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스마트 교화
글. 최경도 교무·문화교당

미래 교화를 어떻게 해야 할까?

 알파고와 세계 바둑 고수들의 대국 결과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인간이 만들어 가고 있는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의 괴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지난 연말에만 해도 가끔 매스컴에서 언급되던 것이 요사이에는 거의 날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사회에 미칠 파장이 엄청날 것임을 예견해 볼 수 있는 일면이다. 이렇듯 4차 산업혁명을 향한 관심과 기대의 열기가 뜨거울수록 원불교의 교화에서도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교화현장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 ‘미래 교화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과제가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더욱이 다가오는 미래가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이라는 폭풍우가 휘몰아치고 있기 때문이다.


물질개벽의 끝판이자 종결자?

 소태산 여래께서는 일찍이 물질개벽을 예견하셨다. 그러기에 4차 산업혁명이 물질개벽의 종결자가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도 든다. 이제까지의 1~3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육체적 힘을 대신하는 것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두뇌를 대신하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물질의 세력이 극대화되는 최후의 국면이 지구상에 전개되는 것은 아닐까?
 4차 산업혁명이 물질개벽의 끝판이라고 한다면 물질의 노예에서 벗어나려는 인류는 정신의 세력을 확장하는 정신개벽을 요청하고 찾을 것이다. 미래의 교화는 ‘정신을 개벽할 사람 어디 없소?’ 하고 찾을 때 ‘나 아니, 우리 여기 있소!’ 하고 자신 있게 손들고 나설 수 있는 모습이어야 한다. 물질의 노예생활에서 벗어나 물질의 주인으로 물질을 선용하는 법을 배우고 가르치는 이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래에는 기복하는 종교에서 벗어나 불공하여 성공하는 종교를 찾을 것이며, 너와 나의 편을 가르는 종교에서 벗어나 경계가 지워지고 장벽이 허물어져 하나가 되는 종교를 찾을 것이다. 준비된 종교가 필요할 것이라는 말이다. 일찍이 역사학자 토인비는 <현대문명 비판>에서 고등종교의 출현을 예견했고, 그런 종교가 이미 지구상의 어딘가에서 시작되었을 지도 모른다고 설파하였다.


정신개벽 하는 방법 - 마음공부를 요청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완성되는 사회의 모습을 그려보자.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형국이 될 것이다. 물질이 개벽된 세상은 자동화된 세상일 것인데, 인간이 자주력을 갖추지 못해 자동화된 기기(機器)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물질의 노예생활이 될 것이다. 인간에 의한 비인간화 역시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며, 이에 따른 전쟁과 무지와 빈곤 그리고 질병에 의한 인류의 불행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물질이 개벽된 세상에서 정신을 개벽하는 방법을, 인간의 참 주인인 ‘마음’에서 찾아야 한다. 보통 사람들은 몸을 나의 주인으로 알고 몸이 원하고 바라는 대로 행동하며 나의 욕심을 채우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의식이 깨어있는 지성은 마음이 나의 참 주인임을 알고 마음에 공을 들인다. 이 마음에 공들이는 이것을 한 마디로 하면 ‘마음공부’다. 마음의 근본을 찾고 마음의 힘을 기르며 마음을 잘 사용하는 법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야말로 정신개벽으로 향하는 길이다.


마음공부의 방법 정립해야

 이러한 상황을 면하려면 마음의 공부를 통해 정신의 자주·자활·자립의 힘을 길러 나가야 한다. 그리고 만물이 서로 상생하는 은(恩)의 윤리를 밝혀야 한다. 그러므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화는 당연히 마음공부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하여 마음을 공부하는 교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연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마음공부의 원리와 방법을 정립하고 구체적인 프로그램 개발과 아울러, 프로그램에 따른 도구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마음공부의 원리와 방법과 프로그램은 이미 <정전>과 <대종경>에 나타나 있으므로 이를 뇌과학의 도움을 받아 더욱 세밀히 정립할 수 있다. 그에 따른 도구는 교육학과 심리학 등 인접 학문에서 개발한 툴을 활용하여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음공부

 미디어에서 접한 4차 산업혁명의 바탕에는 빅 데이터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미래의 마음공부는 동아시아 불교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격외의 선문답처럼 ‘이 뭐꼬?’에서 개별적으로 출발하지 않고 각자의 마음을 사용한 내용을 데이터로 모아 분석하여 진단한 후 처방전을 받아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의 육체에 병이 있을 때 병원에 가면 첨단 장비로 검진하여 진단하는 것처럼, 마음의 습관과 병과 고통이 종합적으로 분석되어 삼학(三學)의 처방전이 내려질 것이다. 또 각자의 마음공부한 데이터가 일기로 기재되고 전산망에 입력되어 지속적으로 분석하여 지도인과 문답하고 감정을 받는 훈련이 지속될 것이며, 여기에 각 법위별로 이수해야 할 학습과정이 제시될 것이다. 그 과정의 학습을 다 마치면 사정(평가)을 거쳐 다음 법위로 승급하여 마음공부를 계속 진행할 것이다. 대종사께서는 이렇게 하면 그 공부 속도가 비행기 탄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하셨다.


미래의 교당 모습

 미래에는 설교를 듣거나 학습을 위해 교당에 모이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각자의 법위에 맞는 교과과정을 인터넷을 통해 영상으로 원격 강의를 듣고, 교당에는 문답과 감정받기 위하여, 회화·강연·봉공활동·염불·좌선 등을 하기 위하여 모일 것이다. <대종경>에도 ‘견성은 집에서 하고 성불하기 위하여 스승을 찾게 될 것이다.’고 하였다. 또한 모든 공부인은 일기를 기재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이를 본인이 종합전산망에 등록하면 모든 학습 데이터가 중앙에 모이게 될 것이다. 이를 모아 분석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단장이나 담임교무는 지도인이 되어 교화단의 단원(공부인)을 문답과 감정을 통해 지도하며,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도달 수준을 평가하여 법위사정을 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 마음공부

 이 얼마나 대단한 종합 마음공부법인가? 필자는 이 시대 교화의 중요한 키워드는 ‘마음공부’와 ‘교화단’과 ‘법위사정’이라고 생각하며 준비하고 있다. 정신개벽은 교화단을 통해 마음공부를 하고 이것이 법위향상으로 이어짐으로써 이루어 질 것이다. 몇 해 전에 퇴임한 공산 김성관 교무가 ‘정신개벽·마음공부·심전계발의 개념적 상관성’이라는 논문을 통해 ‘대종사의 정신개벽, 정산 종사의 마음공부, 대산 종사의 심전계발’을 세 분 스승님의 핵심 가르침으로 정리 발표한 바 있다. 필자 역시 정신개벽은 각자의 마음공부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며, 이는 심전계발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지리라는 생각을 해오고 있다.
 앞으로 우리의 교화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빅 데이터를 활용하여 정신개벽을 이끌어 가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공부의 프로그램과 도구를 끊임없이 그리고 적극적으로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꿈이 완성되면 스마트 교화를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은 다투어 우리의 인생의 요도와 공부의 요도인 4438(사은, 사요, 삼학, 팔조) 마음공부법을 찾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 교화의 대안은, 스마트 교화인 ‘마음공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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