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해진 나로 은혜 발견하기

글. 김도광 여수교당

지난 주 친구 세 명과 회갑기념으로 크루즈를 타고 부부동반 여행을 가게 되었다. 3일째 되는 날, 회갑여행이니 분위기 좋은 곳에서 자축을 하고자 4층에 있는 레스토랑을 예약하였다.
그날 저녁 8시 반에 식당 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한 집 식구가 오지 않는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친구는 나타나지 않자 조급해지는 마음을 알아차리고 ‘경계가 왔구나.’를 마음속으로 외쳤다. 그렇게 일단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은 후 ‘나무아미타불’ 염불로 마음을 안정시키니 해결방법이 문득 떠올랐다.
우선, 일행들에게 식사 주문을 먼저 하게 하고 혼자 14층 뷔페식당으로 다시 올라갔다. 식당 입구에서 기다렸더니, 잠시 후 그곳에서 우리를 찾아다니던 친구 부부를 만날 수 있었다.
여수마음학교에서 익힌 ‘멈호관알인내은(멈추고/ 호흡하고/ 몸의 변화를 관찰하고/ 내 생각을 알아차리고/ 그 생각으로 경계에 흔들렸던 나를 인정하고/ 경계에 흔들렸던 나를 내려놓고/ 경계에 흔들렸던 나를 내려놓음으로써 발생한 은혜 발견하기)’으로 차분하게 대처하면 의외로 쉽게 해결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그날 잠시 당황은 했지만 마음을 안정시키고 잘 대처해서 마음공부의 은혜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공부를 잘하여 늘 은혜를 나투는 교도가 되기로 다짐했다.

소유는 욕망을 시들게 한다

글. 신영우 호주 퀸슬랜드교당

내가 호주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이다.
한국에서 성냥갑처럼 다닥다닥 붙은, 거대한 ‘흰개미 탑’ 같은 아파트 단지만 살다가, 정원이 딸리고 빨간 제라늄 꽃이 피어있는 널찍한 단독주택을 보니, 흡사 동화 속에 나오는 그림 같은 집처럼 여겨졌다. 시드니에 살고 있는 한 친구의 집을 방문하였는데, 집 옆에 아름드리 유칼리나무(Eucalyptus :호주원산 교목)가 서 있었다.
“야, 이 나무 좀 봐라!” 순간 나는 부럽고 신기한 듯 탄성을 질렀다. 그러자 그 친구는 이상하다는 듯 나를 쳐다보며 “난, 그런 거 안보여!”라고 했다. 그 친구는 호주에 이민 온 지 이미 5~6년차 되었고, 바쁜 직장에 매여 있으니 그런 것이 눈에 띌 여유조차 없었으리라.
호주에서 태어나 오래 사는 사람들은 그들이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 별로 고마워하지 않으며, 그것을 당연지사(take it for granted)로 여긴다. “소유는 욕망을 시들게 한다.” 너무 많거나 흔하면 시큰둥해지게 마련이다. 호기심 많고 경이로움에 가득 찬, 순진무구한 어린애 같은 마음을 갖지 않는 한, 매일 보는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에 별로 신기할 것도 없다. 사람은 없어 보아야 비로소 그 빈자리가 허전하고 아쉬운 것이다.
그래서 “있을 때 잘해!”라는 말도 생겼는지 모른다. 역시 ‘행복량은 질량불변의 법칙’인 모양이다.

나도 신성회라는 자부심

글. 김건우(이훈) 원광고등학교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동영교당에 다니게 되었고 원불교인이 되었다. 신성회는 어떤 활동을 하는지 궁금하여 자발적으로 신성회에 가입한 후, 원창학원 신성회 정기훈련에 참여했다.
영산에 도착하자 교무님들과 예비교무님들이 웃는 얼굴로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다른 학교의 신성회 친구들과도 단별 활동을 통해 가까워질 수 있었다. 예비교무님들은 정말 친구처럼 편하게 다가와 주셨다. 그리고 신성회 배지를 받는 순간, 나도 이제 신성회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서원의 밤 시간이다. 단끼리 동그랗게 앉아 우리가 직접 만든 연꽃에 LED 등을 넣어 계속 바라보고 있다 보니, 연꽃이 불빛에 반짝이는데 하나의 ‘둥근 원’이 생기면서 마치 우주의 신비를 보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예비교무님들의 서원관에서 잠을 자고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났는데, 몸이 개운하고 머리가 맑아서 정말 신기했다.
새벽 좌선과 요가를 하면서 내 마음속 깊은 고요함을 느낄 수 있었고, 집착했던 마음을 조금씩 내려놓는 경험을 했다. 평생 하루의 시작을 좌선과 요가로 하면 좋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훈련을 통해서 일상을 살아가는 것에 감사를 느끼고 사소한 것들에도 감사함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훈련을 통해 명상 몇 분이 매우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앞으로도 마음을 잘 챙겨서 명상해야겠다.

마법을 부려보자!

글. 김원중 예비교무·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1학년

글쓰기 교양 수업 교수님께서 과제를 내주셨다. “각자 자유주제로 글 한 편씩 써오세요.” 청강생들은 저마다의 주제로 과제를 준비했다. 학생들은 글을 발표했고 교수님께서는 평가해주셨다.
많은 학생의 글을 읽었고 재밌는 점을 발견했다. 거의 모든 학생의 글은 ‘행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행복하려면 어쩔 수 없이 돈이 필요하다고 했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방황을 그만 끝내고 안정된 삶을 살기를 원했다. 또 어떤 사람은 따뜻했던 유년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모두가 행복을 원했다.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고, 인생의 불안함을 싫어하고, 즐거웠던 시절을 동경했다. 여러 글 발표를 들으면서,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 살아간다는 것을 느꼈다.
사람들은 완전무결한 삶을 꿈꾼다. 자신들의 욕망이 마법처럼 다 채워지기를 갈망한다. 어떤 이들은 그 마법을 돈과 권력과 명예 속에서 찾는다. 또 어떤 이들은 그 마법을 마음에서 찾는다. 무엇이 옳고 그른 방법인지는 단정 지을 수 없는 것 같다. 단지 참된 행복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만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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