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24시간을 안전하게

숨결과 가까이 닿는, 마스크

취재. 이현경 기자

미국 사무실에서 새벽에 연락이 왔다.
“네? 마스크 광고모델이 코로나19가 무서워서 안 왔다고요?” 순간 최진호 대표이사의 눈앞이 하얘진다. 제품을 서울 본사에서 생산한다면, 미국 지사에서는 마케팅·홍보를 담당하기 때문. 제품 우수성만으로 해외 수출과 국내 판매가 결정됐건만, 이들의 목표는 더욱 높았다.
깜깜했던 새벽이 밝아지는 오전 6시. 경영진이 모여 전략 회의를 시작한다. 마스크 본체, 노즈와이어(마스크 코편), 이어 밴드, 포장, 전체 생산 공정까지. 고품질의 마스크를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가 화이트보드에 빽빽하다. 이때 최 대표는 앞으로 진행할 사업을 구상하는 ‘그림’을 그린다.
회의가 끝날 즈음인 오전 8시. 경영진은 오전 9시에 2차 회의를 예고하는 한편, 사무실 오른편에 위치한 24시간 마스크 공장도 잠깐 휴식을 취한다. 하루 12시간씩 근무하는 야간 조·주간 조가 교대하는 북적임 속 총 40여 명 규모의 신생 마스크 공장이 성장하는 풍경이다.

아무나 쉽게 들어갈 수 없는 마스크 공장은 입구에서부터 에어커튼이 사람을 먼저 반긴다. 직원들은 강한 바람에 온몸의 먼지를 털어내고, 흰 모자, 흰 마스크, 흰 장갑으로 중무장한 채 비슷한 복장의 동료들과 무언의 인사를 나눈다. 마치 하얀 눈사람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선 이들은 오늘도 ‘안전’과 ‘청결’을 외치며 일을 시작한다.
그 곁에는 마스크 제조 기계가 있다. 첫 공정으로 3중 마스크 본체가 만들어지면, 그 본체에
이어 밴드가 일정한 크기로 잘리면서 붙고, 완성된 마스크가 하나둘 쌓인다. 그 과정마다 직원 한 명 이상의 손길은 필수다. 언뜻 자동화가 효율성이 높을 것 같지만, 기계 문제가 발생할 때는 오히려 수동화가 품질과 생산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가로 17.5cm 세로 9.5cm의 마스크 하나에는 여러 손길이 필요하다. 마스크 본체를 한 장 한 장 기계 레일에 조심스럽게 올리는 직원부터, 완성된 마스크 품질을 확인하고 마스크 개수를 세서 비닐 파우치에 넣는 직원, 마스크 10개가 담긴 비닐 파우치를 기계 열로 최종 밀봉하는 직원, 마스크 50개가 담긴 상자 전체를 비닐로 씌워 포장하는 직원, 최종 제품들을 옮기며 더 큰 박스에 담는 직원까지…. 직원들의 태도는, 마스크를 성형하는 초음파 소리처럼 날카로운 눈빛과 기계의 뜨거운 열선처럼 열정으로 넘친다.

덕분에 이곳 하루 마스크 생산량은 10만 장을 상회하며 날로 높아간다. 더불어 직원들의 자부심도 높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들고 내 얼굴에 직접 사용할 것이니 당연히 잘 만들어야죠~.” “집에서도 마스크를 집을 때마다 습관처럼 품질 검사를 하는걸요?” 이들은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는 회사에서 새 공정을 배워가며 성실한 노력으로 무장했다.

오늘도 마스크가 든 상자를 포장하는 비닐이 바뀌었다. 담당 직원이 “외부 충격에 대한 안정성은 높아졌지만, 비닐이 더 두꺼워져서 절단 시간이 2~3초 늘었어요. 어떻게 하죠?”라고 김경한 영업이사에게 묻자 김 이사가 대안을 내놓는다. “기존에 비닐을 자르는 온도가 140도였으니까 145도로 높이고, 열선을 바꿔보면 어떨까?” 그의 말대로 기계를 조정하니 포장이 수월해진다. 또한 기계에 대한 궁금증과 문제 해결에는 늘 든든한 팀장이 함께 있으니 걱정 없다.
어느덧 오후 2시. 뜨거운 태양 아래 차 한 대가 공장 주변으로 급하게 들어온다. 최성표 관리부장이 둥근 탑처럼 길게 쌓인 이어 밴드 묶음을 살핀다. 오후 생산 공정에 쓰일 이어 밴드인 것. 이곳 마스크 이어 밴드의 길이는 19cm로, 타 업체보다 길이를 늘여 편의를 더했다. 오늘 트럭에 가득 실린 물량도 3일 정도면 모두 소진될 예정이다.

요즘 마스크 제조 원단과 부자재의 수급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최 대표는 깊은 신뢰를 인정받아 국내산 원단 및 부자재를 충분히 확보했다. 이는 좋은 제품으로 이어지고, 덕분에 오후 내내 사무실에는 단일 품목인 ‘일회용 3중 마스크’ 공급 요청과 문의, 방문이 이어진다.

그중 한 전화에 최 대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국에서 마스크 천만 장 주문이 들어 왔네~. 하하하.” 최 대표가 가을 하늘처럼 밝아진다. 미국 지사에서 홍보 전략에 대한 연락도 왔다. 또한 다음 계획인 오프라인 가게·아동용 마스크에 대한 이야기도 펼쳐진다. 모두가 ‘안전한 세상’을 염원하는 움직임이다.  Ι라미팜 주식회사 063)843-3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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