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의 경쟁상대는
펩시콜라가 아니다?
글. 이동하 솔로몬경영개발원 소장

한때 애국심에 호소하는 815 콜라가 나온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좀 팔리는 듯했지만 이내 사라졌다. 콜라 특유의 톡 쏘는 맛이 없어 소비자가 외면한 것이다. 미국을 상징하는 코카콜라는 백 년 이상을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다가 만년 2위였던 펩시콜라에 밀리기 시작하였다.

2017년 5월 코카콜라의 새로운 사령탑에 취임한 제임스 퀸시 회장은 취임 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탈(脫)탄산수’를 선언했다. 130년 넘게 탄산음료로 성장했던 코카콜라가 시대의 변화를 뒤늦게 깨치고서, 새로운 성장활로를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콜라를 비롯한 탄산음료는 비만, 당뇨 등 성인질환의 주범으로 지속적인 공격을 받아오고 있다. 탄산과 설탕이 없는 음료로 시장 트렌드가 변하고 있음에도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던 코카콜라의 글로벌 매출은 2012년 이후 2016년까지 10% 이상 줄어들었다.

탄산음료 비중이 70%가 넘는 코카콜라에 비해서 경쟁사인 펩시는 일찌감치 비탄산음료 쪽으로 눈을 돌려 변화하는 소비자의 취향과 기호에 맞추어 오면서 매출액을 지속적으로 신장시켜 왔다. 코카콜라는 펩시콜라를 경쟁상대로 여겨서 콜라시장에서의 1위 자리에 안주하다가, 정작 콜라의 경쟁상대는 콜라가 아닌 새로운 대체재인 비탄산 음료시장의 성장을 간과한 것이다.

“지난 130년 간 우리가 거둔 성공이 앞으로의 130년을 장담하지 못한다. 그동안 하지 않았던 시도를 해야 한다. 실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실수 자체보다 나쁘다. 탄산음료에 집착하지 말고 차와 생수 등 다양한 음료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제임스 퀸시 회장의 뼈아픈 자기성찰이자, 리더로서 혁신을 향한 의지의 표명이다. 

조직은 체면과 기득권을 중시하는 권위주의와 절차 중심의 관료주의가 심화되면 현장변화에 둔감해지고, 고객의 소리가 귀에 들리지 않게 된다. 변화를 읽지 못하는 자만과 방심은 혁신의 적이며, 나태와 안일은 변화추진의 암세포다. 자만과 방심, 나태와 안일은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을 보지 못하거나 무시하면서 ‘과거 성공의 포로’가 되게 한다. 새로운 가치관과 조직혁신의 열정을 지닌 용기 있는 소수자의 비판에 귀를 막고 소통불능의 상태에서 쇠퇴하여 간다.

코카콜라 사례를 보면서 우리는 경쟁과 혁신에 대해 교훈을 얻게 된다. 경쟁은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새로운 경쟁자(또는 대체상품)가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모른다. 인지가 개명될수록 경쟁사보다는 앞서가는 고객과 경쟁하게 된다. 그리고 상생의 시대가 되면서 일면 경쟁, 일면 협력하는 생태계가 형성된다.

기업경영의 관점에서 보면 종교는 소통과 치유, 자각과 구원의 마음산업(Mind Industry)에 속한다. 산업구조가 고도화되고 서비스산업, 무형산업이 발달하면서 즐거움을 주는 엔터테인먼트, 내면을 성찰하는 힐링, 상호소통 집단지성의 커뮤니티 등 기존 종교기능을 대체하는 경쟁자들이 많이 생겼다.

저출산 속 인구의 고령화, 젊은 세대의 기존종교 회피 등으로 종교계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원불교의 경쟁자는 타 종교가 아니다. 마음산업의 육성과 종교연합(UR)의  파트너다. 힐링, 놀이, 소통, 학습 등 과거 종교적 기능을 대체하는 타 산업을 통합·융합하여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해법을 찾는 것이 원백성업 이후의 첫 번째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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