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는 공부

글. 박인전 교무·원불교대학원대학교

 처음 유무념을 시작했을 때는 저녁에 기억을 더듬어 바를 정(正)을 한 획씩 그으며 유념은 몇 건인지, 무념은 몇 건인지 기재했다. 그런데 이렇게 하니 일을 지낸 뒤 대조하는 정도에 그칠 뿐 유무념 번수가 확실하지 않았다.

 4월 중순부터는 방법을 달리하였다. 스마트폰 홈 화면에 카운터 앱을 깔아 왼쪽에는 유념, 오른쪽에는 무념을 놓고 터치를 할 때마다 숫자가 올라가도록 하는 방식으로 대조하고 있다. 일을 하기 직전이나 일을 하는 중간에 마음을 살펴 행하면 유념을 누르고, 주의심 없이 일을 지낸 직후에는 무념을 누른다. 늘 반복하는 일상적인 일만 해도 하루에 수백 가지가 넘을 텐데. 유념 수는 물론 무념 수마저 기대 이하인 날에는, 하루를 챙기지 못한 스스로를 직시하며 내일은 더 잘 챙겨보자고 다짐한다.

 이 공부를 만나지 못하고 살았다면 하루하루 일용행사에 마음 챙기고 사는 때가 얼마나 있었겠는가! 유념을 눌러도, 무념을 눌러도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며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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