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본 마음
글. 정원희 돈암교당

며칠째 가슴에 뭐가 얹힌 듯 답답하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구나 싶어 나를 돌아본다.
며칠 전 직장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난다. 직업상 많은 사람들을 대하는데, 전날까지 좋다가 갑자기 변덕스럽게 돌아서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그날도 좀 무례하고 황당한 일을 겪었지만 경계라 여기고 마음을 가라앉혔다고 생각했다. 상대에게 내 사정과 마음을 전달하고 상대도 이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서로 이해하는 수준에서 문제를 해결했다. 나름 잘 해결했다고 생각했는데 며칠째 마음속에 그대로 얹혀 있다.  뭐가 문제지?
부랴부랴 경계에 관한 법문들을 찾아 읽어본다. 다시 생각해보니 내 마음에 상(相)이 있었음을 깨닫는다. 경계를 있는 그대로 보아서 내 마음의 흔들림이 없어야 하는데, 화는 화대로 잔뜩 낸 상태라 마음이 요란했고, 일을 마무리 지으면서는 내가 상대를 봐준다는 생각, ‘당신은 무례하게 나왔지만 나는 다르다.’는 교만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상대에게, 또 내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다시 마음을 돌아본다. 경계를 있는 그대로 보고 신중히 생각하고 허식을 버리고 취사하도록 더 노력해야겠다. 더불어 늘 내 앞에 살아있는 부처님들을 존중하는 마음도 잊지 말아야겠다.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글. 정인원 광주교당

현지야, 성지야, 혁아.
아빠는 대학 시절 불만투성이 투덜이 스머프였단다. “짜증이야!”를 입에 달고 살았었지.
그런데, 나이를 먹고 보니 불평을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어떻게 하면 그 엄청나게 솟아나는 짜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빠는 그 방법을 바로 원불교의 교조이신 소태산께서 친절하게 가르쳐주셨다고 생각한단다.
바로 ‘일상수행의 요법’으로 말이야. 우리 마음은 평온하고 고요해서 원래 짜증과 불평불만이 없는데 상황에 따라 생겨났으니, 원래 평온하고 고요한 우리 마음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지.
여기에서 ‘본래 평온하고 고요한 우리 마음을 아는 것’이 중요하단다. 이 마음을 알아야 흔들리고 요란해질 때 바로 알아차리고 본래 마음으로 돌릴 수 있겠지?
얘들아! 아빠는 너희들이 이 마음공부 게임의 참 재미를 알았으면 좋겠구나. 우리 마음을 마음대로 하는 마음공부의 달인이 되어 세상을 밝고 맑고 훈훈하게 해보자. 사랑하고 사랑한다.


편하게 살고 싶다
글. 김화중 안암교당

나는 살면 살수록, 경험도 늘고 지식도 늘고 경제적 여유도 생기니 점점 편해질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원불교에 들어와서도 ‘계속 선행을 하면 결국 행복하고 은혜로운 일만 생기겠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현실에서는 더욱 큰 경계가 나를 덮쳤다. 은혜와 행복은 내 한 몸 편하고 여유로운 것이 아니었다. 법신불 사은님은 내가 계속 성장하기를 바라는 듯, 자아 성찰을 하지 못하고 넘어간 것은 반드시 내 눈앞에 다시 나타나게 하여 해결하게 만든다. 늘 ‘아, 지금 이 상황 너무 만족스럽고 좋다.’라고 하는 순간, 바로 경계가 찾아왔다.
현상계는 무상하여 계속 움직이는 것. 그렇기에 행복도 영원하지 않고 고통도 영원하지 않다. 음(-)과 양(+)으로 계속 진동하는 것이 현상계의 법칙이다. 내 안의 불성이 영원하기에 불성의 작용인 이 현상계도 영원히 벗어 날 수 없다. 이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계속되는 진동에서 균형을 잡아가는 것일 뿐.
사실 나는 수행을 통해 편안하고 안락한 것을 바랐다. 하지만 수행을 하여 사람이 될수록 더 큰 일과 경계가 나를 성장시킨다는 것을 알았다. 성불제중(成佛濟衆)하기로 했으면 편함을 포기하고 살아야지 어쩔 수 없다. 무엇보다 수행과 교화가 재미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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