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냥의 시간>

글. 써머즈

영화는 시간대가 명확하지 않은 근미래의 희망 없는 도시를 배경으로 합니다. 감옥에서 출소한 준석은 마치 가족과 같은 그의 친구들인 장호와 기훈, 상수와 힘을 합쳐 범죄를 기획합니다. 이 범죄를 통한 한탕이야말로 절망적인 시대의 젊은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들의 희망찬 미래를 막는 정체불명의 추격자가 나타나 이들을 뒤쫓기 시작합니다. 우정으로 똘똘 뭉친 네 친구는 추적자의 사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영화의 흐름은 매우 직선적으로 흘러갑니다. 액션과 스릴러 그리고 추격이 주를 이루죠. 한국 영화계에서 주목을 받는 젊은 감독과 더불어 젊은 배우들이 대거 참여합니다. 영화 <파수꾼>으로 장편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윤성현 감독과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과 박해수 배우가 주요 인물을 맡아 연기했습니다.
윤성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 <파수꾼>은 청춘들의 불안정하고 어두운 면을 잘 그려내 호평을 받았었죠. 중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낸 세 명의 절친이 여러 사건과 콤플렉스 등으로 어긋나기 시작하면서 관계가 깨지고, 소년들의 우정은 돌이킬 수 없는 폭력과 비극적인 결말에까지 이르는 과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청춘의 섬세한 감정을 절묘하게 잡아낸 감독이 8년 만에 내놓는 추격 액션 스릴러가 기대됩니다.

만화
<오민혁 단편선 화점>

오민혁은 웹툰계에 화려하게 등장한 신인 작가입니다. 청강대 13학번 출신으로 2015년 각종 소셜 서비스에서 주목을 받더니 네이버에 자신의 이름을 건 단편선을 연재했습니다. 보통 신인 작가들은 네이버 웹툰 시스템 안에서 도전만화, 베스트도전을 거쳐 정식 웹툰으로 올라가는 단계를 밟습니다. 하지만 오민혁 작가는 단숨에 웹툰 연재를 한 거죠.
그림체는 여느 만화가 지망생의 습작 수준으로 보이지만, 내용은 신인 작가에게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의 참신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참신함과 더불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지점이 있는 깊이를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단편에 어울리는, 독자의 허를 찌르는 결말도 갖추고 있습니다. <오민혁 단편선 화점>은 네이버에서 연재했던 단편 <화점>, <달리와 살바도르>, <아이스크림>, <룰렛>, <매듭>에 새로운 단편 <우주어>를 추가해서 총 6편의 짧은 단편을 모아낸 작품집입니다.
참고로, 멋진 데뷔작 이후 전혀 새로운 작품을 보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오 작가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 “첫 작품이 너무 주목을 받아 더 좋은 작품을 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혔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3년간 이것저것 써봤지만 그럴듯한 게 나오지 않았다죠.
음악계에도 소포모어 징크스를 이기지 못하고 ‘원 히트 원더’로 남는 가수들이 많은데, 오민혁 작가는 분발해서 데뷔작에 못지않은 멋진 작품을 발표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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