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함께한 봉사

태릉교당 이윤성 씨
취재. 이현경 기자   

이윤성 씨가 상을 받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김미진 예전 원불교중앙봉공회장이 그를 두 번이나 꼭 껴안아 준 것이다.
역대 출·재가교도 중 수상자를 공식적으로 포옹해준 일은 처음이었다. 지난 11월 17일, 한강교당 대각전에서 열린 서울교구 봉공회 제18회 자원봉사자축제 풍경이다. 이날 이윤성(호적명 성순,  75세, 태릉교당) 씨는 지난 한 해(2018년 11월 1일~2019년 10월 31일) 원불교에서 가장 많은 봉사 시간을 기록하며 최고 영예인 대각상을 수상했다.

“준비한 소감을 몇 마디 하다가 전부 잊어버렸어요. 다른 분들께서 ‘진실하게 잘했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했죠.” 그가 원불교를 신앙하며 봉사를 함께해온 세월에 대한 감회였다. 그는 이웃 종교를 신앙하는 가족들을 보며, 평상시 ‘나도 신앙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꿈을 키워왔다. 그러다 결혼 후 둘째 시외숙모를 통해 그 꿈을 이뤘다. “첫째 아이를 낳은 지 얼마 안 됐을 때도, 산을 넘고 겨울새가 퍼드득 대는 무서운 와중에도, 매일 교당으로 향했어요.”

봉사의 기회도 덩달아 찾아왔다. 중화교당 창립주로부터 연락을 받고 원광장애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하게 된 것. “봉사가 정말 재밌더라고요. 내 실천으로 내 업을 소멸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긴 세월 꾸준히 신앙과 봉사의 길을 걸었고 여러 번 공로를 인정받았다. 때론 어려움 속에서 오히려 봉사의 끈을 꽉 쥐었다. “갑작스레 남편이 열반하면서 마흔넷에 4남매의 가장이 되었어요. 구청 소속인 직장을 다니면서도 봉사활동을 했죠. 그 때문에 시말서도 많이 쓰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상사에게 ‘차 한 잔 하실래요?’라며 어렵게 자리를 마련해 봉사활동을 허락받았던 그다.

그가 5년여 전, 큰 수술을 받았을 때는 장성한 4남매 가족이 큰 힘이 되었다.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일 때, 큰며느리가 사회모임도 다 끊고 혈심으로 저를 보살폈어요. 이야기하면 지금도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움이 크죠.” 큰며느리와 팔짱을 끼고 운동하면서 어느 정도 건강을 되찾은 그는 바로 법 동지들과 함께 봉사하는 모습으로 복귀했다.
그는 매주 한 번 원광장애인종합복지관과 서울역 노숙인들에게 배식 봉사를 하고, 한 달에 한 번은 원불교소태산기념관에서 급식 배식에 참여한다. 물론 비정기적인 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음식을 받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웃는 모습이 정말 예뻐요. 서울역 노숙인들도 얼마나 우애 있게 질서를 지키는데요.”

봉사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는 그. “일원상 앞에서 ‘사은님, 저 오늘도 봉사해냈어요. 봉사하고 왔어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해요.” 어느새 그가 미처 말하지 못했던 수상 소감을 자연스레 기억해낸다. “앞으로도 사은님께 건강 지켜주시라고 매일 기도해서, 나보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우리 앞으로도 계속 좋은 일에 함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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