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으로 부산 1등, 교리공부로 전국 1등

취재. 김아영 객원기자  

“앙코르~ 한곡 더!”
앙코르의 주인공은 트럼펫 연주와 댄스를 선보인 김인서 교무와 교도들이다. 일생에 한 번 있는 법호수여식의 주인공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 더구나 조~금 안무가 틀려도, 약간의 음 이탈이 나도, 사진 찍고 환호하는 교도들이 있으니 실수쯤은 두렵지 않다. 조금은 어색해도 그게 더 우리답다는 그들, 신명난다는 말로는 부족한 반송교당(교무 김인서)의 이야기다.


교당의 주인

“‘오늘 무슨 좋은 일 있냐?’고 주위 상점가 사람들이 묻더라고요. 조용한 교당에서 며칠 동안 ‘쿵짝 쿵짝’ 음악소리가 나니 궁금했나 봐요.”

 반송 1번가, 빼곡한 상점가 사이에 위치한 반송교당은 오랫동안 주위상인들에게 궁금증의 대상이었다. 검정치마와 하얀 저고리의 교무님, 그리고 일요일마다 교전을 들고 모이는 교도들. 무엇보다 제일 궁금한 건 이곳에서 무얼 하는지 그들이 참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 하게도 이곳을 매입하고 봉불했을 때가 가장 힘든 순간이었어요. 교당자립을 위해 교무님과 교도들이 고생을 많이 했지요.”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난다는 그들. 설에는 동네를 돌며 떡을 팔고, 5월에는 버스정류장에 좌판을 펴고 꽃을 팔았다. 교당에 보탬이 되고자 교무와 교도들은 순번을 정해 가게를 운영하기도 했다. 젓갈, 참기름… 안 해 본 장사가 없던 그 때. 하지만 그들은, 그 때가 교당의 진정한 주인이 된 순간이었다고 말한다. 

 “주인 된 마음에 다른 곳으로 옮길 수가 없었어요. 내 교당이니까요.” 힘들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행했기에, 주위 상점가 사람들에게 행복한 모습으로 비춰졌을 것이라는 교도들. 그리고 이런 마음은 곧 ‘하면 된다’는 분발심으로 이어졌고 교화에도 탄력을 불어 넣었단다. 바로 몇 년 전, 교구 교화성장 우수상과 총부 교화공모전 1등상을 받은 것이다. 또 교리실천강연대회에서 1등 수상자를 2년 연속 배출하기도 했다.

 “물론 그동안 어려운 일도 많았어요. 교화를 열심히 해 사람들이 늘다가도, 전근과 이사로 교도들이 빠져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 힘이 빠졌지요. 지금도 그건 고민이고요.” 하지만 이종욱 씨의 말처럼 어려울 때 일수록 똘똘 뭉쳐 함께 헤쳐 나가는 게 반송교당의 장점. 서정선 교도회장이 “화합으로는 부산 1등일 것”이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이 공부는 몇 년 안에 졸업해야 하는 공부가 아니잖아요. 지금처럼 함께 화합하고 공부해 나아가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교무님의 선물

 이런 이곳에 새로운 별이 나타났다. “남자교무님이 부임한 게 처음이기도 하고요. 40대 젊은 교무님이시다 보니 교당의 활력이 되고 있어요. 오늘 트럼펫 부는 거 보셨잖아요. 교당의 떠오르는 별이지요.”
다행히 지금은 신입교도가 들어와 최연소 자리를 면했지만, 올해 초 부임했을 때만 해도 교당의 막내였던 김 교무. 교도들이 젊은 교무에게 거는 기대만큼, 그 역시 고민이 클 수밖에 없었다.

 “정책인사로 이곳에 발령을 받고, 교도님들을 위해 어떤 새로운 것을 해야 할까 고민했어요. 그런데 우리에겐 훌륭한 교법과 함께 이미 좋은 기획과 프로그램이 있더라고요.” 자신이 총부에서 받았듯, 그대로 교당과 교도들에게 드리면 된다고 생각했다는 김 교무. 법회 날이면 손수 과자와 차를 준비하고 어디를 가도 교도들을 먼저 챙겼단다.

 “교무님에게 처음 받은 선물이 회충약이에요. 재미있지요? 총부에서 회충약을 받았는데 혼자 먹을 수가 없어서 교도들 것까지 다 샀다고 하시더라고요.” 생각지도 못한 종류의 선물이었지만, 그 마음이 참 고맙고 감동이었다는 장혜승 씨. 이후에도 설, 대각개교절, 어버이날 등 김 교무의 선물은 이어졌는데…. 교도들은 높게만 보이던 교무님이 친구같이 친근하고 모든 걸 말할 수 있는 한 팀처럼 느껴졌단다. 사람을 위하고 귀하게 여기는 교무의 마음이 교도들에게 전해진 것. “아직 교무로서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계속 성장해 나갈 거라는 겁니다. 올해보다는 내년이, 또 그 후가 분명히 다를 것이라는 거지요.”

 교당 설거지를 하다가, ‘법호수여인들을 위해 우리가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급 결성됐다는 ‘시스터즈’. 효도하는 마음으로 몇날 며칠 법호수여식을 준비한 김 교무. 그리고 그들을 위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교도들까지. 담장 밖으로 퍼져나가는 이들의 웃음소리에 “오늘 좋은 일이 있나 봐요?”라는 주위 상점가 사람들의 물음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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