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여성회 전국훈련
세계로 뻗어 나가는 여성의 힘

취재. 이현경 기자 

 “하늘에 장대한 그림을 그린 후, 하나의 점으로 사라지는 꿈을 꿉니다.”
 원불교여성회 창립의 주역인 故한지성 초대회장의 생전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재생되자, 유지를 받들어 더욱 새롭게 거듭날 것을 다짐하는 원불교여성회원들. 지난 10월 27~28일 천안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제20회 원불교여성회 전국훈련의 600여 명의 회원은 ‘변화하는 여성, 변화시키는 여성 함께 해요! 원불교 2세기’를 주제로 앞으로의 비전을 굳건히 했다.

 홍일심 원불교여성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시대와 함께, 생활과 함께, 대중과 함께, 재가출가와 함께 교법의 사회적 실천을 해내야 한다.”며 이번 훈련의 뜻을 전했다. 이후 좌산 상사는 설법에서 “의도를 갖고 있으면 영감이 떠오르고 길이 보인다.”며 세상과 교단에서 여성들이 가진 희망과 변화의 힘을 강조했다.

 민성효 교무의 주제강연도 진행되었다. 그는 “원불교여성회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알고 소통하고 연대해야 한다. 이는 원불교여성회의 세를 키우자는 것이 아닌, 대종사님께서 바라시는 광대 무량한 낙원을 만들어 나가는 데 그 의미가 있다.”고 강의했다. 이어서 전국 5개 교구 회원들이 장기자랑을 선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고, 케냐교당 만시일반(萬是一飯) 불사 진행보고가 있었다. 

 훈련 둘째 날에는 한울안운동 후원인들을 위한 기도와 방송인 김제동 씨의 희망특강, 답게살기운동의 소개를 끝으로 시상식과 해제식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훈련 기운을 받아 다시 태어난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특히 참석자 중 가장 멀리에서 온 오렌지카운티교당의 한지덕 씨는 “이렇게 큰 훈련에는 처음 임해본다. 시작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주변 분들에게도 먼저 참여를 권유하고 싶다.”며, 해외에 있는 분들에게도 훈련에 초대하는 공문을 보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사회를 맡은 정선희 (사)한울안운동 사무국장은 “훈련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훈련을 해온 원불교여성회의 저력을 새삼 느껴 훈련의 필요성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원불교여성회는 내년 3월 25일에 그들의 힘으로 만든 최초 교당인 아프리카 케냐교당의 봉불식을 앞두고 있다. 유치원 개원식과 직업학교 개교식도 같은 달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들이 운영하는 인도 컴퓨터 교실. 뉴욕교당 이민자 여성들의 영어 교실, 케냐 직업학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이 앞으로도 큰 힘이 되겠다.



‘21세기가 2세기 원불교에게’ 학술대회
원불교문화는 태생적으로 ‘시대성’을 지닌다

취재. 장지해 기자 

 “문화의 시대에서 문화는 소통하고 공감하고 그것을 전승하기 위해서 필요한 매개체다.”
원불교 2세기를 시작하며 ‘문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긍정적이다.

 지난 11월 10일 인문예술공간 순화동천에서 열린 ‘21세기가 2세기 원불교에게’ 학술대회는 ‘원불교문화’를 집중적으로 다룬 학술대회라는 것과 일원문화연구재단이 10년 만에 마련한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과 공동으로 주관하여 학계와 교단의 산학협력 구조를 이끌어냈다는 점은 더욱 의미가 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조성환 책임연구원(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의 ‘인문디자인’이라는 개념이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조 박사는 “구한말에서 식민지시대에 걸쳐 한반도에 탄생한 이른바 ‘개벽종교’는 새로운 세계관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문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며 ‘소태산은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개벽디자이너.’라고 표현했다. 그는 특히 개벽디자이너 양성프로그램으로써 원불교의 일기법을 주목했다. 일기법은 글쓰기라는 인문학적인 방법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일종의 수행기록으로, 타 종교와 구분되는 원불교만의 독특한 수행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수행법을 수행커리큘럼에 적용시킴으로써 인문학을 생활화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하나의 인문디자인이 된다고도 했다.

 또한 허남진 연구교수(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는 원불교문화를 “원불교적인 정서, 원불교적인 신앙으로 살아가면서 다양한 형식과 방식으로 창출되는 문화”라고 정의하고, 원불교의 ‘시대화’라는 표어에서 볼 수 있듯 결국 원불교문화는 태생적으로 시대성을 지니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문화인력 양성, 원불교 문화학, 원불교 인문학 등 원불교 문화생태계를 위한 문화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며, 문화인프라를 전담하고 문화사업을 주도할 수 있는 과거 원불교 중앙문화원 등과 같은 명확한 중심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총 11명의 발표자·토론자들은 ‘원불교가 시대를 앞선 문화를 위한 틀이 전방위적으로 갖추어져 있다.’는 것과 ‘문화콘텐츠로 가공·발전시킬 수 있는 자원과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데에는 공감하는 의견을 표했다. 하지만 문화인프라의 집중개발에 문화사회부가 그 역할을 담당하는 건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정인성 문화사회부장은 “교화에 문화라는 옷을 입히면 큰 저항 없이 다가갈 수 있다.”며 원불교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또 “중앙문화원이 폐지되었다는데 실망이 컸다. 문화예술인들이 자발적으로 소통·교류할 수 있는 문화진흥원 및 재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도 역설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는 일반적인 세미나 공간이 아닌 인문예술공간에서 개최되어 ‘문화라는 주제와 문화공간의 어울림이 학술대회의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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