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뇌동맥자루와 거미막밑출혈

글. 변제훈

거미막밑출혈은 머리 손상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다수 뇌동맥자루의 파열로 발생합니다. 뇌동맥자루 거미막밑출혈이 발생했을 때 일차 출혈에서 생존한 경우라도 이를 방치하면 재파열에 의한 치명률이 매우 높아 신속한 치료를 요합니다.
뇌동맥자루란 뇌동맥 벽의 일부가 풍선처럼 확장된 것입니다. 뇌동맥자루의 발생 기전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흡연, 고혈압 등 후천적 요인에 의하여 그 발생 및 파열이 촉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족 내 발생 성향이 관찰되어 유전적 요인도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뇌동맥자루 거미막밑출혈 환자의 7~20%에서 1~2촌 이내 가족 중 뇌동맥자루가 발견되고 있지요. 또한 혈류가 충돌하는 부위에 빈발하므로, 혈류역학적 압력도 그 생성 과정에 기여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전체 인구의 1% 이내에서 뇌동맥자루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뇌동맥자루가 있는 사람들 중 매년 1~2%가 뇌동맥자루 파열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그 크기, 위치, 모양 및 기타 위험인자 유무에 따라 위험도가 다릅니다. 뇌동맥자루 거미막밑출혈은 매년 인구 10만 명당 약 10~20명에게서 발생합니다.
뇌동맥자루의 수술이 보편화된 1980년대 이후에도 뇌동맥자루 파열 환자 중 약 36%는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거나 심한 장애가 발생하고 있으며, 치료를 받아도 전체의 약 36%만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거미막밑출혈의 전형적인 증상, 즉 갑작스러운 두통, 구역, 구토, 목경직 등의 증상을 호소하면 먼저 뇌 CT를 시행하였으나, 최근에는 CTA로 빠르게 진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CTA의 해상도가 개선되어, 머리뼈와 인접한 부위를 제외하면 뇌혈관조영술과 비슷한 정도의 정확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최근 경향은 가능한 빨리 조기수술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조기수술이란 파열 72시간 이내의 수술을 의미하며, 지연 수술은 파열 후 1~2주 이후에 수술을 시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치료는 두개절제술 후 동맥자루의 목 부위를 클립으로 결찰하는 방법과 혈관 내 치료로 동맥자루 내부를 특수 제작된 코일로 채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술 치료는 치료과정이 좀 더 침습적이어서 환자의 고통이 심하고 시술 과정의 합병증이 다소 높지만, 동맥자루 치료의 완전성 및 장기적 안정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혈관 내 치료는 상대적으로 환자가 치료과정을 견디기 쉬우며 시술 합병증이 다소 낮지만, 치료의 완전성 및 장기적 내구성은 수술 치료에 비하여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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