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염료로 물든 푸른 감성

취재. 윤다정 기자

가야금, 해금과 건반으로 피어나는 대중가요 ‘백만 송이 장미’에 사람들의 귀가 번쩍 틘다. 서양악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색다른 맛에 취할 테고, 국악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 흥과 박자에 리듬을 탈 것이다. 명동성당 1898광장에 벌어진 감성밴드 ‘파인 트리(PINE TREE)’의 무대, 환호가 남다르다.
“공식적으로 이름 내걸고 활동한 시점은 2014년부터고요, 그전에는 이름 없이 매회 임시로 멤버를 짜서 활동했어요.” 각자의 파트에서 이미 전공자였던 그들은 부지런히 음악활동을 해오다가 인연이 되었다. “뜻이 잘 맞는 사람끼리 정식으로 우리만의 음악을 만들어서 알리고 싶었어요.”
파인 트리는 순수 창작곡을 곧잘 연주하지만, 대중에게 잘 알려진 곡을 편곡하여 풍부한 가락을 들려주는 데도 적극적이다. 뿐만 아니라 각 국악기 특성을 살리면서 그것들의 조화를 추구한다. 그러니 전통국악과도, 현대음악과도 다를 수밖에 없다.
“금년 1월 20일, 원불교 문화기관 신년하례에서 연주했을 때가 기억나네요. 그때 호응도 오늘처럼 참 좋았거든요. 마치 승급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특히 밴드 단장 여승헌 씨와 성숙진 씨는 충주교당 소속의 부부교도라 감흥이 더 각별했다고. 원불교는 옛 고귀한 가치를 바탕으로 현대에 적용 가능한 정신을 담고 있는데, 파인 트리 역시 ‘전통가락의 현대적 감성’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둘은 공통점이 있다. “언젠가는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처럼 의미 있는 큰 무대에서도 연주해보고 싶어요. 조금 더 욕심을 내본다면 해외 공연과 유럽 투어 공연도 해보고 싶습니다!”
사실 공연 규모를 가리지 않고, 음악을 반겨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환영한다는 그들은 초청 기관의 성격·분위기·연령대 등을 고려해 그에 맞는 곡을 연주할 정도로 열정적이다.
지역별로 흩어져 사는 데다 각자 직장이 있어서 밴드 활동에만 매진하기 쉽지 않은 현실에 놓여있지만 단지 ‘하고 싶으니까’ 한다. 그 마음이 없었으면 절대 이렇게 못했으리라는 것.
이들은 4월 8~9일 이틀 동안 열리는 남이섬 야외공연에서 또 한 번 별미의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음악감독이자 대금·소금을 연주하는 여승헌, 작곡 및 건반을 맡은 유정선, 가야금 연주자 성숙진, 해금 연주자 최경숙, 퍼커션(타악기) 담당 한덕규로 구성되어 있는 ‘파인 트리’는, 화려하지 않은 ‘소나무’ 같이 소박하고 친근하지만 푸른 감성으로 대중의 마음을 힐링 해주고 싶단다.
“좋은 반응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그 반응에 항상 힘을 얻거든요.” 
Ι파인트리 http://www.facebook.com/bandpine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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