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섬 훈련
글. 김원중 방학교당

농부인 듯
어부인 듯
하섬의 주인

뭍에서 지척인
관심 밖 보물섬

하루 두 번
절반은 모랫길
절반은 갯벌로
길이 열리고

걸어서
배 타고
트랙터로
물길 가르면

수런수런 파도소리
눈부신 은빛물결
바람이 희롱하고

모래톱 위
두렷이 자리한 일원상!

오가는 사람들은
자비로운 염원을 담아
두 손 모아 합장하고
다독이고 담금질한
마음공부
백팔번뇌 팽개치고
찰나에 되물으니
겁(劫) 모른다 눈 흘기네

무엇을 보았느냐
무엇을 알았느냐
감긴 눈썹에 꿈이 영글고
새우의 모습에서
불심으로 연잎이 된
하섬!(鰕 → )

둘레길 돌아
연화정(蓮花亭) 앞에 서니
노송과 배롱나무
침묵으로 일관하여
어제를 말해주네

덕지덕지 묻어나는
선각자의 발길 따라
지혜를 퍼 올리고
헛헛해진 자아발견
그것도 견성이라
꼿꼿하게 허리 세워
깊은 심호흡!
굳은살이 박혀 버린
징한 사투리
고단함을 넘었다는
“지그미 염불”
박장대소
파안대소로 불러 모아
포복절도라

경계가 없다

심고와 기도로 하나 되는
여보에 “ㅇ”을 더 하는 법
실행의 미덕

칠흑 같은 밤하늘에
합심으로 밝힌 풍등
높이 높이 소원 달고
북두칠성 되어 버린
전설들의 블랙홀

진리의 샘이어라
내 마음에
고요 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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