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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월간 <원광>을 만드는 사람들, 잡지사 2019년07월호

한 권을 위한
한 달
월간 <원광>을 만드는 사람들, 잡지사
취재, 이현경 기자

한 달을 먼저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높은 도심의 빌딩 숲을 자랑하는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교당과 같은 건물에 자리한 사무실에 들어서기 전 ‘은혜로운 세상 행복한 마음’이 적힌 작은 현판을 먼저 만난다. 슬로건처럼, 이곳은 월간 <원광>이 은혜와 행복의 가치를 추구하며 이야기를 담아내는 공간이다.
사무실 곳곳엔 일원상과 원불교 관련 서적, 그간 발행한 <원광>들이 자리한다. 각각 알맞은 자리를 찾은 듯, 소박하지만 깔끔한 분위기다. 그러나 회의실은 사뭇 다르다. 원형 테이블에 빙 둘러앉은 사무실 식구들이 머리를 맞대며 열띤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때는 아직 5월의 끝자락이건만 벌써 7월호 편집회의가 진행 중이다. 늘 현재보다 앞선 시기의 이야기를 담아낼 생각에, 한쪽엔 온갖 참고자료와 서적들이 가득한데…. 불쑥 “원광 70주년 기념호는 어떻게 기획할까요?”라는 누군가의 질문에 잠깐 침묵이 흐른다.

이번호는 특히나 1949년(원기 34) 7월에 창간한 <원광>의 70주년 기념호이기에 더욱 그 의미가 클 터. 돌이켜보면 6.25전쟁으로 인한 휴간과 계간지로 명맥을 유지했던 시기를 거쳐 온 <원광>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면서도, 법고창신(法古創新: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의 정신으로 <원광>의 새 앞길을 터야 하는 것이다.
그 책임감과 의미가 무겁게 다가올 때쯤, 자칭 사반세기의 언론사 재직경력을 가진 노태형 편집인이 노련함을 발휘한다. “책 표지를, <원광>을 창간한 인물로 작품 의뢰를 해보면 어떨까?” 그러자 물꼬가 트이듯, 장지해 편집장이 교무로서의 전문성을 발휘한다. “<원광> 1호의 일부 내용을 실을까요?” “특집의 주제를 이렇게 더할까요?”라며 원불교만의 느낌이 듬뿍 담기도록 세부사항을 짚어가는 것. 여기에 다른 기자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니, 어느새 2시간이 훌쩍 지났다. 7월의 편집계획서가 빼곡히 채워진 만큼, 이제 많은 이야기를 모아야 할 때.

물론 청탁 코너의 원고를 챙기는 건 각자가 담당할 몫이다. 고정 필진이라도 간혹 원고전송이 늦을 수 있어 확인 또 확인이 중요하다. 매번 필진과 주제가 다른 코너의 경우엔 섭외능력도 한껏 발휘한다. 필진과 <원광>의 스케줄 조율을 위한 기다림과 잦은 연락은 필수. <원광>에 대한 관심 어린 애정에 늘 끝인사는 ‘감사’로 마무리된다.
시간도 빠르게 흘러, 어느덧 6월 초. 노 편집인이 강원도 동강의 수면에 비친 산을 카메라에 담아내고 있다. 그의 눈에 비친 동강은 마치 수석과 같은 신비한 무늬를 보이는데, 어느새 초여름 무더위도 수면 아래 한결 식혀진다. 그도 자연스럽게 자연과 하나가 된다.

이와 비슷한 때, 실내에서 이뤄지는 취재도 활발하다. 장지해 편집장은 익산에서 원로교무를 인터뷰하며 교단의 생생한 역사를 한창 담아내고 있고, 김아영 기자는 경기도 포천에서 차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선생님께서 이 일을 처음 시작하셨을 때….” 때론 웃음으로, 대답으로, 두 손짓을 더 하자, 말하는 이가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며 언제 처음 만났냐는 듯싶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의 마음을 헤아리며 들어주다 보니 취재원이 “눈물이 나려 하네.”라며 출렁이는 마음마저 내비친다.

회계와 사무를 담당하는 유화연 씨가 <원광>의 발행을 위한 재정관리와 독자와의 소통에 바쁜 사무실 안. 모든 취재가 마무리되는 6월의 중순에는 반가운 이가 등장한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프리랜서 디자이너 문선미 씨와 흩어졌던 이들이 새 인사를 나누면, 그날은 편집 기간의 시작이라는 뜻이다.

기자들이 직접 몸으로 뛰며 담아온 곳곳의 맛과 멋을 타자 소리와 함께 풀어내기 시작한다. 이윽고 디자이너의 손에서 글과 사진이 합쳐지고, 취재 원고와 청탁 원고들을 출력해 살피는 교정 작업이 시작된다. 출력된 원고를 매의 눈으로 읽고 또 읽어내길 여러 번. 이렇게 꼬박 일주일이 흘러야 컴퓨터 화면에 인쇄 직전의 <원광> 최종본이 담긴다.
인쇄소에 파일을 보낸 후, 다음날 직접 인쇄소에 방문해 확인한 첫 지면이 <원광> 539호의 탄생을 알린다. 70년을 이어 왔을 순간이지만 책이 나오는 때까지 늘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게 <원광>을 위한 모든 일이 한 달의 마침표를 찍으면, 다시 또 새로운 이야기를 위한 준비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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