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  인정하기

글. 김도원 베이징교당

해외에 살면서 한국인들과 함께 하는 소중한 시간 중 하나가 취미 동호회 활동이다. 나 역시 대학 시절 배웠던 테니스의 인연으로 매주 2~3일은 동호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운동모임에서 가장 시시비비가 많은 것이 시합 중의 인·아웃 볼에 대한 판정시비이다. 나 또한 시합을 하다가 명확한 세이프 상황인데도 반대편에서 아웃을 선언해버리면 중요한 시합의 포인트에서 순간 감정이 폭발함을 느낀다.
이런 때 ‘원불교 교도로서 어찌 처신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유무념으로 대조해 나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혹 상대방이 억지 주장을 하거나 나에게 불리한 판정을 하더라도 화내지 않고 상대방이 잘못 보았을 것이라고 인정을 하면서 정중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운동을 하다 보니 시시비비에도 여유를 가지고 대처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배려로 인하여 상대방도 화내지 않고 함께 재미있게 운동을 하다 보니 점차 시합 중의 시비가 줄어드는 동호회의 모습을 느낄 수가 있었다.
우리 동호회원들은 내가 시합 중에 이런 유무념 공부법으로 대조를 하고 있다는 것은 모르지만, 내가 원불교 교도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저작권자 © 월간원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