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법회 볼까요?
행아웃 교화단 창단 멤버 김민수 씨

취재. 이현경 기자

‘교당 활동이 쉽지 않은 청년들이 함께할 공간이 없을까?’
타지에 머물며 본의 아니게 교당과 멀어졌던 청년들. 공부의 흐름이 끊기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이들의 마음들이 자발적으로 모였다. 이름하여 ‘행아웃 교화단’. 이렇게 만들어진 교단 최초의 사이버 교화단 창단 멤버이자, 1~3기 총단장을 맡았던 김민수 씨(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박사과정 연구원, 한강교당, 31세). “기존에 만들어져 있는 외부 시스템을 적용했어요. 아무도 하지 않던 일을 처음으로 시도한 거죠.” 새로운 교화 모델은 그렇게 탄생했다. 

사이버 교화단의 출발
‘온라인상에서 법회를 본다.’는 다소 생소한 개념의 행아웃 교화단은 두 가지 뜻을 품고 시작됐다. 첫 번째로는 화상대화 애플리케이션인 행아웃을 이용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소태산 대종사의 가르침을 바깥으로(OUT) 행한다(行)는 의미를 가진 것. 자체적으로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세 명의 지도교무도 직접 섭외했다. “전화를 받은 교무님들이 교단의 공식 발령이 아닌데도, 너무나 흔쾌히 함께하겠다고 하시는 거예요. 너무 기뻤죠.” 물론 이 모든 일을 진행하는 데에는 뜻을 함께하는 원불교 교우들이 있어 가능했다. 마음 맞는 이들이 시작한 일이니 재미도 두말할 것이 없었다.
온라인 법회는 스마트폰 또는 노트북만 있으면 장소의 제약이 없다. 교당이 아닌 곳에서, 더구나 화상으로 보는 법회라니 단원들도 처음엔 신기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으로 어떻게 법회를 보느냐?’는 질문이 무색하게, 법회는 설법, 강연, 회화 법회 등 4주 단위로 짜임새 있게 구성했다. 어디 그뿐인가. 직접 정한 주제와 프로그램으로 얼굴을 마주하는 1박 2일 여름·겨울 훈련도 기획했다. “이외에도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단원들끼리 모여요. 놀러 가기도 하고 훈련을 나기도 하죠.” 청년들이 저절로 자율적인 공부를 해내는 이야기가 꽤 인상 깊다.
이제는 창단 단원으로서 여러 후원을 담당하는 그. “요즘엔 서로 유무념 대조를 하고 있어요. 저는 ‘그 일 그 일에 최선을 다하기’ ‘심고 모심’ 두 가지를 새기죠.” 단원들이 모인 카톡방에는 아침심고 후, 해 모양의 이모티콘이 떠오른다. 각자의 유무념 조목의 실행 여부를 표시하는 이모티콘이 올라오기도 한다. 저녁심고 또한 마찬가지. 이렇듯 원불교 청년들은 다른 공간 속에서도 같은 시간을 공유하며 공부해나가고 있다.
 
원불교에서 갈고 닦은 협력 정신
“예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을 많이 경험해요. 신촌에서 한 플래시몹, 그리고 결혼까지도요.”
원기 100주년 기념으로 교우들과 기획한 신촌 플래시몹 이벤트는 성공적이었다. 금강합창단이었던 어머니의 도움, 어느 교우의 기타연주, 이벤트를 위해 춤을 배운 교우들의 공연까지 다채롭게 채워졌다. 일반 시민들이 전시물을 그냥 지나칠 것이라 예상했지만, 한 명 한 명 발걸음을 멈췄고, 원불교에 관해 물어보았다.
작년 5월에는 원불교 안에서 만난 인연과 일원가정도 이루었다. “소태산 아카데미를 통해 아내와 가까워졌어요. 저 자신도 엄청난 성장을 이뤘죠.” 일반 대학생들에게도 우리 교법이 바탕 된 배움을 전해줘야겠다는 생각은, ‘원불교대학생리더쉽스쿨’을 만들게도 했다.
그 열정의 초입을 되새기면, 어느 날 원불교 전국 대학생 연합회에서 걸려 온 전화 한 통을 빼놓을 수 없다. 이후 여름·겨울 선방, 농활, 매주 법회에 빠지지 않으며 신앙심은 더욱 깊어졌다. 지금 그가 재직하고 있는 곳에서는 ‘협력’이 거의 필수인데, 원불교에서 갈고 닦은 협력 정신은 때때로 유용하게 발휘된다. 의료용 마이크로 로봇에 관련된 기초연구를 하다가 지친 심신을 달랠 땐 <대종경> 인도품 18장을 자주 상기한다. 증오하거나 사랑하는 마음에 끌리지 않으며 중심을 다잡는 것이다.
무궁무진한 삶의 기로에 서 있는 그는, 지금도 원불교를 향한 새로운 꿈을 꾸며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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