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전공과목은 ‘마음’

나에게 있어 가장 행복은 소태산 대종사님 교법으로 교화의 열정을 다하는 순간이다.

글. 최호천

청소년교화를 하면서 종종 받게 되는 질문 중 하나. “교무님은 어떻게 출가를 하게 되었나요?” 선뜻 대답하지 못한 채 한참 동안 지내온 옛 생각에 잠겨 침묵한다. 그러곤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자신 있고 당당하게 출가 동기와 서원에 관해 이야기해주곤 한다. 아직은 어린 교무의 생활을 하고 있지만, 고등학교 졸업 이후 지금까지 걸어온 나의 삶에 만족스럽고 흐뭇함을 느낀다. 물론 교무가 되기까지의 수학 과정 그리고 교무가 되어서도 부족함이 많은 나이기에 경계 따라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매 순간이 공부 아님이 없고, 은혜 아님이 없음을 확인해가는 공부가 참 재미있고 기쁨이다.
세상에 나기 전부터 부모님 덕분에 원불교라는 종교와 인연이 되어 유년 시절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교당 생활과 법회 활동을 해왔다. 출가 서원을 할 수 있었던 계기를 생각해 보면 좋은 인연으로 만났던 교무님들의 따뜻한 권유, 부모님의 적극적인 지원, 정기훈련을 통해 샘솟은 발심, 무엇보다 몇 달 전에 열반하셔서 이제는 수도원에 가도 뵐 수 없는 국타원 이정환 이모할머니의 원력과 염원의 결실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 같다.

원래는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사회 직업적으로 정식 교사는 아니지만 큰 범위에서 보면 진리에 대한 깨달음을 전하는 성직자가 되었고 이미 그 꿈을 이뤘다. 가르치는 전공과목이 ‘마음’이라는 독특함이 참 매력적이다. 근무하는 사무실 책상에 놓인 출가 일성(자성의 정·혜·계를 세우자!)을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지고 비장해진다. 교무가 되기로 하고 스스로 굳게 다짐한 바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세상을 소태산 대종사님과 같이 깨친 안목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심법을 갖추는 것이다.
올해 신년법문 ‘마음을 잘 씁시다’를 상시 훈련의 공부 표준으로 정하고 신앙과 수행을 하면서 문득문득 마음이 무엇인지, 마음을 어떻게 하는 것이 잘 쓰는 것인지를 수시로 자문하며 궁구하고 연마하는 시간을 보낸다. 4년 차 부교무로서 신촌교당에 부임하여 송인걸 교무님을 모시고 교당 전반적인 업무를 이행하는 가운데 청소년 법회를 진행하고 있다. 나에게 있어 가장 행복한 순간, 제일 기쁜 순간은 무엇보다 소태산 대종사님 교법으로 교화의 열정을 다하는 순간이다. 일원의 진리를 어떻게 하면 보다 사실적이고 쉽게 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나의 서원과 대조하는 공부를 정성으로 하니 나부터가 진급해 나아가는 기분이다.
4차 산업혁명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내면에 종교에 대한 의식이 체감적으로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모두가 은혜임을 자각하는 진솔한 공부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이 세상 모든 이들이 이미 갖추고 있는 원상을 발견하여 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를 통해 잘 사용하는 즐거움으로 낙원 세상에 살아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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