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100년역사총람 편집실
100년의 역사를  기록하다

취재. 김아영 객원기자

 인쇄를 마친 <원불교100년총람>이 드디어 사무실에 도착했다.
묵묵히 책을 펼쳐보던 장연광 교무(편집위원장)와 장재훈, 소관덕 씨. 그들의 첫 마디는 “이걸 우리가 해낸 게 맞아? 드디어 나온 게 맞는 거지?”란 말이었다. 총람을 만들기 시작한 지 4년, 타이핑 소리만 울리던 ‘원불교100년역사총람 편집실’에 비로소 안도와 기쁨의 탄식이 흐른 것이다.

  “<원불교100년총람>은 원불교 100년의 역사와 정신적 성업이 총망라된 책입니다. 중앙총부와 교당, 교육 기관, 복지 기관 등 교단의 모든 것을 한눈에 살펴 볼 수 있지요.” 장 교무의 설명처럼, 원기 73년부터 원기 100년 12월까지 교단 발전과정과 현황을 담은 <원불교100년총람>. 총 10권으로, 페이지만도 한 권당 1300여 면, 4년 동안 2천여 명의 작성자와 감수자, 2백여 명의 편집·교정위원이 참여한 방대한 기록이자 작업이었다.

 “‘무엇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가 이 책을 만드는 첫 번째 질문이었습니다. 그 기본 틀을 만드는 설계만 1년이 걸렸지요.” 편집위원장을 맡아 일심 정성을 쏟아온 장 교무. 총람편집을 위해 원광보건대에서 정년을 5년 앞서 퇴직한 그였다. 곧바로 방향에 대한 토론과 협의가 이어지고, ‘총람은 역사적 자료를 넘어 교단의 미래 지향적 방향을 설정하는 지침서’라는 것에 의견이 모아졌다. 특히 원불교 문화 기관에서 오랫동안 편집자로 근무한 문학가 장재훈 씨와 원광여고 교장으로 퇴임한 수필가 소관덕 씨가 편집에 참여하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각 기관과 교당, 단체에 보내질 10페이지 분량의 질문서도 빠르게 완성됐다. “질문에는 과거의 역사 외에도 교단과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도, 미래 비전을 묻는 질문이 포함 됐습니다. 미래의 지참서답게 과거, 현재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희망도 담고 싶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편집실의 본래 계획은 총 6권으로 총람을 제작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료가 모일수록 총람의 권수는 8권으로, 그리고 다시 10권으로 늘어났다. 원기 73년부터 28년 동안 교단의 활동 영역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 덕분이었다.

 “통계 자료만 보더라도 4,5개 밖에 되지 않았던 복지기관이 200여 개로 늘어났어요. 교당도 600여 개 고요. 교단이 쉼 없이 발전한 증거죠.” 하지만 이러한 교단의 발전을 두고  오랫동안 감동할 틈이 없었다는 그들. 빠른 발전 속도만큼 자료는 방대했고,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아진 것이다. 5명의 예비교역자들이 원불교신문과 사업보고서를 보며 자료 보충 작업을 맡고, 직원들은 자료수집을 위해 역대 교무와 교도들을 만났다.

 “모든 자료들이 기억나지만 특히 교당의 창립 동기를 읽을 때 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교당 창립을 위해 10년 동안 적금을 모으고,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교당을 완성했지요. 어느 한 곳 쉽게 창립된 곳이 없었어요.” 그렇게 차곡차곡 쌓아나간 교단의 역사는 편집실을 가득 채우고도 남았다. 550개의 기관과 단체, 601개 교당의 귀중한 자료들이었다. “원고가 완성되면 기관과 교당으로 보내 확인 절차를 거치고 수정을 거듭했어요. 속도보다는 사실에 입각해서 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가제본만도 무려 다섯 번. 숫자 하나, 글자 하나, 허투루 다루지 않은 4년이었다. “그랬기에 총람을 받자마자 편집실 사람 모두 그런 이야기를 나눈 거겠지요. ‘이걸 우리가 정말 해냈구나.’라고요.”
보람과 자긍심으로 바삐 달려온 그들. 그러나 그들의 발걸음은 여전히 바쁘기만 한데…. “<원불교100년총람>을 전자책(e-Book)으로 전산화해 활용할 수 있도록 후속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요. 총람에 바탕해 역사적 의미를 담은 ‘분야사’ 제작도 첫발을 내딛었고요.” 아직도 할 일이 많다는 ‘원불교100년역사 총람편집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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