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꿈·목표 있으면 건강하다
나이 들어도 목표를 세워야… 장수·행복한 사람 공통점은 희망·꿈 잃지 않아
글. 박정원  월간<산>부장·전 조선일보 기자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또한 행복하게 사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행복하게 살기 싫은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왜 누구는 실제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어떤 사람은 불행하게 살아갈까? 세상은 참 알 수 없다. 평평한 듯 평평하지 않은 세상이다. 행복한 삶과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의 차이를 종교적으로 보면, 복을 지은 사람과 짓지 않은 사람과의 차이, 혹은 하느님에게 선택받은 자와 그렇지 않은 자와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원불교를 믿는 사람으로서 이에 대한 진위여부를 차치하고라도, 살아가는 마음자세의 차이가 생존이나 행복을 결정짓는 건 분명한 것 같다. 


<바보 빅터>라는 책에 나오는 이미 알려진 얘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 의사 빅터 프랭클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됐다. 모두가 죽기만 기다리는 사람과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 빅터 프랭클, 그에게는 살아야 할 이유가 있었다. 발진티푸스에 걸려 생사를 넘나들던 프랭클은 아우슈비츠의 수감자들을 관찰하기 시작했고, 뚜렷한 목표를 가진 사람이 살아남은 확률이 훨씬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어떠한 고난과 시련, 역경이 닥쳐도 목표가 뚜렷하고 그 목표를 추진할 열정이 있다면, 또한 그 역경을 이겨낼 꿈이 분명하다면, 분명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살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고, 행복과 불행의 차이이기도 하다.


일본 사회를 우리는 흔히 세계 최장수국가라고 한다. 그들이 오랜 전통으로 이어온 소식(小食)을 즐기는 음식문화의 영향이라고 하지만, 그것보다는 나이가 들어도 일과 취미를 잃지 않고 꾸준히 병행해서 즐기는 문화가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 몸을 움직인다는 점이 주요 요인이라는 것이다. 90세 할머니가 1,000m 달리기에 출전한다든지, 70~80대 노인들이 그룹을 조직해서 공연을 즐긴다든지 하는 것 등도 인생에 활력소로 작용하여 장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꿈과 희망, 그리고 이를 달성하려는 노력이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육체적 활력에도 긍정영향을 미쳐 결국 장수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불과 얼마 전, 60대의 나이에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된 인물이 있다. 십여 년 전부터 가끔 한 번씩 만나던 터라 그녀의 사정은 자세히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만날 때마다 “꼭 결혼할 것!”이라며 “왜 나이 들어서는 결혼을 못한다고 생각하느냐?”고 항상 반박했다. 그래서 몇 번을 듣고 있다가 한 번은 내가 “아니, 지금 나이가 몇 살인데, 아직 미련을 가지고 있느냐.”고 면박을 줬더니, “미련이 아니라 반드시 앞으로 현실화시킬 일.”이라고 대응했다. 나는 속으로 ‘그 꿈을 가지고 있으니 여자 혼자서 지구를 몇 바퀴나 돌았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녀는 비현실적인 현실을 정말 농담 같은 현실로 만들었다. 60이 넘은 나이에 결혼식을 올린 것이다. 그 보도를 보는 순간, ‘역시 한다면 하는 사람이구나.’ ‘꿈과 희망을 꼭 이루려는 의지가 누구보다 강하구나, 역시 다르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 사례의 공통점은 모두 꿈과 희망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면 그 꿈과 희망은 누가 가질까? 아무나 가지는 것일까? 주변을 살펴보면 꿈과 희망없이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장담컨대, 그 사람들은 결코 장수나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없을 것이다.


꿈과 희망을 가진 사람은 대체적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나아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남들도 사랑한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인생에 매우 충실하고 성실하다. 충실하고 성실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 열정이 넘친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그 열정 속에 행복이 녹아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행복하게 사는 사람과 불행하게 사는 사람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목표가 뚜렷하면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오래 건강하게 사는 삶에 하나 더 보탠다면, 행복하게 사는 게 훨씬 더 좋다. 따라서 목표가 있는 사람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자신을 사랑하는 힘은 열정으로 표출되고, 그 열정은 인생을 더욱 건강하고 활력 있게 살도록 해준다.


누군가가 쓴 ‘후회 없는 삶 십계명’이란 글이 있다. △힘차게 일어나라. △당당하게 걸어라. △오늘 일은 오늘로 끝내라. △시간을 정해놓고 책을 읽어라. △웃는 훈련을 반복하라. △말하는 법을 배워라. △하루 한 가지씩 좋은 일을 하라. △자신을 해방시켜라. △사랑을 업그레이드 시켜라. △매일 매일 점검하라.
십계명보다 명심해야 할 단 한 가지는, 언제 어디서든 꿈과 희망 그리고 목표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인간이 사는 이유이자, 행복하게 살아야 할 전제조건이다. 최근 결혼한 그녀와 같이 ‘생각하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이뤄지는 게 인생이다. 그 목표 속에 사랑과 열정, 행복이 모두 녹아있다. 특히 종교인들은 목표와 꿈과 희망을 기도를 통해 이루려고 한다. 기도를 하는 사람들의 힘인 것이다. 당신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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