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에 갇혀서

사진. 황인철   글. 홍현준

봄기운 담은 겨울 끝자락 -
사람들은 여태 외투를 챙기는데
안개 속 젊은 나목들은 의연하다.
그들은 때에 맞게 자신을 비워내고
적당한 때에 맞춰 새순 틔우는 진통을 감내한다.
그들 사이에 놓인 간격은
긴 세월을 함께할 수 있는 지혜다.
서로의 종을 알고
성장을 기억하는 그 속에
한 그루 나목 되어 가만히 서면
봄기운 스민 산허리가 따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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