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컵 앞의 용기 
 글. 김상연 한강교당

사 년 전, 스스로 두 가지 유념을 약속했다. 그 중 하나는 매일 아침 앉아 일 분 동안 선을 하는 것. 그건 지금 어느 정도 고정된 일과가 되어서, 습관처럼 그 고요함을 즐기고 있다.    
그러나 일분선과 함께 약속했던 ‘쓰레기 줍기’는 여전히 힘들다. 예전에 동탄에 살 때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동네 버스정류장을 보면서, ‘나 한 사람이라도 동네에 몇 없는 버스정류장을 깨끗하게 만들자!’는 마음으로 세웠던 유무념이다. 정류장의 쓰레기를 쓰레기통으로 던져 넣는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심심하지 않아 좋았지만, 처음에는 주변의 눈치가 보이고, 괜히 쑥쓰럽게 느껴져서 사람들이 있을 때는 하지 않을 때도 많았다. 사 년이 지난 지금은 주위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울 수 있게 되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마시다 버린 커피컵을 보면 여전히 고민을 하며 모른 척 지나칠 때도 많다.
고민을 친한 교도님께 털어놓으니 “유무념은 ‘일을 잘했는가, 못했는가?’가 아닌 마음의 원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말을 해주신다. 그 말에 힘을 얻어서, 지금은 용기를 내어 커피컵을 버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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