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 행복이
내 동생 행복이

 

글. 임지은

 

제 동생, 우리 집 반려견 이름은 ‘행복이’입니다. 행복이와 우리 가족과의 인연은 저의 철없는 행동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외동이었던 저의 외로운 삶에 조금이나마 그 외로움을 덜어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솟아났는지 모르겠지만, 중학교 3학년 끝 무렵 저는 조금은 특별한 일탈을 하기로 마음먹습니다. 바로 강아지를 집에 데리고 오는 것!  

아버지는 강아지는 손이 많이 가서 싫다고 하셨지만, 저는 혼자 강아지 분양 사이트에 들어가 마음이 가는 강아지를 고르고 5만 원이라는 큰돈을 모아 강아지 입양비까지 마련했습니다. 아버지의 도움으로 전주에서 익산까지 가 강아지를 데리고 왔고, 그 강아지에게 ‘행복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셨습니다. 저는 촌스러워서 싫다고 했지만, 아버지는 “이름을 촌스럽게 지어야 오래 산대”라고 하셨습니다. 내심 아버지도 강아지에게 정을 주는 것 같아 저도 행복이라는 이름을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아버지와 저 그리고 행복이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혹시 “말티즈는 참지않긔”라는 말을 아시나요? 말티즈들은 워낙 앙칼지고 예민한 성격이라, 본인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면 주인이라도 가차 없이 성질을 부리고는 하는데 그 모습을 은근히 즐기는 말티즈 견주들이 온라인에 그 모습을 찍어 올리며 유명해졌습니다. 

말티즈인 우리 행복이도 절대 참지 않는데, 제가 얼굴에 바람을 불 때마다 으르렁거리곤 했습니다. 행복이의 컨디션을 알아내는 데에는 또 이만한 것이 없습니다. 조금 기운이 없어 보여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얼굴에 바람을 불어 으르렁거리면 ‘으음! 건강하군!’이라고 생각하는 날도 많았을 정도였답니다! 말티즈들의 단점은 예민한 것이지만 장점은 예민해도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점입니다.

아빠는 행복이가 저를 지켜준다며 사랑스러워하시고, 저는 제가 아빠 곁에 없을 때 아빠와 함께 있는 행복이가 대견스럽습니다. 행복이가 있었기에 우리 가족이 더욱 견고해졌습니다. 행복이와 함께한 10년이 결코 헛되지 않았고, 되레 많은 행복을 받은 것 같습니다.

제가 16살 때 한 살이었던 행복이가 벌써 10살이 되었고, 저는 25살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검었던 코도 희끗희끗해지기 시작했고 초롱 초롱했던 눈도 조금씩 하얘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또래에 비해 매우 동안인 외모와 앙칼진 성격을 여전히 지니고 있지만 주인의 마음으로는 강아지의 조그마한 변화에도 속이 상하기 마련입니다, 최근에는 노견 강아지와 관련한 작은 자극에도 많은 눈물을 흘리고 있지만, 굳이 미래의 일을 미리 걱정하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며 행복이와 많은 추억을 쌓을 것이라고 결심했습니다.

“행복아! 누나가 항상 미안하고 사랑해! 앞으로도 좋은 추억 많이 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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