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가 내린다

글. 김종환 곡성교당

잎새의 종말 단풍잎이 휘날리어
소복하게 쌓인 창밖에
지나온 세월의 인연의 그림자들
옛 시절 그리움을 부르는 겨울비가
소리 없이 내린다.

인생여정에 엮어진 인고의 서러움은
가슴앓이 되어 버리지 못한 기억과 미련을
겨울의 길목에서
이생의 마지막 고비를 넉넉하게
관조할 수 있는 여유로운 교향곡을 노래하는 겨울비가
고독한 빙하의 내 영혼을 달래며 낙엽을 적신다.

고난과 기쁨이 한 덩어리로 엉클어져
조화롭게 뒤섞인 애환의 삶을
위로하는 겨울비가 내린다.

저물어가는 노을빛 바다로
진정 미소 띤 행복을 찾을수만 있다면
한 생을 마감할 준비를 해야 하는 인생 끝자락에서
열린 가슴으로 불심·수도(佛心·修道)하며
고중유락(苦中有樂)의 삶의 진리를
깨우쳐 주는 겨울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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