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택시운전사>

 <꽃잎> <박하사탕> <오래된 정원> 등 이제까지 1980년 광주를 직간접적으로 그린 여러 영화가 있었습니다. 올해 개봉하는 <택시운전사>도 이 리스트 중 하나로 기록될 것입니다.

 1980년 5월, 전 재산인 낡은 택시 한 대를 몰며 홀로 어린 딸을 키우는 평범한 서울의 택시운전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광주로 가자고 하는 어느 독일인 기자 손님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영화 <택시운전사>는 택시비를 받고 손님을 태우면 반드시 손님을 목적지까지 무사히 바래다 줘야한다는 택시운전사와, 사건이 벌어지면 그걸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외국인 기자의 이야기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들어가려고 하는 광주에는 어떤 대단한 사명감이나 신념을 가지기 이전에,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일들에 맞서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시민들이 있었습니다. 평범했던 사람들이 커다란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들이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것이죠.

 이 영화는 80년의 광주를 자세히 설명하기보다는 당시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서울의 택시운전사의 시선으로, 그리고 독일 기자의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송강호가 영화 포스터에서 환하게 웃을수록 슬픈 영화’라는 말이 있습니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포스터 속 송강호는 활짝 웃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어떤 느낌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까요.


만화 <동사의 맛>

 20년 넘는 외주 교정자 경력을 김정선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쓰기와 관련된 여러 책을 내놓았습니다. <동사의 맛>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소설의 첫 문장> 등 제목만 봐도 흥미롭죠. 이 중에서 <동사의 맛>은 김정선 작가가 헷갈리는 동사들을 재미있게 알려줄 방법을 고민하다가 풀어낸 책입니다.

 만화가 김영화는 서점에서 우연히 이 책을 보게 되었고, 책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와 동사의 매력에 빠져 이 책을 바탕으로 만화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일단 머릿속에 떠오른 주인공의 이미지와 배경이 되는 종로 사직동 일대를 그림으로 상상했습니다. 그리고, 교양서 형태의 원작에서 헷갈리는 동사들, 각 동사의 뜻풀이, 이야기로 짠 예문으로 구성되어 있는 내용을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네모난 칸과 말풍선에 옮겼습니다.

 여러 단어를 글로만 잘 설명해도 좋지만, 그 옆에 그림을 그려 예시를 더해주니 훨씬 더 쉽게 이해가 되고 기억하기에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보죠. 바늘을 실에 꿰어 옷을 꿰맬 때 사용하는 동사 중 ‘깁다’ ‘누비다’ ‘시치다’ ‘공그르다’ ‘감치다’ 같은 각 단어의 뜻을 글로만 설명하기 보다는 그림으로 표현해준다면 이해하기가 훨씬 더 수월할 겁니다.

 만화 <동사의 맛>의 아쉬운 점이라면 지면 관계상 원작의 일부 이야기만 다루고 있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글에 그림이 추가되면 내용이 훨씬 더 길어지니까요. 그래도 그림과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더욱 쉽게 설명해주는 장점이 분명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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