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의 문화공간으로 태어나다
취재 김아영 기자

  “여기에 건물을 새로 짓나 봐요.”
많은 사람들이 찾는 등산로 입구에 자리한 해남교당(교무 김효선). “원광어린이집이 있네, 원광유치원이 있네.”라며 스쳐 지나가기 바쁘던 사람들 눈에 드디어 색다른 건물의 교당이 눈에 들어 온 것이다. “원불교 해남교당이에요. 3월이면 완공되니, 그때 한번 놀러 오세요. 환영합니다.” 교도들의 말에 힘이 실린다.
 
한옥교당을 짓다
  “교당을 한옥으로 짓고 있어요. 색다르게 짓고 싶어 시작했는데, 이게 만만치가 않네요. 하하.” 매일 아침 7시면 교당 공사장으로 출근해 현장을 지휘하는 윤선철 교도회장. 한옥이다 보니 목재며 석재, 공사 기간까지 신경 쓸게 한두 개가 아니다. 그리고 그건 교무와 교도들도 마찬가지인데…. “남다른 교당이란 말은 단순히 건축만을 뜻하지 않아요. 교화에 대한 많은 고민이 담겼지요.” 일요일이면 등산로를 올라가는 많은 사람들이 교당으로 향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던 교도들. 사실, 길을 묻거나 화장실만 사용하고 휑하니 가버리는 사람들에게 섭섭함을 느낀 적도 있었다. 그러다 ‘이곳을 궁금하고 오고 싶은 곳으로 만들자.’고 마음을 모았다는 것. 그렇게 탄생한 한옥교당은 실제로 군민들에 대한 많은 배려를 담았다.
  “1층에는 찻집을 열고, 법당도 군민들이 문화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예정이에요. 해남의 문화복합공간이 될 수 있도록요.” 찻집에서는, 전용제 보좌교무가 차 수업을 통해 인력을 길러낼 계획도 가지고 있다. 누구든지 와서 기도할 수 있는 개인기도실과 평일에도 찾을 수 있는 다양한 법회도 마련된다. “이렇게 일이 진행될 수 있었던 건 모두 교도님들의 기도공덕이자 힘이에요. 밤새 비가 오다가도 날이 밝으면 비가 그칠 정도였죠.” 교도들의 다양한 교화계획 이야기 중, 김효선 교무의 교도 자랑이 이어지는데…. 건축비 절약을 위해 교도와 교무들이 직접 교당 내장재를 철거했다는 것. 교도들은 “내가 안 가면, 교무님 혼자 일할 텐데….”라며, 교무는 “교도들이 오는데 내가 안 가면 안 되지.”라며 몸을 일으켰단다.
  “개미군단이지만 누구보다 강하다.”는 그들이 “이 힘으로 2017 광주·전남교구 입교연원상과 어린이교화상도 석권했다.”며 웃는다. “그리고… 불사는 하고 싶어도 아무 때나,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나 때에, 내가 책임을 맡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가슴 뭉클한 일이에요.”

마음이 예뻐요
  신심 깊은 교도들과 함께 해남교당하면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교당과 한 지붕 안에 있는 원광유치원과 어린이집. 특히 150여 명의 어린이와 20명의 교사가 함께 하다 보니 어린이, 교사 교화에 더욱더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교실 안에는, 연꽃다리(가부좌)를 하고 3분 명상에 든 아이들이 보인다.
“아침마다 명상을 하는데, 떠들다가도 ‘잠깐 명상’이라고 말하면 금방 집중해요. 초등학교에서도 원광유치원과 원광어린이집 출신 학생들은 배려심이 크고 학습자세가 좋다고 말하세요.” 교무님에게 배운 생활예절을 집에서 실천해 엄마들을 깜짝하게 놀라게 한다는 아이들. 가랑비에 옷 젖듯, 교법에 물든 아이들이 가정으로 원불교를 알리면서 청소년교화와 일반교화를 잇는 다리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단다. “교사들이 마음공부를 한 덕이지요. 그렇기에 저는 이곳 선생님들이 방언공사하는 분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김 교무의 말처럼 교사들은 매월 월초기도 때면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마음공부와 마음일기공부를 수행하고 있다.
  “그렇게 정성으로 키운 아이들을, 방과 후 수업을 통해 다시 교당으로 이끌고 있지요.” 6년째 토요일마다 이어오고 있는 초·중·고 방과 후 수업 ‘국궁명상교실’은 원광출신 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국궁을 하기 전 법당에서의 명상이 안정된 마음을 키울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렇게 인연을 맺은 학생들은 입교해 교당 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어느 법당에 이렇게 많은 학부모와 어린이들이 방문하겠어요.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있어 유아, 청소년 교화의 꿈을 꿀 수 있는 거예요. 그러니 저희 교무들이 교화가 안 된다고 하면 안 되지요. 앞으로 더욱 노력해야죠.”
  놀다 살짝 스쳐 교무할머니에게 달려 온 아이에게 김 교무가 반창고를 붙여주며 말한다. “우리 사은이는 마음이 예뻐서 금방 나을 거야.” 이곳은 모두의 마음밭을 가꾸는 해남교당, 해남의 ‘마음의 집’이다.  해남교당 | 061)536-6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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