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와 어리석음
글. 황인덕 원남교당

현재 용역으로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 본사 직속 무기계약직을 뽑는다는 소식에 마음이 동한다. 취준생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카톡 채팅방에서 누군가 이 소식을 알려주는데, 원망심이 일었다.
이에 나는 반사적으로 방해 카톡을 남긴다. “그 공고 저도 봤는데, 기존 계약직을 위한 공고 같아요.” 기존 계약직인 친구가 퇴사하여 올라온 공고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공고를 본 사람들의 지원을 단념시키기 위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이다. 정말 재수가 없는 행동을 저질렀다는 생각에 바로 후회가 들었다.
나만을 위한 생각은 다른 사람들을 경쟁자로 보게 만들었고, 거기에 ‘정규직’이라는 기존에 갖고 있던 착심이 더해져 내가 얼마나 어리석어질 수 있는지를 절감하게 했다.
내가 이러한 부분에 취약함을 유념하여서 혹 다음번에 유사한 경계를 만난다면 그 경계를 바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거기에 더 힘이 생겨서 멈출 수도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한편 나의 울이 더 확장되어 이러한 것들이 더 이상 나에게 경계조차 되지 않도록 더욱 커질 수 있는 마음을 기대해본다. 나의 간절함만큼 모든 취업준비생의 간절한 목표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나 먼저’가 아닌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첫 신년하례
글. 김서연 문현교당

그동안 쌓인 고단함과 감기 기운도 잊은 채 처음 가본 총부는, 코와 뺨을 스치는 기분 좋은 바람과 함께 어디를 다녀도 부모님 품 안인 것 마냥 너그러이 봐주실 것 같더군요.
마당에서는 마구 뛰어보고 싶고, 소박한 전시회장에서는 전율이 느껴지고, 소태산 대종사의 성탑을 참배할 때는 앞으로 쏠리듯 하여 중심을 잡으려 신경을 쓰며 해설을 들었습니다. 정산 종법사님을 뵐 때는 바닥으로 경전이 지나가는 듯하여 이제는 이 공부를 할 때가 왔나보다 싶었습니다. 신년하례가 뭔지도 모르고 따라 나섰기에 다른 교도님들과 스승님들의 마음공부 하신 높은 수준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원불교에 입교한 지는 20여 년이 되어가는데, 사실 언제나 일원상이 나에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원기 102년, 그동안 잠을 잤던 교당을 다시 찾기 시작하며 ‘진리가 무엇이며 참 나는 무엇인가?’ ‘일원상은 법신불인가?’에 대해서도 다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언어도단의 입정처인 일원상을 체 받으라.’고 하는데 이것이 도무지 해결되지 않더니만, 얼마 전에야 해결되기 시작했습니다.
‘습관의 나’를 설명해주시는 종법사님의 법문에 놀라 가방을 놓칠 뻔 했습니다. 영혼을 울리는 말씀을 들었으니 신년하례가 제게는 큰 축복이었습니다. 함께 동행해주는 교무님, 교도님!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2018년의 소망
글. 오현명 삼천포교당·초6

법회를 더 잘 보고 싶은 것이 제 2018년의 소망입니다.
일원상 서원문은 외웠지만, 반야심경은 다 못 외웠습니다. 열심히 외울 것이고, 열심히 법회를 볼 것입니다.
저는 원불교를 빛내는 훌륭한 교무님이 되기 위해 한 발자국 두 발자국씩 걷고 있습니다. 7년 정도 법회를 보며 저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경계가 왔을 때 어떤 경계가 왔는지 알아차릴 수 있게 되었고, 친구와 싸웠을 때 저를 찾아온 경계를 만나보고 풀 수 있었던 것 등 원불교는 저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경계를 살피고 어떻게 해야 한다는 방법을 찾을 수 있어서 걱정이 없습니다. 원불교가 있어서 행복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저는 2018년에 마음공부를 더 열심히 할 것입니다.


대보은의 길
글. 고일곤 예비교무·영산선학대학교

2학년 겨울 상시(방학)기간을 맞이하여 사가에 왔을 때 이야기다.
집안의 찬 온도는 오랜만에 뵙는 어머니에 대한 반가움을 표현하기도 전에 마음을 요란하게 했다. ‘추운데 혼자 아프시면….’ 화가 났다.
“엄마 안 추워? 이러다 골병들어!” 말을 툭 내뱉고 내 방으로 들어왔다. 요란한 마음 그대로 어머니께 취사한 나 자신에게 더 화가 났다. 이내 후회가 된다. ‘출가를 포기하고 옆에서 어머니를 모시며 살까? 그게 정말 부모님께 대보은하는 길인가?’하는 생각도 든다.
잠시 후 나는 요란한 마음에 어리석어지고 있었음을 알아차렸다. <대종경> 변의품 25장에서 대종사님은 ‘공부의 요도와 인생의 요도를 유루 없이 밟아서 부처님처럼 행 한다면 자연히 부모의 은혜가 들어나 천추에 길이 전하여 만인의 존모할 바 될 것이니, 이것이 실로 무량한 보은이 된다. 그러니 어찌 단촉한 일생에 시봉만 드리는 것에 비하겠는가.’라고 말씀 하셨다.
맞다! 대보은하는 길은 부처행을 하는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님의 일대경륜 재생의세를 실천하는 공부인이 되겠단 나의 서원을 다시 한번 굳게 세운다. 또한, 어머니에게 육신과 마음의 편안을 드리려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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