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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황정석 산불방지정책연구소장 2020년02월호

전쟁 같은 산불이 오고 있다

황정석 산불방지정책연구소장
취재. 이현경 기자

“전쟁 같은 산불이 오고 있다!”
그가 5년 전부터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곳곳 산불 피해가 국가적 재난으로 나타난 것이다. “호주 산불피해면적이 우리나라 전체국토면적에 해당돼요. 만약 전쟁으로 인한 피해였다면 모두 당장에 움직였겠죠. ‘큰일 났네!’에만 그치지 말고 ‘나의 일이다.’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국내 유일의 산불교육 박사이자 산불민간전문가인 황정석(법명 인철, 유성교당, 산불방지정책연구소) 소장이 오늘도 산불방지를 위한 맞불을 놓는다.

산불이 달라졌다!
“산림청에서 처음 개설한 산불전문강사양성과정을 이수해 봐라.” 황 박사는 지도교수의 권유로 산불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는 이미 15년간 전통숯가마 연구를 해왔기에 불 다루는 기술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었다. “갖고 있던 지식과 산불을 접목하여 산불교재를 만들었어요. 제가 강의할 목적이었는데 타 강사들에게까지 사용되었죠.” 일찍부터 남과 다른 시각을 인정받은 그는 2013년 산림청 1호 산불전문가 겸 강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7년 후, ‘산불 현장에는 무조건 황 박사가 있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산불전문가 사이에서도 그는 유명인사다. “차에 여러 장비를 싣고 전국 산불 현장으로 향합니다. 산불 연구는 주로 직접 모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해요.” 산불은 풍토성을 띠기에, 외국 사례보다도 살아있는 교본인 현장을 우선시한다는 것. 그는 연구·강의뿐 아니라 저서 <황 박사의 우리나라 산불이야기>, 블로그 ‘황 박사의 산불이야기’를 통해서도 산불 지식을 널리 알리고 있다.
“지금은 과거에 비해 마른 연료(낙엽과 죽은 나뭇가지)량이 엄청나게 늘었어요. 가벼운 불씨가 바람에 사방 수십km까지 날아가 도심까지 불을 옮기죠.” 산불은 한순간에 대기오염, 수질오염, 토양오염, 호흡기 질환 등을 일으키며 피해지역을 잿더미로 만든다. 그는 변화된 산불 양상에 맞춰, 산불에 대한 호기심을 국민적 인식변화와 사회적 분위기로 이끌어 산불방지정책까지 든든히 갖추게 하고픈 바람이다.
“강원도 산림관리과와 기획한 ‘산불교육훈련장’이 춘천에 건립될 예정이에요. 실제 현장과 접목된 세계 최초의 산불종합교육공간을 통해 누구나 산불준전문가가 될 수 있답니다.” 언젠가는 학교 교육과정에 산불교육이 필수로 들어가리라고 생각하는 그. 더불어 전문지식을 산림 치유, 수목진단, 생태건축 등 여러 갈래로 확장해가고 있으니, 1인 민간연구소가 세계에 우뚝 설 날도 멀지만은 않았다.

일심으로 뭉친 가족
“장모님(장보은, 상주교당) 법호수여식에서 원불교에 완전히 젖어 들었어요.” 그는 원불교 교도였던 아내(이은평)와 결혼한 지 27년 후, 원불교와 만남을 이뤘다. “그날 아내와 원불교에 대해 특별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는 ‘원불교가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좋은 품성의 아내·장모님·처가 친인척의 모습을 자연스레 이해했다. 황 박사가 아내에게 “원불교 다닐래요?”라고 묻자, 아내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다. “당신에게 그 얘기를 듣고 싶어서 평생을 기다렸어요.” 이후 부부는 두 아들과 함께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유성교당에 출석하고 있다.
그는 교당 청운단 중앙에 간혹 사회자로, 합창단 매니저로 활동하며 마음공부 즐거움에 푹 빠졌다. “매주 일요일이 기다려져요. 요즘엔 전국구로 훈련하러 다니죠.” 혹여 어느 교무님이 훈련 일정을 알려줄라치면 덜컥 “네!” 하고 대답이 먼저 나온단다. 이제 입교한 지 1년 반이지만, 어느새 그는 항상 생글생글 웃는 아내의 표정을 똑 닮아가고 있다. “원불교에 오래 다닌 교도님들처럼 천천히 말하고, 차분하게 표정 짓고, 차분하게 내 의사를 전달하며 교리를 실천합니다.” 일할 때는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그가, 원불교 얘기에는 더없이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