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마음공부
글. 김재상(석경) 원광고 3학년

원불교를 알게 된 것은 원광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다. 이후 원광고등학교에서 보은회에 가입하였고, ‘석경’이라는 법명도 받았다. 2학년 때에는 보은회에서 부회장이라는 직책을 받았다. 그해 초부터 집 근처에 있는 서이리교당을 다니게 되었다.
법회에도 꾸준히 나가서 2년 연속 개근상을 받았다. 임원이어서도 그렇지만 일부러 ‘법회 시간은 법회 시간으로 정해두어야겠다.’고 마음먹었었다. 원불교 상시응용주의사항 중 ‘응용하기 전에 응용의 형세를 보아 미리 연마하기를 주의할 것이요’라는 조목이 있다. 고등학생이라 바쁘긴 했지만 수행평가와 학교 공부를 미리 준비하며 다른 시간을 이용했기 때문에 2년 동안 꾸준히 법회 출석하는 데 특별한 어려움이 없었다.
원불교 교법은 생활 속에서 도움이 되었다. 마음공부를 하면서 말할 때 한 번 더 생각하였고, 화가 날 때도 마음을 멈추고 속으로 화를 누그러뜨리고 대답하려 노력했다.
또한 보은회 활동은 학업에도 도움이 되었다. 보은회 활동과 원불교 활동을 하면서 명상을 알게 되었는데, 시험공부를 하다가 잡념이 날 때 명상을 하면 집중이 잘 되어서 시험공부를 더 열심히 하곤 하였다.
원광고에서 남은 1년 동안 더 많은 선생님을 뵙고 가르침을 받고 싶다. 가르쳐주시고 격려해주신 선생님 모두 감사합니다.

엄마의 하소연
글. 신원명 부산교당

오늘도 법회를 마치고 마주한 자리에서 엄마의 보따리는 끝이 없다.
함께 사는 동생네의 잘잘못을 일일이 토로하시며 걱정이 많다. 엄마 연세쯤 되면 동생 입장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나 싶어, 엄마의 말씀에 설명을 덧붙이니 엄마는 더 서운해 하시는 눈치다. 내가 동생 편을 든다고 생각하신 모양이다. 당신은 마음이 답답하여 보따리를 풀어내는 푸념인데, 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으로 다가간 것이다. 엄마의 이야기를 내 생각대로 시·비·이·해를 가르며, 상대의 마음을 내 마음대로 하려고 한 것이다.
‘멈추고’ 다시 본래 마음으로 돌려 말씀을 들어 드리자 하는 마음에 멈췄다. 그래서인지 엄마도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다 털어놓으신다. 그 모습을 뵈니 내 마음도 편안하고 가벼워졌다. 그리고 지금의 그 어려움은 더 연마하고, 우리가 더 노력해 보자는 말씀도 드렸다.
자리이타(自利利他)가 되기 위해 마음이 더 큰 사람이 이해하고 안아보자고 하니 엄마도 그 해답을 스스로 얻으신 듯하다. 우리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기가 참 어렵다는 사실을 오늘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 위한다는 것이 더 문제를 어렵게 만든다. 그렇다. 상대를 바라보며 불공 하는 법, 상대의 눈높이에 맞추는 불공 ‘처처불상 사사불공(處處佛像 事事佛供)’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마음에 새기게 되는 날이었다.

몸 잘 챙겨!
글. 라상현 예비교무·원불교대학원대학교

오늘도 어김없이 엄마의 목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 항상 통화를 할 때면 엄마는 마지막 순간에 “상현아, 몸 잘 챙겨.”라고 말씀하신다. 순간 엄마 목소리를 들으니까 몸과 마음이 따뜻해졌다. 내가 전무출신의 서원을 이룰 수 있도록 모든 면으로 뒷바라지 해주시는 큰 은혜를 떠올리게 되니 북받쳐 올라 왈칵 눈물이 쏟아질 뻔하였다.
엄마 목소리를 들으면 항상 힘을 얻게 되니까 좋다. 함께하든 함께 하지 못하든 늘 자식에게 힘이 되어주는 존재, 그러면서도 목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지고 그리움이 출렁이는 존재, 이 세상에 엄마와 자식이라는 관계만큼 숭고하고 깊은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반드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 속에서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힘으로 서로의 위치를 지켜나가고 있다.
부모님은 진리를 대행하여 나를 낳아 주셨고 양육하여 주신 대자비불이시다. 부모님 없이 살 수 없음을 간절히 깨달아 부모님께 감사하고 정성을 다해 보은 불공할 것이다. 
오늘 내가 감사보은 실천을 할 수 있는 근원적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부모님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더욱더 그 피은된 바를 원동력 삼아 신앙과 수행으로 승화시켜 나갈 것이다. 그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보은의 지름길이 아닐까.
오늘은 내가 먼저 말했다. “엄마, 몸 잘 챙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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