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생각을
읽는 형제
자동차 아픈 곳 고치는, 카센터
취재. 이현경 기자 

진주시 도동천로에 자리한 카센터.
“드르르릉~.” 귓가에 윙윙대는 차량이 마치 성난 듯 놓여있다. 김이수·명수 형제(동진주교당)가 시동 걸린 차 엔진룸에 불빛을 비춘다. 이미 차량용 진단기로 점검을 마친 후 육안으로 더 자세히 상태를 살피려는 것.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는 형제의 말소리는 역시나 인젝터(연료 분사 장치의 일부) 수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어느새 “달그락달그락” 소리를 내며 철제 쟁반과 장비들이 등장하고, 명수 씨가 장갑 낀 손으로 여러 쇳소리를 내는 도구를 집었다 다시 놓기를 반복한다. 손톱만한 크기의 부품에 스프레이를 뿌리며 깨끗이 닦아내더니, 이내 본격적으로 인젝터를 탈거한다. 단단한 체격을 가진 이들의 작업은 마치 수술하는 의사처럼 섬세한데, 차량 이상 증상의 원인을 정확히 밝히고 고치는 것이 정비에서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다.

명수 씨가 사무실 안에 위치한 고성능 시험기 곁에 선다. 작동 간극이 머리카락 4분의 1가량의 두께에 달할 정도로 정밀한 인젝터 수리가 이뤄진다. 그가 5년여간 교육받은 수준 높은 기술을 발휘한다. 한 번 작업에 집중하면 쉽게 손을 놓을 수 없기에 그동안 형 이수 씨가 가게 전반을 책임진다. 디젤·인젝터 수리 전문점으로써 고압펌프, 인젝터에 중점을 둔 풍경이다.
정비 일에 대한 열정은 형제가 운영하는 가게 곳곳 큰 덩치의 최신식 기계와 높은 천장까지 진열된 자동차 관련 제품·부품들에서도 묻어난다. 김이수·명수 형제가 각각 25년, 17년간 정비의 열정을 키워낸 공간이 아니던가!

마침 이 지역의 한 단골손님이 방문했다. 익숙한 듯 차를 맡기고 다른 일을 보러 갔던 손님은 언제인지 모르게 다시 스르륵 이수 씨 곁에 나타나 묻는다. “엔진오일은요?” “교환해야 해요.” 그러자 문득 손님은 “아주 잘하는구먼.” 이라는 단문의 말에 긴 세월의 신뢰를 담아낸다. “내가 퇴직하기 전부터 여기 다녔으니까 벌써 십몇 년째야. 친절하지, 잘해주지, 정확하지, 꼼꼼하지….” ‘손님이 많은 건 이곳이 좋다는 증거’라며 한껏 이수 씨를 치켜세운다.

그도 그럴 것이 손님들 사이에서 “십 년 단골은 명함도 못 내민다~.”는 우스갯말이 나올 정도로 손님들의 대다수는 대를 이어 찾아오고, 회사·친인척·선후배로부터 소개받고 왔다가 다시 누군가에게 소개해주는 경우가 많다. 전화 문의만 해도 정비 상담부터 ‘신차를 사려는 데 추천을 부탁한다.’ ‘중고차를 매매하고 싶은데 어디가 좋으냐.’에 대한 답변까지…. 자동차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이곳이 톡톡히 해내고 있다.

생각해보면 차를 좋아하던 이수 씨가 27살 때부터 카센터 사장이 된 것도 가족들의 믿음에서 출발한 것이 아닌가. 정비 기사로 이곳에서 일하다가 전 사장이 인수를 권유했을 만큼 그의 인품과 실력도 이미 인정받았다. 밀려드는 손님들 덕에 친구들에게 일손을 빌리며 새벽녘까지 일하다가 자연스레 손을 내민 것이 바로 사형제 중 셋째인 명수 씨. 똑똑하고 손재주 좋은 동생이 군 전역 후 지금까지 함께 해주니 형 이수 씨는 항상 고마운 마음이다.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뭘까?’ 한때 차 내구성이 좋아지며 수익이 줄었던 때도 형제에겐 기회가 되었다. 서로 머리를 맞대며 아이템을 찾고, 정비조합에서 스터디를 하고, 교수를 초빙할 정도로 배움을 구해왔다. 교육 날이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있더라도 마음가짐을 새롭게 재정비하려고요.”라고 말할 만큼, 현재에도 월 1회 이상 꼭 배움의 시간을 갖는다.
그 마음가짐이 ‘고객 안전’과 직결됨을 알기 때문이다. “원인을 확실히 밝혀서 바로 잡으려 해요. 2004년부터 고객관리를 시작했는데, 덕분에 그날 하루 일한 내용을 복기할 수 있었죠.” 하루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형제의 정비 실력은 다른 여러 곳에서 못 고친 차량을 수리한 경우처럼 확실했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고객에게도 확실한 믿음을 주었다.

이수 씨는 그 믿음을 바탕으로 사장으로서 또한 형으로서 앞으로의 나날도 그려본다. ‘회사에 다니는 둘째와 같이 일하면 어떨까. 가게 확장을 해서 손님들이 쉴 공간도 만들고….’ 어느새 빗소리처럼 시원한 웃음이 절로 지어진다.  원경카서비스Ι055) 762-0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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