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생각, 새로운 태도
 
소태산 대종사님의 여성을 위한 교리와 제도의 혁신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글. 민성효

매년 새해가 되면 ‘새롭게 살고 싶다.’는 결심을 하고, 새로운 시도를 한다.
올해는 소태산 대종사님께서 펼치고자 하셨던 ‘신선한 생각, 새로운 태도’를 나도 가지고, 우리 교단 구성원들도 가졌으면 좋겠다.
1927년(원기 12) 3월에 발행된 <불법연구회 규약> 본회의 취지에서는 ‘어리석고 무지하여 분열되고 절망적인 상황에 고통 받던 조선 민중들이 사은의 은혜와 불생불멸과 인과보응의 이치를 알아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나 유감스러운 것은 신선한 생각 새로운 태도가 세상에 골라지지 않아 실행하는 사람이 드무니, 삼학공부로 괴로움은 버리고 영원히 안락(安樂)하도록 만들기 위해 불법연구회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필자는 이 글을 읽을 때마다 ‘신선한 생각, 새로운 태도’라는 글귀에 끌린다. 신선하다는 것은 새롭고 산뜻하다는 말이다. 생각이 신선해야 새로운 태도가 나온다. 소태산 대종사님의 ‘신선한 생각, 새로운 태도’는 교리와 교단 운영 곳곳에서 잘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여성을 위한 교리와 제도의 혁신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으로서 살 권리도 갖지 못하고 의무도 수행하지 못하게 된 여자들의 인권회복의 길을 열어주었다.
성평등의 교리를 제정하여 근본적으로 차별이 없는 진리를 밝혀주었고, 제도와 조직에 이러한 교리를 도입하여 실행했다. 과부나 기녀나 처녀나, 누구든지 출가하여 교무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고, 여자교무의 결혼을 막지 않으면서 동시에 정남·정녀를 우대하기 위한 제도를 만들었다. 자력이 없던 여성들을 위해 남녀를 구분하여 교단조직을 함으로써 여자교무들이 남자교무들과 동등하게 활동하도록 했다. 또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과거 시대에 남녀가 불평등한 4대 원인을 지적하사 부부각산(夫婦各産) 생활의 필요를 역설하시고 후인 지도방침을 이대로 정하여(월말통신 18호)” 부부가 각자 문패도 따로 달고, 독립된 생활을 하며, 때때로 서로를 초청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렇게 혁신적인 내용을 오늘날 우리들은 잘 실천하고 있는지 돌아본다. 지난해에는 각종 언론에서 “여성 교무도 결혼 허용… 104년 만에 독신 서약 폐지”와 비슷한 제목의 기사가 많았다. 그 이유는 여자교무들도 결혼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정남·정녀 규정을 개정하였고, 교무 지원자 중 여성들만 의무적으로 제출했던 ‘정녀지원서’를 삭제하기로 결의하였기 때문이다.
이제 정녀지원서 폐지가 확정되었고, 여자교무들의 양장 정복도 진행 중이다. 여성교무의 결혼이 허용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남녀 교무들 간의 결혼은 보류 중이다. 필자는 오히려 부부가 함께 교무가 되는 세대전무출신제도를 장려하는 방향을 제안한다. 물론 현재 교단 상황에서 정서적인 문제나 경제적인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결정이겠지만, 어려운 교화상황을 타개하는 ‘신선한 생각, 새로운 태도’가 되리라 예상한다.
현대 사회의 변화를 볼 때 결혼이 허용되었다고 여성 출가자들이 급격히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 청산되지 못한 가부장제 사회에서 결혼은 당사자만의 것이 되기 어렵고, 결혼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다양한 인간관계와 출산과 육아라는 문제에 이르면 현재 남자교무들이 겪고 있는 고충과 갈등보다 더한 문제들이 예상된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여 결혼으로 인한 여자교무들의 도태를 막고 보다 효율적으로 교무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여성과 결혼, 가족 등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며, 전문기관이 생겨서 교무들의 자문에 응하고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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