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 is the God or gods?

많은 형태의 신들이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는 동일한 존재임을 알게 될 날이 멀지 않기를 고대한다.

글. 강정갑

 필자는 오래전 이집트를 여행한 적이 있다. 카이로에서 룩소를 거쳐 아부심벨까지 훑었다. 이집트는 신들의 나라였다. Ra, Isis, Horus 같은 많은 신들이 지배했고 사람들은 그 신들을 숭배하며 신전을 지어 바쳤다. 그러나 수 천년 이집트인의 숭배를 받던 그 신들은 이제 신전이라는 유적으로만 그 존재를 알 수 있다. 영원불멸하다 믿었던 그 신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그리스를 방문하는 여행자들 또한 많은 신들을 만난다. 제우스. 아테나, 아폴론, 포세이돈. 특히 그리스 아테네는 민주정이 성숙하고 철학과 수학이 꽃피던 도시국가였다. 그러한 그리스에서 신들은 역시 불멸의 존재였다. 그리스인들 또한 신들을 숭배하고 많은 신전을 지어 바쳤다. 소크라테스가 사형에 처해졌을 때 그의 첫 번째 죄목은 신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신들은 이름만 바뀌었을 뿐 로마에서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과거에 그렇게 숭배를 받던 신들은 이제 신화와 유적을 통한 연구의 대상이자 즐거운 지적 유희의 대상일 뿐이다. 그 신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십자군 전쟁 200년 동안 천주교를 믿으며 이 모든 게 God의 뜻이라 생각하고 예루살렘 정복에 나섰던 유럽의 기사들. 그들은 Allah를 외치며 그의 영광을 위해 자신들처럼 목숨을 바치는 아랍의 용맹한 군사들을 만난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여호와에 의지하며 2차 세계대전 당시 God을 믿는 독일의 대량학살에 견딘다. 그 신들은 어디에 있었고 누구의 편이었는가?
신의 역사는 지금도 흘러가고 있다. 신의 이름으로 신의 영광을 위해 많은 지역에서 폭력과 테러가 발생하고 있고(그들은 이를 성전이라고 부른다), 국가와 지역마다 타 종교에 대한, 혹은 이단이라고 여기는 대상에 대한 미움과 배척이 있다. 과거 인간은 신은 저 멀리 인간이 닿을 수 없는 하늘 저편에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과학이 발전하면서 우주 공간 어디에도 신이 있을 만한 공간은 발견되지 않았고, 인간은 다시 ‘신은 인간이 헤아릴 수 없는 공간에 있다.’고 설명을 바꾸고 있다. 또 신은 어디에나 있다고 하기도 하고, 우리 마음속에 있다고 하기도 한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귀에 익숙한 설명을 떠올리게 된다. 처처불상, 불성은 만유에 편재되어 있고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불성이 있다는 설명과 맥이 닿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집트의 신도 그리스, 로마의 신도 저 하늘이 아닌 인간의 마음 안에 있었지만, 인간의 마음 안에서 사라지자 그 신들도 사라졌다. God, 여호와, 알라, 부처가 서로 다름이 없는데, 우리는 우리 마음속에 있는 존재를 저 멀리 하늘 어딘가에 있는 각기 다른 존재로 보면서 신들의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신을 대리하여 그 신을 믿는 인간이 전쟁을 치루고 있는 것이다. 많은 형태의 신들이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는 동일한 존재임을 알게 될 날이 멀지 않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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