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있는 적막,
고요를 즐기세요

중생의 고통이 곧 나의 고통
수많은 허공중생, 수많은 지하중생, 수많은 수중중생, 그리고 지상을 걷는 수많은 축생중생들이 늘 진급이 되고 은혜의 길이 열리도록 해주는 일이 원불교의 일이고, 우리 모두의 의무와 사명입니다. 우리들의 정성스러운 축원으로 정관평 방언공사에 희생된 영가들이 해탈천도를 해서 진급의 길, 은혜의 길이 활짝 열리기를 축원합니다.
사람이 살아갈 때 가장 어려운 것이 ‘관계’라고 합니다. 생령들과 관계를 잘못 맺으면 원한과 업이 쌓이고, 물질과 관계를 잘못 맺으면 물질이 내 몸에 들어와 해독을 미칩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들과 내가 어떤 관계를 맺는가.’입니다. 아무리 하찮은 물건이라도, 그 물건과 좋은 관계를 맺고 불공을 잘하는 것이 성불제중의 삶입니다. 일생을 살아가면서 나는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왔는지 돌아보기 바랍니다.
중생들의 업력과 고통을 법력으로 녹여줄 수 있는 지혜 광명을 만들어 가야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중생들이 업력에 시달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에 여러 가지 좋은 일이 있지만, 업력을 벗어나게 해주는 일을 하는 사람은 결국 성직자입니다. 중생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삼는 ‘동체대비심(同體大悲心)’을 얼마나 길러 나가고 있나요?
또 우리에게는 일체중생에게 복문을 열어주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복 짓는 불사(佛事)를 하게 해서 부처님과 인연을 맺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방향으로 세계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복문을 열어주는 일들이 참 중요합니다. 정산 종사께서 그러셨다고 해요. “총부를 날아가는 새도 제도의 기연이 된다.” 제가 갓 출가해 그 말을 들었을 땐 ‘정말 그럴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 가만히 상기해볼수록 정말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비가 충만하고 화기춘풍(和氣春風)한 법도량을 지나만 가도, 생각만 해도, 제도의 기연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일원교단이 머무는 세계 곳곳을 지나가거나, 그곳과 기연이 되는 일체중생을 많이 제도할 수 있도록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더욱 해 봅니다. 그런 생각으로 다 같이 그 일을 합시다. (103. 06. 04. 정화단 영산성지 위령제 설법)

적막을 즐길 줄 아는 삶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처럼, 당장은 결실이 없어 남에게는 어리석어 보이는 일일지라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결국 이루어지기 마련입니다. 특히 중국교화는 더욱 그런 심정으로 임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중국에서 생활하다보면 벽을 쳐다보며 좌선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고, 그림자와 차를 마셔야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수도인은 본래 좀 고독합니다.(하하) 외롭고 고독하게 혼자 있는 시간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혼자 있을 때는 정진을 하면 좋습니다. 특히 경전 연마를 많이 하면 좋겠습니다. 중국불교를 이해하려면 우리 <불조요경>을 잘 알면 도움이 됩니다. 중국 사람들이 여러분들에게 불교나 반야심경에 대해 물어올 때 대답을 잘 해주려면 평소 ‘이렇게 대답해야겠다.’고 가설을 세운 후 공부하면 경전 연마가 수월합니다.
그리고 법문을 내 것으로 잘 소화시켜야합니다. 보고 들으면서 뜻을 정리하고 또 정리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이렇게 말해줘야겠다.’는 것을 심신작용처리건이나 감각감상으로 기재하면서 1인 선방 시간을 가지세요. 인연 있는 교도님이나 교무님들과도 그 내용을 공유하면서 법문 연마의 즐거움이 자신의 삶에 중요한 가치로 등장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또, 자기 나름대로 선력(禪力)을 키워야 합니다. 선력이 생겨야 마음을 계속 굳세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대개 병은 신심이 약해질 때 오는데, 선력을 얻으면 신심도 돋울 수가 있습니다. 시간이 여유롭고 많이 주어질 때 ‘부처님께서 나에게 지금 정진할 수 있는 엄청난 시간을 몽땅 주었다.’고 감사하게 여기면 좋습니다.
혼자 있는 적막, 고요한 것을 잘 즐길 줄 알면 진정으로 재미있는 삶이 됩니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고요한 적적성성한 마음은, 혼자 있을 때 가장 잘 느낄 수 있습니다. (103. 06. 14. 중국에서 교화하는 교무들 접견)

부처는 마음속에 있다
미래 세상은 매우 복잡한 티끌 세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생을 제도하는 진흙 속의 연꽃들이 되십시오. 여러분의 정진이 니중연화(泥中蓮花)가 될 것을 기도합니다. 그리고 이건(납자에 수 놓인 일원상을 가리키며) 부처님의 행복한 마음을 그린 것입니다. 부처님의 심인(心印)입니다. 여러분들이 괴로울 때 마음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불성이 회복됩니다. 화가 나거나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은 마음의 모양이 삼각형처럼 삐죽삐죽한 모습입니다. 번뇌가 뿔처럼 솟아날 때도 동그라미 일원상을 그리세요. 그러면 부처님과 같은 여래 마음이 회복될 것입니다.
부처를 멀리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속에 부처가 있습니다. 그걸 찾으십시오. 그러면 얼굴도 늘 둥근 모습으로 갖추어집니다. 부처의 심인을 깨닫고 부처 이루기를 서원하면서 수행정진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성불합시다. (103. 06. 13. 중국불학원 학생들에게 즉석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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