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둥근 일원상이 떴습니다
전주혁신교당
취재. 김아영 기자  

교당 문이 열릴 때마다, 교도들이 반갑게 젊은 교도들을 맞는다. “일주일 동안 보고 싶었다.”는, 말뿐이 아니다. 가볍게 포옹하고 추위로 언 손을 따뜻하게 녹인다. 두 살배기 태온이도 익숙하게 교당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삼촌들 품에 안겨 인사한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밝고, 따뜻하고 포근해요.” 오늘 하루 동안, 전주혁신교당(교무 정명규) 교도들에게서 기자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카페 같은 교당
전주혁신도시에 일원상을 걸고 개척교화를 한 지 3년. 그 사이, 두 배의 교화성장을 이루며 원기 103년에는 전북교구 교화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교무와 교도들에게는 숫자보다 더 중요한 목표가 있다는데…. “누구나 쉽게 와서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편안하고 행복한 교당이 저희 목표예요.” 그러고 보니, 법회를 마친 후에도 법담을 나누는 교도들과 뛰어노는 아이들로 교당은 그야말로 시끌벅적. 이들이 만들어가는 교당의 풍경이다.

“교당을 준비할 때부터 교무님하고 이야기한 게 있어요. 젊은 층이 주 세대를 이루는 전주혁신도시에 권위적이지 않고 포근한,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모이는 교당을 만들자는 거였죠.” 교당 창립주인 백자인 교도회장(호법수위단원)과 정 교무의 이런 바람은 교당 인테리어에도 스며들었는데…. 법당에 세미나 책상과 의자를 놓고, 불단 공간을 환하게 흰색과 편백나무로 인테리어 한 것이다. 또 신입교도들이 쉽게 교당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밖에서 법당 안이 한눈에 보이게도 배치했다. 교도들이 입을 모아 말한 ‘교당 분위기가 밝고 환하다.’는 건 공간도 한몫했던 것이다.

“중요한 건, 이 공간에 법사님들이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으셨다는 거예요. ‘나이 더 먹기 전에 법사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개척교당의 궂은일을 다 맡아 주셨지요.” 법사들은 “마음공부 하러 교당에 왔는데 오자마자 식사준비를 하라 그러면 누가 좋아하겠냐.”며 점심공양까지 담당했다. 그러다 보니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설거지는 남자교도들이, 커피공양은 청년교도들이 역할을 하겠다며 나섰다. “매주 그 경쟁률이 높다.”며 그들이 웃어 보인다.
“받기만 하다 보니 교당에서 역할을 더 잘하고 싶은 거예요. 언젠가는 법사님처럼 되고 싶어요.” 교당에서 환영을 받은 것처럼 이제는 교당의 주인이 되어 교도들을 챙겨주고 싶다는 김다인 씨. 정 교무가 “입교한 다다음주부터 새로 오신 교도들을 안내해 놀란 적이 있다.”며 “이곳은 모두가 주인 되는 개척교당.”이라고 말한다. “신도시에서 우연히 일원상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들렀다가, 다음에는 부부가 함께 오고, 아이들과 함께 교당에 오지요. 또 오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교당인 거죠.”

매주 환영의 노래
“교도들이 교당에 무사히 정착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법회예요. 신입교도들의 눈높이에 맞춘 교무님의 설교와 세심하고 철저한 법회준비가 그 이유지요.” 매주, 신입교도들을 위해 ‘환영의 노래’를 부를 정도로 새로운 교도들의 비율이 높은 이곳. 개척교당으로서도, 신입교도로서도, 기본 터를 단단하게 다져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그래서 법회가 무엇보다 중요해요. 설교를 통해서 기본을 다지고 실천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하죠.” 법의 틀을 정착시키기 위해 교전의 첫 장부터 차근차근 설교를 시작한 정 교무. 기존의 교도들 역시 “우리는 새로 문을 연 이곳에 모였으니 모두 다 초보자이자 신입교도.”라며, 정 교무의 설교에 힘을 실어주었다. 정 교무 또한 훈련을 가서도 법회를 위해 돌아올 정도로 법회를 쉬지 않고 교도들의 마음공부를 위해 끊임없이 연마했다고. 교당은 누구나 상담하고 기도할 수 있도록 365일 열려있기도 하다.
“법회 사회와 설명기도를 단이 돌아가면서 하고 있어요. 단회도 단장이 주축이 되어 하고 있고요.” 처음 걱정과 달리, ‘어떻게 설명기도를 써야 하나?’며 교전을 보며 스스로 공부하고, 단장들이 단회를 통해 교무보다 더 꼼꼼히 단원 훈련을 시키고 있다고. 얼마 전에는, 청년들에게 ‘청년단을 따로 만들까?’라고 물었더니, “법사님에게 배울 게 얼마나 많은데 단을 나누느냐.”는 기특한 말이 돌아오기도 했단다.

“사실, 불사 서원을 세우고 봉불하기 전까지 걱정을 많이 했어요. 행복하기 위한 이곳에서 상처를 받는 사람이 생기면 어떡하나 하고요.” 지난 걱정이 무색하게 교도들의 즐겁고 행복한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는 백 교도회장. 일요법회가 끝나자, 이번에는 20여 명의 아이들이 정 교무를 중심으로 둘러앉는데….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교도들의 얼굴에 뿌듯한 미소가 떠오른다.   전주혁신교당 063)237-4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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