀처럼 눈 구경하기 힘든 부산에 살아서 그런지 뉴스에서 눈 소식이 들릴 때면 항상 그리움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 그리움 속에는, 화곡교당에 근무하던 시절 너무도 감사했던 이원봉 교도님이 계신다.화곡교당 부임 2년차 초겨울. 함께 근무하던 보좌교무님이 갑자기 건강상 쉬게 되는 바람에 교감님과 둘이 두 달 여의 시간을 보냈던 적이 있다. 안 그래도 연말이라 쏟아지는 일을 감당하기 힘들었는데, 그해 겨울은 유난히도 눈이 많이 왔다.어느 눈 오는 아침. 좌선을 마치고 쉬고 싶은 마음을 꾹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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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영
2021.03.0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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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념 조항따라 양심을 지킨 학생정리. 이현경 기자채시언 원창학원 법인사무국 주무관(이리교당)이 전해온 이야기이다.7대 종단 평신도협의회가 함께하는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의 일환으로 생명존중 헌혈캠페인이 열렸다. 원불교에서는 11월 20일에 원광고등학교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 후반부에 헌혈 현장을 방문했는데, 협의회 담당자로부터 “지난해에는 원광정보예술고등학교 덕분에 성황리에 끝났는데, 올해는 원광고등학교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역시 원불교가 다른 종단에 비해 참여도가 월등히 높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 참여한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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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경
2021.01.27 1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