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단행본>화제의 책
 
제목 : 49일의 레시피
책제목 : 49일의 레시피
지은이 : 이부키 유키
출간일 : 2011-02-15

울고 싶어서 샀다.  펑펑 울게 하는 책은 아니었다.
잔잔하면서도 아련한,  마음 깊은 곳의  감성을 느끼게 해 준다.

일본판 <엄마를 부탁해>라 불리는 이 소설은 그러나 시작부터 아예 엄마의 자리가 없다. 새엄마가 죽고 난 후 아직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아빠, 남편이 젊은 여자와 바람이 나버리는 바람에 집으로 돌아온 딸의 집에 새까맣게 탄 피부를 지닌 금발 머리의 아가씨가 나타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생전에 엄마가 자원봉사로 그림편지를 가르치던 복지시설의 원생이라고 정체를 밝힌 ‘이모토(井本)’라는 그 노랑머리 여자애는 다짜고짜 엄마의 마지막 부탁이었다면서 49재까지 집안 정리나 청소, 그리고 밥 같은 걸 하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돌려보내려고 하지만, 이모토는 엄마가 남긴 ‘생활 레시피’를 꺼내든다. 요리, 청소, 세탁, 미용, 기타의 항목으로 나뉘어서 ‘생일 레시피’ 같은 제목 밑에 요리법 등이 일러스트로 설명되어 있는 바로 그 카드. 그리고 이모토는 한 마디 덧붙인다.


“아마 장례식은 무리니까 가능하면 그 다음 법회인가, 그때 밝고 즐거운 연회 같은 걸 크게 열었으면 좋겠다고, 그게 꿈이라면서 웃었어요.”


  결국 아빠와 유리코, 이모토 그리고 그녀가 데려온 혼혈 친구 하루미까지 네 명은 엄마가 남겨 놓은 49일의 레시피를 따라하며 그녀를 위한 마지막 축제를 준비한다. 
 
 
한 마디로 <49일의 레시피>는 먼저 간 이가 아직 남아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그들이 또 다른 내일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정성들여 일러스트와 함께 준비한 생활 지침서였다. 마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한석규가 아버지를 위해 리모콘 사용법을 가르쳐주듯이... 혹시라도 내가 없으면 굶지는 않을지, 청소를 못해 먼지 속에서 잠을 자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어서, 하나하나 정성들여 그림과 함께 설명을 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들이란 그런 존재인 것이다. 그 자신은 자식들에게 또는 남편에게 고맙다는 말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하고 살아왔지만, 자신의 몸을 태워가면서 주위를 환히 밝히는 촛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