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에너지 모아 신도시 정착기
취재. 김아영 객원기자  

 신도시 생활 4년 차. 새로 지어진 반듯반듯한 건물 사이로 둥근 건물이 자연스레 녹아든다. 매주 교당 주변을 청소하는 교무와 교도들에게도 “안녕하세요.”란 주민들의 인사가 자연스러워진 이곳! 도안교당(교무 이인성)의 신도시 정착기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새 살림, 새 식구

 낯선 건물과 사람들…. 이것은 교당이 위치한 도안 신도시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신도시 정책교당이 추진되면서 도마교당은 이곳으로 이전해 확장 신축을 했다. 도안이라는 새 이름을 받은 교도들은 바지런히 새 살림을 꾸리는 동시에 새 사람 맞이를 위해서도 바삐 움직였다.
“지금은 기존의 교도들과 새로운 교도들의 비율이 비슷해요. 특히 젊은 교도들이 많이 늘었지요.” 법회 시작 전까지 온 신경을 법당 문에 집중하고 있는 김연성 씨. ‘반가운 인사’가 사람 맞이의 기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이런 마음은 다른 교도들도 마찬가지인데…. “이곳에서의 신축봉불이 한 단계 더 도약할 기점이 된 거지요. 그러기 위해 모두가 교당의 주인이 되어 노력했어요.” 조준근 교도회장의 말처럼, 신·구가 흩어지지 않으려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었다는 이곳. 5주째 자율법회 때에는 성지순례와 산행으로 친목을 도모하고, 법회 외에도 자리를 만들어 신입 교도들과 어울렸다. 국수나눔 같은 교구의 큰 행사 때에는 전날 모여 ‘파이팅’을 외치기 일쑤. 그러다보니 신입 교도들도 쭈뼛거림 없이 교당에 무사히 안착했다고. 한두 명 씩 늘어난 새로운 인연은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졌다.
“교당 인테리어를 하다가 입교를 한 직장동료가 ‘교당을 다니면서 내 성격이 달라졌다.’며 교당에 함께 다녀보자고 하더군요. 그런데 진짜로, 사람이 달라진 게 눈으로 보였어요.” 이런 믿음이 한 번의 출석에서 두 번, 세 번으로 이어졌다고 말하는 장성은 씨. 일요일마다 즐겨하던 낚시보다 교도들과 함께 하는 교당일이 더 즐겁단다.
“작년에는 출석 우수교당으로 선정됐어요. 주위에서 젊은 교당이라고 엄청 부러워한답니다.” 이 모든 게 화합과 단합이 잘 된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이들. 그들이 슬쩍 교무 자랑을 건넨다. 

교도들이 만드는 교당

 “이렇게 되기까지 교무님의 힘이 가장 컸어요.” 말보다 먼저 행동으로 실천하는 교무의 모습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는 것. 사실 지금에서야 하는 얘기지만, 조그마한 잔소리 하나 없이 묵묵히 일하는 이 교무의 모습을 교도들은 오해한 적도 있었다. “교무님이 저희들에게 뭘 하라는 얘기를 안 하시니까 무관심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거죠. 하지만 금세 알게 됐어요. 그게 더 무섭다는 걸요. 하하.” 교도들이 스스로 교당에서의 자리를 찾아가길 원했던 이 교무. 청소면 청소, 교무가 먼저 실천하는 모습을 통해 교도들도 스스로 나서서 봉사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교당재정에 도움이 되고자 돈가스를 만들어 팔기도 했다.
“함께 하다보니 교무님이 저희를 세세히 살피는 게 보이더군요. 무관심한 게 아니더라고요.” 연말에 진행되는 ‘교도 설문조사’에는 적당한 설교시간, 설교의 만족도, 법위훈련 장소까지 교도들에게 묻는 조밀한 내용이 들어있다. 그리고 접수된 의견은 바로바로 법회와 교당운영에 적용됐다.
“그렇게 둘째 주는 선명상 법회, 셋째 주는 보은감사 법회 등이 만들어진 거예요.” 교무와 교도가 묻고 답하며 만들어가는 교당. “그러니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웃는 이들
이다.

문턱 낮은 도안교당

 물론 앞으로의 숙제도 있다. 도안동 지역과 함께하는 교당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러기에 지역에 맞는 교화계획을 세우는 일이 큰 고민이라는데…. 신도시 정책교당으로서 아직 가야할 길도, 해야 할 일도 많은 이곳. 무엇보다 교당이 지역민들에게 쉼의 공간, 체험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게 이 교무와 교도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아직까지 일반인들이 교당을 찾기에는 교당 문턱이 높아요. 원불교 법회로 연결하기 전, 중간 단계가 있어야 하는 이유이지요.” 리더십 코칭부터 애니어그램, 무료요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다 이러한 이유에서다. 미술 강의와 소태산마음학교 등을 통해 교당공간을 지역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는데, 덕분에 교당의 인지도와 호감도는 꾸준히 상승 중이라고. “교무님~ 안녕하세요.”란 인사는 결코 한 번에 이루어 진 게 아니었던 것이다.
“앞으로 지역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겠죠. 저희도 지금처럼 즐겁게 공부해 나갈 것이고요.” 말 그대로 ‘낯선 도시에서의 새로운 만남’ 을 통해 법우가 된 그들. 만남을 더욱 두터운 인연과 행복으로 만들어 가는 이곳엔 따듯한 정이 가득 흘러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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