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현실화 시대
글. 이동하 솔로몬경영개발원 소장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원불교 개교의 동기다.
그런데 물질개벽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과학문명 발전의 한계는 곧 인간 상상력의 한계가 되었다. 과거에 상상하던 것들이 현재 실현되고 있다. 상상의 현실화 시대에 살고 있다. 상상은 마음의 도화지에 그린 그림이다.

인간이 대상을 인지하는 것은, 오감을 통한 생리적 ‘감각(Sensation)’과 경계로부터 들어오는 외부 정보를 해석하는 정신적 ‘지각(Perception)’ 과정을 거쳐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상상(imagination)의 도움도 받는다. 미래예지적 상상은 ‘자성의 혜광(慧光)’으로 빛을 발한다.

상상은 환상과 다르다. 환상은 대상이 없는 상태에서 헛것을 보는 것이지만, 상상은 어느 대상이 갖고 있는 현재의 한계를 뛰어넘는 창의적 발상이다. 상상은 착각과도 다르다. 착각은 잡념과 정상지각이 혼재된 상태이지만 상상은 맑은 마음상태에서 인간의식의 무한확장이다.
스위스 알프스의 조그마한 산골 다보스(Davos)에서 1971년부터 세계경제포럼(WEF : World Economic Forum)을 이끌어오고 있는 공학, 경제학, 행정학을 섭렵한 ‘융합형’ 학자가 있다. 그는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으로, 2016년에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18세기 이후 영국에서 시작된 기계혁명을 시작으로 생산혁명, 정보혁명을 거쳐 두뇌혁명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웹, 인터넷,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수직적 피라밋 사회에서 수평적 네트워크 사회, 폐쇄적 관계가 개방적 관계가 되면서 융복합 기술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은 초고속으로 초연결되면서 초지성이 탄생하는 ‘3초(超)사회’다. ABC(AI, Big Data, Cloud :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저장공간)와 센서, 사물 인터넷(IoT)이 연결되어 ‘일체 지식과 정보를 저장하고 있는 식(識)’인 제8식 ‘알라야식(阿賴耶識)’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감각 영역에 해당하는 안이비설신 오근오감을 사용하지 않고 입력된 데이터를 처리하는 알고리즘으로, 인간 의식의 영역인 추론, 일반화, 범주적 판단 그리고 연결, 구조화, 딥러닝(Deep Learning)을 한다. 사물인터넷이 가세하면서 지구촌 인식은 하나로 연결되었다.
음이 극한에 이르면 양이 생겨나듯, 과학기술에 의한 물질문명이 임계점에 도달하면 정신개벽 시대가 밝아온다. 인류의 역사는 ‘물질과 정신의 동태적 균형’을 취하면서 진화한다. 상호연결된 네트워크 중심에서 각자가 조물주가 되는 길을 밝힌 것이 원불교 교법의 핵심이다.

과학기술이 발전하여도 급속한 산업화·도시화·조직화에 소외감, 우울증, 불안감 등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는 없다. 이런 맥락에서 영육쌍전 육근작용에 바탕한 용심법의 체계적 훈련법을 밝힌 소태산 대종사님은 제5차 산업혁명, 즉 마음산업(Mind Industry)의 창시자이다.
교단의 20~30년 후 모습을 상상해 본다. 재가에서도 종법사가 나온다. 출가도 직업을 영위하며 소셜 미디어 교화를 한다. 통일된 나라에서 정교동심(政敎同心)과 인도상 요법을 주체삼아 ‘정신적 지도국’이 되고, 원불교는 종교유엔 UR을 주도하며 전무후무 낙원세상을 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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