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에 대한 정성
글. 이용한 동수원교당

  지난주 어머니 댁에 갔더니, 내 머리숱이 빠져 보였는지 걱정을 많이 하셨다.
다음날 전화를 주시어 “동네 약국에 두피 건강에 좋은 게 있다.”는 말씀을 10분간 하신다. 회사업무 중이기도 하고, 같은 말씀을 계속하시니 잔소리처럼 느껴져서 “알겠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으려고 하니 어머니께서 “뭐든지 정성스럽게 해야 효과가 있다.”며 한마디 하셨다.
  어머니 말씀을 생각해보니,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늘 했던 이야기다. 아이들은 알아들었다고 쉽게 대답하지만 태도가 변하지 않는 걸 보며, 교육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내가 ‘아이들과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 어머니께 죄송스러웠다.
  이후 약국에 전화해서, 어머니께서 말씀해주신 내용을 전달해드리고 상담을 받았다. 어머니께 다시 전화를 걸어 약사와 통화한 내용을 말해 드리니 아주 좋아하시면서 “이제는 알아서 잘 챙겨라.”라고 하신다.
  한편, 딸아이는 내가 몇 번씩이나 당부하면서 챙겨오라 말한 영수증을 아무렇지도 않게 “깜박 잊어버렸어.”라고 말한다. 내가 어머니께 보여드린 정성을 아이들에게도 전달할 방법을 찾아야겠다.

시험이 준 선물
글. 조현성 원광중학교

  누구에게나 위기는 찾아오지만, 그것이 시험 기간에 찾아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중학교에서 마지막으로 치르는 시험에 대비하지 못한 것이다. ‘마지막이니까 괜찮겠지.’ 자기 합리화를 하던 나는 시험이 며칠 남지 않은 것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얼마 남지 않은 시험 날까지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보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공부했다.
  그러나 늦은 결심 때문인지 시험결과는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는 가운데 교무님의 설교 말씀이 떠올랐다. “주변에 있는 의자가 우리의 몸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처럼 마음의 의자도 필요하다.” 하시며 4가지 의자(意子, 擬子, 依子, 義子)를 이야기하셨다.
  지금의 나에게 부족했던 것은 마음 의자의 첫 번째인 ‘뜻’을 세우지 못한 결과이다. 시험에서 발견한 나의 이런 마음을 돌아보며 늘 내가 해야 할 기본에 대한 뜻인, 마음을 잘 챙겨야 한다는 감상을 하게 된다.
  중학교 3학년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다시 한번 내 꿈 또는 진로에 대한 뜻(서원)을 잘 세워야겠다. 공부 가운데 남을 헤아릴 수 있는 마음과 일 가운데 남을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서 인생의 기본을 옳게 실행하는 내가 되도록 노력해보길 다짐한다.

실천하는 공부
글. 김영월 화정교당

  연수를 다녀온 ㅇㅇ회계사님에게 인사를 하려고 가보니 자리에 없다. 내 앞의 여직원도 자리에 없다. 순간 스치는 생각이 있다. ‘아, 내 흉을 보러 갔구나.’
며칠 전, 내가 회계사님에게 명단을 주었는데도 자신의 전달사항을 나보고 문자로 보내라고 하였다. 다급한 마음에 ‘실장님이 보내주세요.’라는 회계사님의 문구를 지우지도 않고 받은 문자 그대로 전달했다. 내가 실수한 일이었고, 있어진 일에 대한 결과이니 인정이 되면서도 씁쓸하다. 업무를 전달하면서 ‘쌩~’하다고 느낀다. 나는 결국 썰렁한 마음으로 일을 계속할 수가 없다고 느껴져 일부러 다가가서 말을 건넸다.
  “돌아올 때 차편은 어떻게 하셨어요?” 모른 척 계속 말을 거니, 회계사님도 웃으며 평소처럼 말을 한다. 상시응용주의 사항 1조와 2조의 공부를 다시 되새겨본다.
‘명단을 주었는데, 왜 다시 나에게 시키나?’ 하는 마음을 보면서 업무를 처리했다. 또한 문자 보내기 전에 미리 확인하였더라면…. 그대로 전달할 게 아니라, 수정하여 보낼 수 있었던 것을 놓쳤다. 그런 일을 대하는 건 싫지만 있어진 일에 대한 결과에 대해 감수불보하는 공부를 해본다.
  다양한 공부를 하고 있는 내가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대종사님의 법대로 실천하고 있는 내가 정말 사랑스럽고 고맙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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