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페스티벌 유감(有感)
 
글. 이지은 교무

 원다르마센터가 개원한 지 6년이 되었다. 원다르마센터는 미주 총부 법인이자 원불교 정기 훈련 및 외부 단체 훈련을 유치하는 훈련원이면서, 지역 주민들을 위한 교화현장으로 점차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원다르마센터의 멤버들이 차츰 주인이 되어 원다르마를 소중하게 여기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동안 이곳을 거쳐 가신 모든 교무님들의 정성이 점차 결실을 맺어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각개교절을 맞아 열리는 원 페스티벌(Won Festival)이 2회를 맞았다. 올해는 ‘깨달음, 나눔’을 주제로 하여 멤버들이 각자 음식을 해오는 팟럭(Potluck, 파티 등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이 각자 음식을 하나씩 준비해오는 것)으로 음식 공양을 하기로 하였다. 멤버 중 한 명인 데비(Debi)는 열 시간 넘는 거리에 살고 있는 딸네 가족을 보러 가기로 약속이 되어 있어서 행사에 참석을 못한다며, 출발 전날 미리 음식을 해 와서 냉동실에 넣어 놓고 세세하게 해동법을 적어 주고 갔다. 사정이 있어서 못 온다고 해도 되련만, 미리 냉동 보관할 수 있는 메뉴로 요리를 해오는 정성이 고맙다. 뿐만 아니라 이날 내린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식당 옆 텃밭에 각종 허브를 정성스럽게 심어 주고 갔다. 원 페스티벌 당일에는 8명의 멤버들이 각자 솜씨를 뽐내며 다채로운 메뉴를 준비해 와서 푸짐한 공양을 할 수 있었다.

 이날 주방에서는 덩치 큰 짐(Jim)이 오전 내내 덕무님의 일손을 도왔다. 인테리어 사업을 하다 은퇴하고 원다르마센터 근처로 이사와 살고 있는 짐은 수시로 원다르마센터 웹사이트를 통해 훈련 스케줄을 체크한다. 거의 매주 주말에 진행되는 훈련이 끝난 후 청소 등 뒷정리에 으레 일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도와주러 오기 위해서다.

 매일 5시 30분에 시작하는 좌선 시간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 옆집 제이슨(Jason)은 법명을 받기 전에 심신을 재계한다며 3일간 단식을 하여 핼쑥해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원다르마센터 교무님들과 아침마다 선을 하는 것이 본인에게는 너무 소중하고 큰 의미를 갖는다면서 이렇게 원다르마센터와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에 숙세의 깊은 인연을 느낀다고 하였다. 원컨대 오래오래 원다르마센터를 후원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도 하였다.

 원불교의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이렇게 이곳을 좋아하고, 이곳을 위해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멤버로 활동하게 하는 것일까? 왜 미국에서 점차 많은 사람들이 선방과 교당의 문을 두드리는 것일까?

 그들의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갈구해왔던 그 무엇, 즉 중생을 고에서 락으로 인도하는 불법의 대의를 짐작한 것이 아닐까. 미주교화 50년 역사 동안 각고의 노고를 마다하지 않고 현장에서 교화 터전을 일구어온 교무님들의 혈성이 이소성대의 결실을 맺어가는 증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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