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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나눔으로 행복한 세상 2020년01월호

나눔으로 행복한 세상

글. 정인신

“교무님, 점심 드셨나요?”
“아직요.”
“동태탕 끓였으니 잠시 기다려주세요….”
운동하러 가던 발길을 시장으로 돌려 생선을 사다가 무랑 두부랑 부글부글 끓여온 교도님. 겨울비 내리는 추운 날 따끈한 동태탕 한 그릇에 마음까지 훈훈해지네요. 내가 동태탕 먹고 싶은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마음이 통했나 봅니다. 며칠 동안 김장김치와 밥을 먹다가 그날은 동태탕이 문득 먹고 싶은 날이었거든요.

홀로 사는 일이 홀가분하고 자유롭기도 하지만 자신을 위해 시장을 보고 음식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때로 누군가 그리워지는 외로움도 있답니다. 가족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더라도 때때로 외로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누구나 자기 그림자 안에서 쓸쓸함이 올 때면 그때마다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는 거지요.
며칠 전 ‘북면 사랑 나눔 일일찻집’에 다녀왔습니다. 해마다 가서 지역 사람들을 만나고 방명록에 이름을 적고 후원금도 내고 점심도 먹고 돌아오지요.

이번엔 여자 면장님(정토)이어서 분위기가 많이 달랐습니다. 면사무소 2층 회의실을 멋진 카페로 분위기를 바꾸고 타 지역에서 초대되어 온 ‘음악기부 활동그룹’이 기타 반주에 노래를 실었습니다. 차와 음식을 나르는 새마을 부녀회 회원들도 어깨가 들먹거리네요. 마을 이장님들 얼굴에도 웃음꽃이 활짝 피어납니다. 각자가 전달하는 작은 나눔이지만 그 돈이 모여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그렇게 행복해지는 일인가 봅니다.
이런 하루찻집에 올 때면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강원도 동해 개척교당에 살 때 청년들과 함께 ‘소년소녀 가장 돕기 하루찻집’을 열었던 적이 있습니다. 음악에 실어 보낼 내레이션을 쓰고, 틈틈이 부를 노래 연습을 하고 차를 만들어 지역 사람들을 초대했습니다. 그렇게 모아진 돈으로 장학금을 주고, 집안에 필요한 물건을 사다 전달했습니다.
어느 날은 바다가 보이는 오두막집에 구멍이 숭숭한 문을 한지에 꽃잎 뿌려 곱게 바르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우리 마음이 바다처럼 넓어졌다.”며 청년들과 함께 깔깔 웃었던 추억이 생각나네요. 지금 그 아이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지낼까요? 어느덧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나눔에 대한 스승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겨봅니다. ‘다른 사람의 은혜를 받고자 하거든 먼저 내가 은혜를 베풀라.’ 소태산 대종사님 법문입니다.
‘서원이란 나를 떠나 남을 위하는 마음이다. 내가 부처되려는 것은 모든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것이며 결국 좋은 인연이 되고 복덕의 종자가 된다.’ 정산 종사님 법문입니다. 세상에서 귀한 사람은 주위 사람을 위해 마음을 쓰고 배려하는 사람이랍니다. 모두를 부처님으로 모시고 공경하는 마음 그것은 바로 성자들이 가르쳐준 은혜요, 사랑이요, 자비심이죠.
‘마음이 가난하면 인색해진다. 기근이 들 때일수록 탁발하라.’고 석가모니 부처님은 말씀하셨네요. 생활이 어려울 때 인색한 마음이 생겨 베푸는 마음을 잊어버릴까봐 당부하신 말씀이라고 생각됩니다. 왜 베푸는 마음을 이끌어냈는가? 그것은 베풀어야만 그보다 더 풍성하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풍부한 마음이 풍부하게 베풀 수 있고 풍부하게 물질을 끌어 올 수 있는 것,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것도 크게 보면 나누는 마음에서 이뤄진다는 게 진리인가 봅니다. 살아 있을 때 이웃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어야겠습니다. 그래야 내안에서 행복이 만들어지고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할 수 있는 거지요.
남편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인이 있었답니다. 어느 날 그녀가 구겨진 돈 만 원을 들고 동네 구멍가게에 분유를 사러 갔는데, 분유 한 통을 계산대에 가져가니 16000원이라고 합니다. 힘없이 돌아서는 아이 엄마 뒤로 가게주인은 분유통을 슬며시 떨어뜨리고는 가게를 나가는 아이 엄마를 불러 “찌그러진 분유는 반값”이라고 말하며 만 원을 받고 이천  원을 거슬러 주었다고 합니다.
아이 엄마는 너무나 감사한 마음으로 분유를 얻었고, 가게 주인은 팔천 원에 천국을 얻었다는군요. 참 부자는 자선을 통해 행복을 누리는 사람입니다. 때로는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지만 작은 배려나 말 한마디가 행복한 나눔이 되고 감동을 주는 법이지요.
우리가 얼마나 다른 이를 위해 마음을 열고 베풀며 살아가는지 돌아보아야겠습니다. 새해엔 나눔과 배려로 외롭고 힘든 사람들의 마음이 훈훈해지고 더 많이 행복해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