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음으로 이루는 가족교화

화곡교당

취재. 김아영

“오늘은 법회 시간에 장난을 조~금 쳤으니, 120점은 뺄게요.” 아이들이 갑 카드를 한참이나 들여다보더니 자신의 법회 태도 점수를 매기기 시작한다. 법회 출석시 100갑, <정전>을 완벽하게 외울시 100갑, 정전 립싱크 및 목소리를 작게 했을 시 마이너스 200갑. 진지하게, 또 양심적으로 점수를 매기는 아이들이 기특해 보이는데…. 아이들이 한목소리로 “거짓말 하면 안 되잖아요.”라며 웃어 보인다.

감사일기 콘서트

1층 어린이들이 조용히 좌선에 든 사이, 법호수여식이 열리는 2층 법당에는 웃음과 박수가 가득하다. 위트 넘치는 법호인 가족의 축하영상과 법호인 배우자의 축하메시지까지, 법호수여식은 모두가 즐기는 잔치 분위기다. 이날 교당을 처음 찾았다는 한 가족은 “교도님들이 다 환영을 해주셨다. 교당 분위기가 너무 좋다. 좋은 인연들인 것 같다.”고 말한다.
“정례화된 법회, 행사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내 이웃, 내 가족이 교당에 쉽게 접근하고 호감을 가질 수 있도록 기본에 새로움을 더하려 고민하고 연마하지요.” 일원가족이 많은 화곡교당(교무 박근영)이지만, 그만큼 가족교화 활성화에 대한 고민도 깊다는 교무와 교도들. 이날 행사도 그런 고민 속에 탄생한 것이라는데…. 올해로 2회째를 맞은 ‘감사일기 콘서트’도 교당 교화 활성화를 위한 큰 그림이었다고 교도들이 말한다.
“교도들이 감사일기를 발표하고 축하공연도 해요. 또 발표자 가족들을 초청해 내 부모와 가족이 교당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감사일기와 콘서트를 결합한 행사는 실제로 가족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고. “할머니가 밤마다 노트에 무얼 쓰고 있었는데, 오늘 할머니 발표를 보고 무언지 알았다. 우리 할머니가 대단하다.”는 손자부터 “어머니가 원불교에서 어떻게 공부하고 계시는지 알았다. 감동을 받았다. 앞으로 함께 하겠다.”는 며느리까지 나왔던 것이다. 무엇보다 매일 감사일기를 쓰다 보니 소소한 작은 것에서도 감사를 찾게 되더라는 이들도 늘어났다. ‘내년에는 나도 발표해 볼까? 나도 해봐야지.’란 교도들이 생겼을 만큼 내 공부가 가족교화로, 다시 자신의 변화로 이어진 것이다.
“올해 5월에는 ‘볏고을 합창단’을 창단했어요. 노래로 화곡교당의 법흥을 일으키고 있지요. 힐링이 되는 목소리를 연습 때마다 들을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하다고요.” 이외에도 ‘단전주 선방’을 10월부터 개설해 지역주민과 함께할 예정이다. 행사 하나에도 원불교 문화를 접목시켜 교화를 이끄는 이곳이기에 기대가 될 수밖에 없는데…. 박 교무가 “우리 화곡교당은 모든 교도들이 한 마음으로 잘하고자 노력한다. 뭐든지 하나가 되어서 하니 힘이 크다.”고 답한다.

50년의 단단한 역사

“저희 교당은 교도들의 화합이 최고예요. 내년이 교당 50주년인데, 그만큼 교도들의 인연도 두텁지요.” 배속에 있던 아이가 성인이 되어 교당에 함께 출석하고, 학생법회를 다니던 중3 학생이 중년이 되어 교당 중심 역할을 하는 이곳.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각자의 역할을 맡아 하다 보니, 행사 진행이나 법회 뒷정리, 식사 준비도 척척이다.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마음공부 기재와 발표를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도 화합된 힘이 바탕이었던 것이다.
“이근수 전 교도회장님을 중심으로 ‘결복교운 교단2세기를 열어가는 대정진기도’를 하고 있어요. 원불교 백주년 10년 대정진 기도에 이어서 지금까지 대정진 기도를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거죠.” 벌써 내년 1월 3일이면 5000일을 맞는다는데…. 신준재 교도회장은 이러한 화합의 중심에 박근영 교무가 있었다고 말을 잇는다. “지휘자가 다양한 악기를 하나로 이끌듯 교무님이 전체를 잘 이끄세요.” 실제로 교당 운영은 교도와 함께, 또 교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모두를 주인공 만드는 교당이 되어야 한다.’는 게 박 교무의 생각이란다.
“3주째는 염불 명상 법회를 보는데, 염불송도 교도들이 어떤 것이 좋은지 선택해 결정했어요. 법회도 설교 중심이 아니라 시대에 맞게 교화단 법회, 선 명상 법회, 염불 명상 법회, 가족법회로 다양하게 보고 있고요.” 청년법회도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들을 위해 목요일, 일요일 두 번 보고 있단다. 그야말로 맞춤형 서비스 교화인 것이다.
“앞으로요? 물질만능 시대에 교법으로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은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그 강점을 자녀, 이웃들에게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온전한 마음이 확산될 수 있도록요. 그게 저와 교도들의 바람입니다.”   화곡교당 02)2602-9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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