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 따끈한
젊은 신념을 담다

맛과 영양이 가득 담긴, 떡집

취재. 이현경 객원기자

의정부제일시장에 자리한 형제떡집.
새벽 4시. 조항열 사장이 가게 불을 켜고 오늘의 떡을 만들기 시작한다. 찬 새벽 공기에 하얀 입김이 퍼져나가길 얼마쯤 되었을까. 가래떡 만들 쌀 50kg을 빻는 데만 1시간이 훌쩍 지났다. 이윽고 줄줄이 나오는 가래떡을 시작으로 찰떡류, 메떡류 그중 시루떡을 마지막으로 만들면 어느새 날이 밝는다.
“찰떡류는 약간 식었을 때 먹어야 더 맛있고 식감이 쫀득쫀득해요. 메떡류는 뜨거울 때 먹으면 아주 맛있죠~.” 그가 당일 제조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찰떡을 메떡보다 먼저 만든 이유다. 그 냄새만으로도 든든해지는 듯한 각양각색의 먹음직스러운 떡을 조 사장이 인심 좋게 썰어내 포장한다.

어느새 가게 바깥에서 “가래떡 주세요~.” “시루떡이랑 떡국떡도 같이 주세요~.”라는 목소리가 들려올 때. 방금 매대에 내놓은 떡에 손님들이 몰려든다. “가래떡 몇 개 드릴까요?” “3개요. 아이들이 좋아하거든요.” “잘라 드릴까요?” “네!” 고개를 끄덕이는 손님들에게 가위로 한 번 두 번 잘라낸 떡을 담아 연달아 건넨다. 시장 내 최연소 사장이 열정과 신념을 담아낸 떡으로 손님들은 찬 손을 녹이며 떡집을 떠난다.

대기 중인 손님들은 “여기는 줄 서서 사는 곳이에요~.”라는 말과 함께 “이 집 떡이 최고야.” “가래떡을 김에 싸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꿀에 찍어 먹어야죠.”라며 기다림 속에 서로 대화를 나눈다. 떡국떡 또한 국내산 쌀로 만든 가래떡을 이틀 동안 자연 건조한 것이라 인기가 좋다. 단골손님 중에는 조 사장이 2017년에 문을 연 이후 매일 방문하는 이가 있을 정도. ‘국내산 재료를 선호하고,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걸 알아주는구나.’ 조 사장은 손님들의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

“떡은 참 재밌고 무궁무진한 세계에요. 그 기술이 손끝의 감각에서 나오거든요. 쌀에 따라 물의 양과 빻는 방법도 다르고, 식감도 달라져요. 그게 참 재미있죠.” 그는 아버지와 고모의 추천으로 떡과 인연을 맺고, 4년간 떡집에서 일하며 떡 만드는 법에서부터 포장방법까지 배웠다. 그동안 기본에 충실한 떡을 만들면서도 자신만의 레시피를 체득해 낸 것.

그는 동생과 함께 ‘형제떡집’을 차려 운영해오다가 작년에 동생에게 다른 직업의 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이제는 시장 내 모든 상인과 형제가 된 마음을 갖는다. “의정부에서 태어나고 자라왔으니, 이곳은 제 추억과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이잖아요.” 그도 그럴 것이 어린 시절 할머니의 가게에서 바라보았던 건너편 생선 가게 아저씨가 아직도 그곳에 있으니, 이제 그는 어엿한 동료 상인으로서 성장한 셈.

2018년에는 제11회 전국 떡 명장 선발대회에서 수상하며 조 사장은 당당히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유튜브를 통해 알려지면서 전국에서도 주문이 밀려오는데, 떡의 맛을 지키기 위해 의정부 내에서만 배달 주문을 받고 있어요.” 주문량이 많은 날에는 가게 문을 열지 않고 온종일 떡 제조에만 집중하기도 하는 그. 때로 지역민이 재료를 직접 갖고 오는 경우, 도토리 설기, 시금치 설기, 아로니아 가래떡 등 개성 만점의 떡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오후가 되자 사람들이 더욱 붐비고 하얀 눈이 조금씩 날린다. “오늘은 2시가 되기도 전에 가래떡이 다 나가겠어요~.”라는 말처럼 가게 앞에 진열된 떡들이 어느새 많이 판매되었다. 대부분의 떡은 다 판매될 테지만 혹 당일에 판매되지 않은 떡은 지역 푸드뱅크에 기부될 예정. 매 명절마다 떡국떡 100kg을 기부하는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꾸준하게 진행하고픈 바람이다.

“명절이나 잔치, 좋은 일이 있을 때 떡을 나눠 먹잖아요. 올해에는 사람들이 더욱 힘내고, 좋은 일이 많이 생겨서 떡과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떡 카페를 만들어 사람들과 떡 문화를 누리고픈 그다.  Ι형제떡집 031)846-8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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