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을 가르치다
글. 한제은 교무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자는 생각으로 케냐의 젊은이들에게 돈을 벌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쳤다.
키투루니 직업훈련원은 기존에 2개 반이 있었는데, 환경이 열악하였다. 이 곳에 코이카 지원과 한울안운동의 지원금 10억 원을 들여 건물 3동과 그 안에 12개 교실, 사무실, 수세식 화장실을 만들었다. 또 장사할 수 있는 컨테이너 2개와 운동장 정리를 하는 등 4년에 걸쳐 보강사업이 이어졌다. 과목은 재봉, 미용, 컴퓨터, 제빵, 전기설비, 용접, 자동차 정비, 건축 등으로 2년에 걸쳐 3급과 2급 국가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공립학교이다.

2017년에는 우리학교가 아프리카 지역의 700여 개 기술학교에서 중 상위권에 들어 산업청에서 시험 보는 센터로 지정되기도 했다. 덕분에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선생님 두 명을 더 구하고, 학교부지로 지정 받은 22만1천 평에 전기시설과 지하수 설치를 하였다. 매년 20~30명 사이던 학생 숫자도 250~300명으로 늘어났다. 사업시작 2년 차에는 자격시험에 100명이 응시하여 90%가 합격하였고, 사나엔젤스 가발회사 외 10개 회사와 MOU를 맺어 취업하게 했다.

각처에서 자리를 잡고 일하는 아프리카 젊은이들을 볼 때면 만감이 교차한다. 취업 후 짧은 기간 안에 퇴사를 하는 일이 종종 있어서 2018년에는 정신 교육을 담당하는 핸드와핸드라는 단체와 MOU를 맺어 정신 교육도 함께하고 있다. 케냐 정부 역시 더 많은 이들이 기술자양성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마차코스주 38개 학교 교장 선생님을 초청한다. 매년 세미나를 열고 관계기관장과 담당자가 직업훈련원 사업 설명을 듣게 하는 것이다. 많은 교장 선생님들이 우리시설을 부러워한다.

재봉틀이 수동 20대, 자동 10대, 미용세트는 6조나 되고 도구 소모품도 다양하다. 컴퓨터 22대, 제빵기계, 대형 냉장고, 가스레인지 6대, 시멘트 믹서기 1대, 용접기 2대, 절단기 10대, 전기설비 교육재료, 가발재료 50박스 등의 시설도 자랑할 만하다. 타이어 벗겨내는 기계는 오직 우리만 가지고 있다고 한다.

타 학교에서 견학을 오면 제빵반에서 직접 만든 식사를 저렴하게 제공한다. 유니폼을 입은 제빵반 학생들의 모습은 제법 의젓하다. 올해는 전북제과학교 교장인 김판식 님이 제자들을 전문봉사단으로 보내줘서 더 많은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2017년에는 사업종료와 함께 코이카로부터 우수단체 감사장도 받았다. 까다로운 국가사업인데 상을 받아 다행이었다. 국제개발사업은 지속가능하고 수혜국가가 권장하는 사업이어야 한다. 수혜자들이 젊은 사람이면 더욱 좋다. 혜택을 받은 효과를 오래오래 지속하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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