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사진. 황인철   글. 홍현준

바라보면 기품 있는 자태로 귀하고
다가서면 수렁 같은 방죽을
향내로 채운다
사람들 속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

푸르고 곧은 줄기는 바람에 유연하고
쏟아져 내린 비에도 흔적이 없다
사람들 속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

시절 인연 다하여 툭! 툭!
종이배 닮은 꽃잎이 지면
벚꽃비 아래서 저리던 가슴일랑은
무너지고 없다
사람들 속에서 나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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