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좋은 건 어디서 배우나요?

영양교당

“다들 착한 사람만 모였어요.”
청정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경북 영양. “밤이면 아름다운 별과 반딧불이를 볼 수 있다.”고 말하던 이들이 또 하나 자랑거리를 꼽는다. 30년 전, 영양에서 안동까지 왕복 3~4시간 거리를 오가며 법회에 참석했던 어른들이 봉불한 영양교당(교무 김윤태). “그 시절, 읍단위에 교당을 봉불한 거지요. 두터운 신심과 교무님의 혈성으로 이룬 곳입니다.”라고 말하는 교도들에게서 자부심이 느껴진다.

봉불의 씨앗 틔우다

1층은 어린이집으로 매일매일 아이들 뛰노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법당이 있는 2층은 ‘다함께돌봄센터’ 초등학교 어린이들로 시끌벅적하다. 영양지역 또한 고령화가 되고 있지만, 이곳 교당은 아이들로 푸릇푸릇하다. “역대 교무님과 어른들의 공덕이다.”라고 말하던 교도들이 “우리 교당을 알려면 먼저 교도회장님부터 이야기해야 한다.”며 김공은 교도회장에게로 이끈다.
“30년 전, 인근 절에 불공을 드리러 가기 위해 가게에서 초를 샀는데, 그때 가게 주인분이 <원불교 교전>을 주셨어요. 교전을 읽고 바로, 이걸 어디서 배울 수 있냐고 물었지요.” 교전을 통해 ‘결국 죄와 복은 내가 짓는 것’임을 알았다는 김공은 교도회장. 영양지역 여성 지도자였던 그는 안동교당을 다니면서 영양교당 봉불을 위한 씨앗을 틔웠다. 봉불을 하고 나서도, 아무것도 없는 빈칸을 채우기 위해 교무와 부단히도 노력했는데…. 지역사람을 만나기 위해 고추판매부터 강의까지 다양하게 활동했단다.
“저는 3대 이세윤 교무님이 영어 수업을 하신 게 계기가 되었어요. 이곳에는 학원이 없었거든요. 아이를 보내기 위해서 교당에 나오게 됐죠.” 아이 교육을 위해 교당을 찾았던 전법연 씨는 금세 교당의 주인이 되었다. 처음에는 모든 게 어색했지만, 정성스레 재를 지내는 교무의 모습을 보며 함께하다 보니 교리에까지 흠뻑 빠지게 된 것이다.
그렇게 아이 교육으로 교당을 찾고, 원광어린이집 자모로, 또 교당에 연등을 단 게 인연이 되어 교도가 되고, 그 교도들의 정성스런 교화로 교당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최고는 “모든 교무님들이 우리 지역을 위해 도움 되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셨던 게 자부심이 되었다.”고 말한다. “지금도 우수 교육기관으로 꼽히는 20년 역사의 원광어린이집이 그렇고, 현재 영양군에서 진행하는 ‘영양 산나물 축제’도 교무님이 지역사회 특산물 기르기를 제안하면서 축제가 시작되었어요.” 그렇기에 “영양에서 원불교의 이미지는 긍정적이고 좋다.”며 자랑이 이어진다. “물론 걱정도 있지요. 인근 면단위 주민을 직접 교화할 기반이 없는 것도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에요. 앞으로 노력해 나가야지요.”
 
고운 사람, 착한 사람

교화 외지였던 이곳에서 30년 동안 교화불공을 해온 영양교당. 작년 12월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영양군다함께돌봄센터’를 개원해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교당으로 모이게 했다. 이번에도 교무와 교도들의 일심합력이 돋보였다. 김 교무는 “교무가 방 한 칸이면 되지.”라며 생활관을 센터자리로 내놓고, 교도들은 기도정성을 모았다.
“방학 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있어요.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안전하게 아이들을 돌보는 게 핵심이죠.” “아이들이 왜 이리 예쁜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전법연 씨는 틈나는 대로 인터넷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과 반찬을 검색한다. 물론 12명 아이들의 숙제를 봐주고 뛰노는 아이들을 보살피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거기에서 힘을 얻는 게 더 크다고. “감사한 일이지요. 군 단위의 젊은층이 지속적으로 이주하면서 문 닫는 어린이집이  많아요. 그러면 교화는 위축될 수밖에 없지요.” 그러기에 이 일은 영양교당 교무라면 꼭 해야 할 일이었다는 게 김윤태 교무의 말. 얼마 전에는 다른 군에서 견학도 왔다니, 더욱뿌듯할 터다. 김 교무가 “이곳에 오는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웃어 보인다.
“저희 교무님은 실제로 가장 좋은 걸 교도들에게 주세요.” 교도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설교를 준비하고,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준비하는 김 교무. 그런 노력과 분위기가 교도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라는데…. 한 교도가 말을 잇는다. “걱정이 하나 더 있네요. 우리 김 교무님이 너무너무 좋으셔서 다른 곳에서 모셔갈까 봐 그게 제일 걱정이에요. 하하!”
“이곳에는 고운 사람, 착한 사람들만 있다.”는 김공은 교도회장의 말처럼, 청정영양에는 아름다운 별과 반딧불이, 그리고 신심 장한 교도들이 모인 영양교당이 있다.   영양교당 054)683-2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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