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2세기 담을 일원상

세계 정신개벽의 중심, 원불교소태산기념관 개관

취재. 김아영 기자

원불교 2세기 서울시대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이하 소태산기념관, 관장 박용정)이 개관했다. ‘일원을 담아 은혜를 짓다.’는 정신이 담긴 소태산기념관은 앞으로 대사회 교화의 터전이자 세계 교화의 도량역할을 할 예정이다. 

활짝 열린 첨단 명상공간
서울 현충로 한강 변에 위치한 소태산기념관은 연면적 26,300.75㎡(7,969평)로 비즈니스센터와 서울교구청·한강교당으로 구성됐다. 하늘에서 보면 일원상, 측면에서 보면 솥을 형상화해 ‘우주를 담는다’는 의미가 있는 서울교구청·한강교당은 지하1층에 교당시설과 지상1층에 소태산홀(534석), 서울교구사무국, 3층 옥상에 원형 정원을 갖췄다. 비즈니스센터는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로, 지상 9층에는 원불교 중앙총부 서울사무소(교정원 일부 부서)와 재가단체가 자리했다. 이처럼 두 개의 동이지만 지하와 지상1층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건물이기도 한 소태산기념관은 정신문명(靈)을 담당하는 공간인 서울교구청·한강교당과 물질문명(肉)을 담당하는 공간인 비즈니스센터로, 영육쌍전(靈肉雙全)의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소태산기념관은 원불교의 랜드마크로서, 원불교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보여주는 원불교역사문화체험관이 비즈니스센터 지하 1층에 마련된 것이 주목할 점. 여기는 우리나라 최초의 확장 현실(XR) 기반의 갤러리로, 가상현실(VR) 장비를 이용한 체험실과 원불교의 과거·현재·미래를 담을 원형 실크스크린, 명상공간이 자리했다. 산사의 이미지가 아닌 첨단 과학기술로 구현한 현대적 명상공간인 것. 이에 대해 정상덕 교무(건축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김태영 교수가 설계를 맡아 원불교 문화를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을 마련하였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서울교구청·한강교당에는 법당과 선방이 마련되어 누구나 명상할 수 있으며, 옥상의 원형 정원은 명상과 행선 장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원불교 교도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종교적 영성을 담아낸 공간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건물 주변을 공원화해 시민들의 쉼터가 되게 하겠다는 계획은, 상생(공익성)하는 소태산기념관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면이다.
정상덕 집행위원장은 “숭고한 노동의 흔적들이 건물 곳곳에 진하게 배어있는 소태산기념관은 공공성을 바탕으로 시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종교적 영성을 담아내는 진리의 산실로 오랫동안 사랑받게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정신과 육신을 함께 굴리는 공간
원기 94(2009)년에 열린 원불교백년기념성업회 위원총회에서 당시 서울회관 재건축을 위한 사업기초안을 제시한 지 10년, 원기 101(2016)년 4월에 서울회관 철거를 시작하여 4년 만에 건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소태산기념관. 원불교100주년기념사업의 마지막 숙원사업으로 교단의 오랜 염원을 담은 만큼, 그 의의와 역할에 대한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교정원의 대표적 대외교화부서인 국제부, 문화사회부, 교화훈련부 청소년국·사이버교화팀이 서울로 옮겨왔는데…. 소태산기념관을 베이스캠프 삼아 교법을 세계화하는 일에 추동력을 얻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에 대해 오도철 교정원장은 “원불교100년성업봉찬 이후 세계봉공재단과 세계교화결복재단을 만들었다. 세계분쟁, 빈곤, 질병으로 고통 받는 낙후된 지역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가지고 시민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가겠다는 교단의 정책 의지이다. 그 의미가 이 건물에 담겼다.”고 전했다.
물론 앞으로의 과제도 남아있는 것이 사실. 소태산기념관이 본연의 목적을 잃지 않고 종교성과 공익성은 물론이고, 수익성을 함께 창출해내야 하는 것이다. 소태산기념관의 관리운영을 맡고 있는 권진각 교무(건축추진위원회 사무국장)는 “임대사업을 하게 될 비즈니스센터는 대외적인 원불교의 얼굴이기도 하다. 건물에 입주한 업체의 만족도가 원불교 교화의 선호도·호감도가 될 것이다.”라며 “소태산기념관이 본연의 목적인 ‘교화터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기 104년 9월 21일에 개관식을 치른 소태산기념관. 소태산기념관의 전신인 서울회관이 철거되던 날, “우리들의 역사가 담긴 서울회관이 사라지는 것은 서운하지만, 이곳에 세워질 새로운 2세기가 기대된다.”고 했던 어느 교도의 말처럼, 드디어 본격적으로 교단 2세기를 담을 커다란 일원상에 밝은 불이 켜졌다. 이제 우리가 그 안에 영성의 빛을 담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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